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정원
최영미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기억하는 첫 대통령은 전두환전대통령이다.

벗겨진 이마에 코 끝에 걸쳐진 안경이 내가 기억하던 대통령시절의 모습이다.

어릴 때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에서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당연 대통령이 일등이었다.

어린 시절에 대통령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이었던 것이다.

그런 대통령을 지금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볼까?

 

청동정원

“쇠와 살이 부딪치던 청동시대를 통과하며 어디에 있었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면 우리는 모두 개인이었습니다. 이애린의 이야기이지만, 그녀의 영혼에 각인된 흉터와 무늬를 그려내는 작업에 성공한다면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_‘작가의 말’에서

 

나는 97학번으로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한 시절에 대학교를 다녔기에 격동의 시절을 보내지는 않았다. 그러기에 이애린이 살던 시절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른이 되고 세상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전두환대통령 시절에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다 그 전부터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시절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되고 있다. 국민학교 시절 길거리에는 "의문사"라는 이름으로 현수막이 붙고 티비뉴스에 체류탄을 던지는 대학생 그리고 그것을 막는 전경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그 내용들이 전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수 없는 나의 입장에서 그 시절을 보낸 젊은 청춘들은 무슨 용기로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군사정권 타파를 부르짖었을까? 나 역시 그 시절에 대학시절을 보냈으면 그들과 함께 했을까? 지금의 내 용기로는 어림없었을 것이다. 다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이애린의 이야기로 그 시절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또 그걸 기회삼아 나보다 무려 7살이 나 많은 우리 남편과 이야깃거리가 생겨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80년대에 사춘기를 보낸 남편이 이야기를 주도하고 나는 계속적인 질문을 하며 이애린이 살던 그 시절을 막연하게 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뜨거웠던 80년대, 폭압적 정권에 맞서 앞장서지도, 뒤로 숨을 용기도 없었던 ‘경계인의 초상’을 그려냈다 - 출판사서평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 시절을 보낸 이애린은 예쁜 원피스를 입고 한참 멋을 부리고 다니고 싶은 꿈많은 여대생이었지만 직간접적으로 연류도 되고 경찰서로 연행도 되었다. 그 시절의 경계인의 모습을 88년도에 원고지 450장 분량으로 써 놓고 25년을 간직해왔다고 한다. 80년대 서울학생권의 모습이 그녀의 화법에 의해 다시 그려지고 그녀의 청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이 소설속에 그땐 그랬지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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