Who? Special 엔초 페라리·페루치오 람보르기니 Who? Special
윤상석 지음, 양선모 그림, 김필수 감수 / 스튜디오다산(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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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에서 출간한 who? 스페셜 <엔초 페라리 . 페루치오 람보르기니>편은 슈퍼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가장 즐거운 편이 아닐까 싶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꿈의 자동차이자 자동차계의 명품인 슈퍼카를 만드는 스포츠카 전문 자동차 회사의 대표가 바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초월한 슈퍼카를 탄생시킨 이탈리아의 전설적 두 거장의 일생을 들여다보며 공통점과 서로 다른 점 또한 살펴볼 수 있었고, 이탈리아 슈퍼카의 거장을 한 책에서 만나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열 살 때 자동차 경주를 처음 접한 후 자동차 경주에 매력을 느낀 엔초 페라리와, 어렸을 적부터 기계에 관심을 보여 자라서 자동차와 기계 공학을 배우고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트랙터를 만드는 회사를 차린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삶으로 들어가 본다.

엔초 페라리

카레이서이자 슈퍼카의 아버지


철공소 집 둘째 아들로 태어난 엔초 페라리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기계에 관심이 많았고, 볼로냐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 대회를 보며 꿈을 키워 나간다. 공부보다는 자동차에 더 큰 관심이 있었고, 스포츠 신문사에 축구 기사를 기고하며 돈을 번 페라리는 기사를 꼼꼼하게 읽으며 자동차 경주 레이서의 꿈을 찾게 된다. 테스트 드라이버로 입사해 레이서 활동을 시작하고, 카레이서로 명성을 쌓고, 직접 레이스 카를 만들기 시작한 페라리는 슈퍼카의 시초인 일반 도로 주행용 레이스 카를 만들고, 페라리 회사는 최고의 성능과 속도를 내는 슈퍼카를 만드는 회사로 자리 잡게 된다.



페라리의 브랜드 로고에는 '뛰어오르는 말'이 새겨져 있는데, 이 문장은 제1차 세계 대전 중 서른 네 번이나 전투에 승리한 전투기 조종사였던 '프란체스코 바라카'가 살아 있었을 때에 자신의 비행기에 그려 넣었다고 한다. 프란체스코 바라카의 아버지인 바라카 백작이 엔초 페라리가 참가한 자동차 경주 대회를 보고 감명을 받아 아들의 문장을 엔초에게 선물한 것이다. 페라리가 뛰어난 카레이싱 선수로 성장하면서 그 레이스에 큰 감명을 받은 바라카 백작은 이 배지를 차에 달면 행운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함께 선물한다. 이후 엔초 페라리는 이탈리아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카레이서로 급성장했고, 슈퍼카 제작자로도 성공하였고, 페라리의 레이싱 팀인 스쿠데리아 페라리는 전 세계 자동차 경주에서 5,000회 이상 우승하며 지금까지 전설로 남아있다고 한다.


1987년 독일의 스포츠카 '포르쉐 959'가 주목을 받을 당시에 페라리의 야심작인 '페라리 F40'가 공개되고, 1988년 세계 최고의 속도로 스쿠데리아 페라리 팀이 우승하며, 엔초 페라리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그는 훌륭한 카레이서이자 자동차 제작자였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슈퍼카의 아버지로 기억되고 있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페라리를 넘어서려는


