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1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우선 옮긴이의 말에 공감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여자의 관심은 '의식주'의 순으로 옮겨 간다고 한다.

여자는 어릴 적부터 예쁜 것에 약하고 예쁜 핀, 예쁜 옷, 예쁜 신발을 좋아하고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라고 이야기 하고는 끝없이 맛있는 집을 찾다가 결혼을 하고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는 날에 맞추어 요목조목 비교하여 계약금을 건다.

나 역시 결혼 후 조금씩 평수를 넓히다가 신규분양한 아파트를 계약하고 입주일을 기다리는 중이다. 물론 은행과 공동소유권을 나누가지고 있는 중이고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일을 놓아본 적이 없는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전형적이 아줌마이다. 이제 사춘기를 막 시작하는 우리 딸들이 예쁜 것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여자의 삶의 일부분으로 귀속된다는 느낌이 든다.

 

누구나 꿈꾸는 대기업의 광고회사에서 고액연봉을 받고 있던 교코는 조기퇴직을 결심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교코는 망설임 없이 집을 알아보고 이사준비를 한다.

 

만원 지하철도, 억지 미소도 이제 그만!!

모든 것을 버려야 누릴 수 있는 징정한 호사가 그곳에 있다.

 

엄마인 나는 교코의 엄마도 이해가 된다.

아파트 대출금의 노예가 되고 아이들의 사교육비를 대느라 일을 놓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공부해라 책 읽어라 씻어라 잔소리를 하고 나의 아이들이 훌륭하게 커서 자신의 앞가림을 훌륭하게 키우겠다고 장담하는 나 역시 엄마다. 아이들이 내 잔소리를 싫어할 꺼라고 생각해본적도 없었는데 쿄고는 엄마의 잔소리를 떠나고 싶어한다. 원하는 대로 커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느 엄마에게든 제일 큰 소망일 것이고 어느 대학을 갔다더라 어느 회사에 취직을 했다더라 어느집으로 시집을 갔다더라는 엄마에게 제일 큰 자랑거리일 것이다. 엄마의 이 욕심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는 안 될 것을 너무 잘 알지만 엄마의 욕심은 좀처럼 줄어들지가 않는다.

 

이제는 교코가 되보고 싶은 내 얘기를 해보아야겠다.

유치원 교사인 나도 교코처럼 아무 것도 안하고 억지 미소와 억지 친절을 강요받지 않고 쉬고 싶다고 생각을 안하지는 않았다. 바쁜 아침보다는 여유있는 아침이 그립고 침대위에서 책만 보면서 뒹굴뒹굴하는 꿈을 안 뀌본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을 안하면?"이라고 생각한 뒤의 무수한 세금 고지서와 보험료 그리고 아파트 관리비, 대출금등 따라붙는 생각들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일을 놓지 못하게 되고 언제까지 일을 할 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크면이라고 모든 여유를 뒤로 밀어 놓은 상태이다.

 

교코가 사는 낡은 연꽃 빌라에서 엄마의 잔소리와 회사에서의 억지 미소와 아부에서는 벗어났지만 교코역시 끊임없이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벗어 날 수 는 없었다. 20년 이상 바쁜 직장인으로 살던 그녀가 쉽게 아무것도 안 하는 삶을 받아들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수입도 없는 상태여서 한달에 10만엔이라는 생활비로만 생활하지만 그 곳에서 그녀는 개성이 넘치는 이웃을 만나고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 더 이상 가지려고 안하고 더 이상 욕심을 부리는 않는 진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교코가 부러워진다. 나도 나만의 진짜 삶을 고민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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