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이는 경산댁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네 남매들과 좁은 집에서 지내게 된다. 국민학교 교사였던 돌아가신 아버지가 글을 모르는 동네 사람들을 위해 야학을 열었는데, 과부인 경산댁도 그중 한 사람으로 강순이까지 더부살이로 받아 준 고마운 사람이다. 과거 살림이 다 그랬겠지만, 그 시절의 어려운 상황들을 세심하게 표현해 주어 생동감 있게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강순이는 늘 밝고 강단 있게 일을 해내고, 상황에 적응하며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견뎌낸다.
공장에서 일어나는 불이익한 사건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은 어린 강순이가 받아들이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4번 시다인 미숙과 친구가 되며 힘들고 고됨도 나누며 즐거운 추억도 만든다. 아직 생리도 치르지 않은 어린 친구들의 모습, 가고 싶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공순이, 공돌이라 불리는 공장 사람들의 모습은 내심 마음을 무겁게 한다. 수십 년 전의 모습을 다룬 내용이지만 이런 시절이 있었기에 발전된 지금의 우리 모습이 있는 건 아닌지 뒤를 되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