엔초 페라리가 테스트 드라이버가 됐을 즈음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태어난다. 집 창고에서 기계 공구 가게를 하며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키워나간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기계 공학을 공부하고, 기계 회사의 견습공으로 일하며 군대에 가서도 자동차와 기계를 수리하는 일을 계속했다. 30세에 고향에 돌아와 결혼을 하고, 버려진 트럭들을 농촌에서 필요한 트랙터로 개조하며 이탈리아 최고의 트랙터 회사 중 하나로 성장하게 된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슈퍼카를 만들게 된 동기가 있는데,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로 인정받던 페라리 사의 '250GT'의 클러치 결함을 회사에 찾아가 항의했지만 심한 모욕을 당하고 돌아오게 되어 이를 계기로 페루치오는 페라리를 능가하는 슈퍼카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서서히 파격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가진 스포츠카를 만들어 내며 자동차 회사 람보르기니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하고, '람보르기니 미우라'는 페라리 회사의 속도를 뛰어넘어 오늘날 람보르기니는 페라리와 함께 슈퍼카의 거장이라 불리고 있다. 처음부터 페라리를 뛰어넘는 건 어려운 일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페라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디자인의 슈퍼카를 완성해 나간다.

'람보르기니 미우라'는 당시 최고의 일반 도로용 스포츠카가 되었고, 미드십 엔진 방식의 뛰어난 성능과 아름다운 디자인은 슈퍼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는데, 미우라는 유명한 투우 소를 키워낸 미우라 목장에서 따왔다. 람보르기니의 엠블럼 배지에는 황소가 그려져 있는데 성난 황소처럼 우직하게 굳은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미우라' 이후에 람보르기니의 새로운 모델인 '람보르기니 쿤타치'를 양산하기 위해 경영권까지 넘기고 은퇴하게 되는데, 은퇴 후에도 와인 산업을 시작하며 '미우라의 피' 와인을 생산하기도 한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77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최고의 자동차 제작자이자, 슈퍼카의 거장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책의 중간중간에 <통합지식 플러스>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고, 책의 끝부분에는 <인물 돋보기>와 <연표>, <독후 활동>를 통해 두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고, 연대기를 보며 한눈에 요약해서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슈퍼카를 사랑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함께 알게 되어 그들의 삶과 열정이 더 빛나게 느껴지는 who? 스페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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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첫 번째 사랑 : 육교 위의 판타지 엠앤키즈 성장 로맨스 동화 2
조아라 지음, 한송이 그림 / 엠앤키즈(M&Kid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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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엠앤키즈에서 발간한

<열세 살의 첫 번째 사랑>은

엠앤키즈 성장 로맨스 동화의 두근두근 시리즈로

육교 위의 판타지 편을 만나봤다.

조아라 작가가 글을 쓰고,

한송이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표지에서 보듯 서로 안고 울고 있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초등 고학년에게 추전하는 책이면서

가슴 설레할 로맨스 동화이니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들어가본다.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친구들과의 교류는 단체카톡으로 하고 있는

딸아이에게 전해 준 <열세 살의 첫 번째 사랑>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주인공 아린이와 중상계 원혼인 태오의

아름다우면서 슬픈 이야기는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긴 여운과 아련한 마음을 들게 한다.



주인공 아린이는 13세 소녀로

부모를 잃고 숙모와 사촌 언니와 살고 있다.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게 강한 정의로운 소녀로

메이크업에 소질이 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린이가

어릴 때부터 백혈병을 앓다가 오랜 병상 생활 끝에

죽은 후 십 년간 중상계를 맴돌고 있는

소년 태오와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로

판타지 소재의 소설이다.



아린이는 그 나이에 맞게 짝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우선이는 모든 것이 완벽한 차도남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부모님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친구들의 장난으로 우선이의 생일초대장을 받게 된

아린이는 생일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육교 위의 뷰티샵에서 일을 하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그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친구, 태오와 만나게 되면서

기상천외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육교 위의 세상은 천국과 지옥도 아닌 중상계로

태오는 마법의 메이크업을 통해

지상계의 우선이로 분장해 아린이와 함께

여러가지 추억을 만들게 되는데,

아린이도 이런 태오를 이해하게 되면서

태오가 중상계에 머물기를 원한다.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당당한 소녀로 성장해 가는

아린이의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

불우한 환경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한걸음씩 내딛는 아린이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지 궁금하다.

