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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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참으로 많이 읽어주었던 동화책이다.

두 딸을 키우기에 공주책만 마르고 닳도록 읽고 다른 책들은 새 책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강아지똥 책은 많이 낡아서 테이프의 힘을 빌어서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오늘 친구 딸래미가

"이모 책 읽어주세요"라고 하면서 강아지똥 책을 들고 왔다.

그 덕에 다시 한 번 읽게 되었고 오랜만에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강아지 똥

냄새나고 더럽고 어디하나 쓸 곳도 없는 강아지 똥

지나가던 참새도 더럽다고 하는 강아지 똥

우리 집도 말티즈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배변 훈련이 잘 안 되어서 아무 곳이나 똥오줌을 싼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서로서로 그 똥오줌을 치우기 싫어서 미루고는 한다.

그냥 강아지똥은 똥일 뿐이다.

 

강아지 똥은 흙덩이가 부럽다.

어딘가에 쓰임이 있는 흙덩이는 소달구지 아저씨에 의해 다시 소중하게 다루어지고 밭으로 돌아가 여름에 말라죽인 아기 고추를 다시 키울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강아지똥은 쓸쓸하게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한다.

봄비가 내리고 민들레가 피어난 어느날 민들레는 강아지똥에게 거름이 되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자신의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별처럼 고운 꽃을 피우게 도와주는 강아지똥이 되어달라고.

강아지똥은 비오는 봄 자신의 몸을 자디잘게 부서 민들레의 뿌리로 모이고 줄기를 타고 꽃봉오리를 맺는다.

 

그게 사랑인 것이다.

자신의 온몸을 녹여 한 생명을 꽃피우는 강아지똥이 사랑이 사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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