비록 아린이와 태오는 다시 만날 수 없게 됐지만,

태오가 아린이를 지켜보고,

아린이의 어렴풋한 기억 속에

영원히 태오가 남아있지 않을 까 싶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생활과

판타지 소재의 이야기가 함께 해

더욱 더 설레고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간

    성장 로맨스 동화로 초등 고학년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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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Special 홀트부부 Who? Special
스토리박스 지음, 팀키즈 그림, 홀트아동복지회 감수 / 다산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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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who? 시리즈를 통해 30여 명에 가까운 인물들을 만나봤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홀트 부부> 편은 유독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들이 우리나라와 아이들에게 베푼 사랑과 헌신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홀트아동복지회는 내가 20대 초 근무했던 시립병원에서 입양을 준비하던 아이들이 입원해 있던 소아과 병동에서 접하게 된 곳이다. 호흡기 계통이 좋지 많았던 어린 친구들을 간호하며 함께 돌봄 케어로 헌신했던 양부모님들도 기억에 남는다. 외국 입양을 기다리는 친구들이었기에 건강이 잘 회복되면 좋으련만 공항에서 건강이 나빠져 출국하지 못하고 재입원했던 아이도 떠오른다. 그때 알게 된 홀트아동복지회를 설립한 홀트 부부의 삶을 <who? special>을 통해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가난으로 힘든 전쟁고아들이 눈에 밟혀 여덟 명의 입양을 결정한 홀트 부부는 긴급 구호보다는 새로운 가정을 찾아 주는 것이 아이들을 지속해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홀트아동복지회'를 설립했다고 한다. 가정이라는 따뜻한 울타리를 경험하게 해주기 위해 설립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아이들은 따뜻한 가정으로 입양될 수 있었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랄 수 있었듯이 부부가 실천해 온 헌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홀트 부부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전하는 감동을 만나본다.


모든 아이들은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끈기와 열정이 있었던 농부 해리 홀트와, 아픈 동물을 정성스레 돌봤던 간호사 버다 홀트는 결혼을 해서 6명의 아이들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 제재업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하며 백만장자의 엄청난 부자가 된다. 해리 홀트는 6개월 동안 삶과 죽음을 오가는 투병 생활을 하며 새 생명을 얻게 되고, 다른 사람을 돕는 삶에 관심을 갖게 된다. 6.25 전쟁을 겪은 후였던 우리나라 고아들의 어려움을 알고 이해하려 했던 홀트 부부는 총 12명의 아이들을 가정으로 입양하게 되는데, 온 가족이 아이들에게 쏟은 애정과 사랑은 뭉클한 감동을 준다. 홀트 가족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가지, 그들을 더욱 사랑하는 일임을 알고 실천하면서 아이들에게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전한다. 홀트 가족을 응원하는 많은 편지를 읽으며 힘을 얻는 홀트 부부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한국의 혼혈 고아들을 미국 가정으로 입양시키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하기도 한다. 아무도 행하지 않았던 어려운 입양의 선로에 그들이 앞장섰고, 자신의 건강 또한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늘 선행을 우선으로 했던 해리 홀트에게 경의를 표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오늘날 '홀트아동복지회'인 '홀트씨해외양자회'를 세우고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 주는 일에 전념하며 솔선수범해서 아이들을 챙기고, 100명이 넘는 입양아들을 위해 농장을 팔아 전세기까지 마련했다고 하니,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깊고 넓었는지 짐작이 간다. 우리나라에서 국내외 입양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홀트아동복지회는 입양뿐만 아니라 미혼 한부모,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입양 가족 소풍은 1957년부터 매년 계속되었는데, 새로운 가정에서 입양아들이 행복하게 사는지를 확인하는 입양 후 지원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갔다고 하니, 입양 후 지원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기에 항상 아이들을 위해 먼저 고민한 홀트아동복지회는 홀트의 마음이 녹여있는 듯하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맡아 돌보던 홀트 부부는 대부분의 자산을 팔아 50만 달러를 홀트양자회에 투자하며, 장애 아동을 위한 홀트복지타운을 짓게 되고 지금은 홀트일산원이라는 이름으로 입양이 어려운 중증 장애 아동의 종합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해리 홀트는 자신의 건강 또한 돌봐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입양뿐만 아니라 장애 아동을 위한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특히 해리가 떠난 후에도 버다와 부부의 딸인 말리 덕분에 홀트씨해외양자회는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었고, 가정 위탁 보호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나 또한 병원에서 입양을 준비하던 아이들이 위탁가정에서 돌보고 있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이들에게 가정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기도 했다.

독실한 신앙심으로 사랑과 나눔의 삶을 실천한 홀트 부부와 그들의 딸 말리 홀트까지, 그들이 보여준 대를 이은 봉사와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의 수많은 입양아들과 양부모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행복을 이룰 수 있었고, 그들의 정신은 홀트아동복지회, 홀트복지타운, 홀트학교를 통해 아직도 이어지고 있으니 그들이 남긴 이 모든 것들에 감사한 마음이다.



너무나 많은 것을 이루어내고 행한 홀트 부부는 전쟁고아들에게 가정을 선물했고, 아이들의 상처를 진심으로 보듬어주며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한 장본인들이다. 한국에 입양이라는 씨앗을 퍼트려 따뜻한 열매를 맺은 홀트 부부의 삶을 심도 있게 다룬 who? 스페셜 편은 몇 번을 반복해서 봐도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책이다. 그만큼 감동과 사랑을 전하는 내용으로 우리를 겸손하게 하는 것 같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홀트 부부의 삶을 들려줄 수 있다는 건 크나큰 선물인 듯하다. 홀트 부부의 아름다운 삶 속으로 초대받아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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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딱 맞는 친구 찾아요 - 랜선 친구는 어때? 아르볼 생각나무
임지형 지음, 손지희 그림 / 아르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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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지학사아르볼에서 출간한 <나랑 딱 맞는 친구 찾아요:랜선 친구는 어때?>는 임지형 작가가 글을 쓰고, 손지희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조용하고 소심해서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는 10대 소녀 빛나래가 학교와 SNS에서 만나게 되는 친구들과의 이야기로, 나래가 진정한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한달음에 읽어 내려갔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책을 썼을 때만 해도 친구 관계를 맺을 때 현실 친구냐 랜선 친구냐를 두고 고민했으나, 지금은 현실 친구든 랜선 친구든 친구가 있다는 게 중요하고 다만 그 친구들과 어떤 방식으로 우정을 나눌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한다.



구를 만나든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아이든 어른이든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우정을 찾아가는 주인공 빛나래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들로, 초등 5학년 딸아이와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이다. 세상은 나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우리가 만나게 되는 많은 관계 속에서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여러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운 시점에 소중하게 만들어가는 빛나래의 딱 맞는 친구를 찾아가 본다.



용하고 소심한 성격의 빛나래는 수줍음이 많이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하다가, 방과 후 교실에서 빛나래에게 먼저 다가와서 친해진 혜리와 친구가 된다. 이 나이 또래의 여자친구들이 어떻게 친구를 사귀고, 대하고, 그런 관계들이 형성되는지 빛나래와 혜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서로 다른 성격으로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로 인해 오해도 생기게 되는데, 이런 과정 또한 우리 친구들이 겪게 되는 관계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런 모습들을 솔직하게 풀어내어 공감대를 이룬다.



나래의 또 한 친구, 한아는 나딱친 앱으로 사귄 친구인데,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매일 앱과 개인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며 친해진다. 빛나래는 평소에 친구를 사귀기가 어려운 성격이지만, 랜선 속에서의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는 거부감 없이 친구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랜선 친구하면 어른의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감대의 친구를 랜선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어쩌면 우정을 나누는 친구를 만나는 방법 중의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부모의 보호와 관심 속에서 안전하게 친구를 사귀게 된다면 말이다. SNS, 게임 등 온라인을 통해 친구가 된 사이인 랜선 친구는 이전에는 편지나 이메일로 소식을 주고받던 펜팔 친구가 있었다. 랜선 친구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 또한 함께 생각해 볼 부분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온라인 공간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함께 숙지할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아이들에게 현실감각을 키워주는 시간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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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3번 시다 두바퀴 고학년 책읽기
원유순 지음, 홍선주 그림 / 파란자전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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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파란자전거에서 출간한 <내 이름은 3번 시다>는 원유순 작가가 글을 쓰고, 홍선주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파란자전거의 고학년 창작동화로 평화, 인권, 교육, 환경 등 우리 사회가 품은 다양한 문제들을 더 깊고 더 넓게 보여주는 시리즈의 한 권으로 개인적으로는 <수리 가족 탄생기>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게 된 [두바퀴 고학년 책읽기] 시리즈의 한 권이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특히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다 보니까 현실을 되돌아보고 미처 몰랐던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본 도서는 1970년 청계천 봉제 공장에서 일하게 된 열세 살 소녀 이강순이 3번 시다로 일하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을 3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다룬 이야기로 그 속에서 치열하게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 이강순을 진정 어린 마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시다, 미싱사..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단어이다.

어렴풋이 내가 어렸을 적 들었던 기억이 있어 나는 생소하지 않지만, 아이에게는 낯선 단어이다. 시다는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말로, 주인공 강순이는 '우정사'라는 한 의류 공장의 재봉 보조인 시다로 취직하게 된다. 서로 이름도 모른 채로 3번 시다로 불리며 하루에 열다섯 시간도 넘는 시간을 재봉 보조 일을 하게 된다. 지금이라면 생각도 못 할 일을 어린 소녀가 해야 하는 당시의 현실이 느껴져 마음이 애리기도 하다. 현실과 마주한 강순이에게는 그 순간순간들이 최선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부모로서의 마음은 안타까운 심정이다. 강순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1970년 대의 사건들을 담담하게 읽어 내려가며 노동자들의 삶을 곁에서 함께 들여다본 느낌이다.


강순이는 경산댁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네 남매들과 좁은 집에서 지내게 된다. 국민학교 교사였던 돌아가신 아버지가 글을 모르는 동네 사람들을 위해 야학을 열었는데, 과부인 경산댁도 그중 한 사람으로 강순이까지 더부살이로 받아 준 고마운 사람이다. 과거 살림이 다 그랬겠지만, 그 시절의 어려운 상황들을 세심하게 표현해 주어 생동감 있게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강순이는 늘 밝고 강단 있게 일을 해내고, 상황에 적응하며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견뎌낸다.

공장에서 일어나는 불이익한 사건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은 어린 강순이가 받아들이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4번 시다인 미숙과 친구가 되며 힘들고 고됨도 나누며 즐거운 추억도 만든다. 아직 생리도 치르지 않은 어린 친구들의 모습, 가고 싶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공순이, 공돌이라 불리는 공장 사람들의 모습은 내심 마음을 무겁게 한다. 수십 년 전의 모습을 다룬 내용이지만 이런 시절이 있었기에 발전된 지금의 우리 모습이 있는 건 아닌지 뒤를 되돌아보게 된다.


낼모레면 꽃다운 열여섯이 되는 강순이는 우정사 미싱사가 되고, 노동교실에서 공부도 시작한다. 부당한 인권에 서서히 눈을 뜨며 성장하는 강순이는 이제 어느 것이 거짓인지 다 안다. 강순이의 삶을 잠시나마 들여다보며 힘든 상황 속에서 절망하거나 희망을 잃지 않는 노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다. 또한 그들의 삶 속에서 50년 전의 전태일을 떠오르게 하여 더 의미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이해하기에 낯선 부분도 있지만, 부모님과 함께 읽으며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겸손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직도 주변에 또 다른 많은 강순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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