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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거나 혹은 버리거나 in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은선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2009년도에 출간된 이 책이 내 책장에서 5년간 나를 기다렸다.
아프리카나 남미에 한참 관심을 가졌을 때 구입했던 책이었고 어느새 5년이란 시간이 흘러버렸다.
유럽이나 휴양지등 편한 여행지도 많지만 나는 조금은 고생스럽더라도 잉카문명이 있는 마추픽추라든지 아프리카라든지 그 곳을 일년동안
여행다니고 싶은 꿈을 꾼다.
우리 두 아이들이 고등학교까지 졸업하던 그 해에 첫 장기여행으로 나는 페루를 꿈꾼다.
고산지이니 체력관리를 필수이겠지?
요새 손목과 발목이 너무 아파 정형외과로 혹은 한의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다닌다.
거의 2달가까이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는 없고 왜 아픈지 엑스레이상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냥 욱신욱신 쑤시고 어느땐 괜찮다가 어느때는 아팠다가 나도 모르겠다.
저녁을 먹고는 팔목도 아파서 신랑에서 설겆이를 부탁했다.
제육볶음과 소주한잔을 하던 신랑이 "내가 하고 싶을 때 할께"라는 말이 왜 이렇게 서운했는지
"그거 다 마시고 해주면 안돼?"라는 말에 우리는 티격태격하고 분노의 설겆이를 끝낸 후 다시 잡은 이 책에서 OJ게스트하우스를 만났다.
나도 직장생활하면서 그것도 일이 많다는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주말이면 밀린 집안일을 하고 크고 작은 모든 일을 나혼자 헤치우는데 집에 오면
편하게 있으려는 신랑이 너무너무 얄밉고 순하게 자라온 두 딸들이 중학생이라고 엄마보다는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오늘은 너무 서운하여
이 게스트하우스의 주인공이 되어 OJ여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824/pimg_7103441651058749.jpg)
OJ게스트하우스 여주인은 한인교포다.
여행자를 배려하는 게스트하우스라기보다는 여왕으로 군림하는 OJ여사는 각기 모인 여행자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고 개입하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엘리카라는 아들도 한통속.
낡고 오래되고 어두운 이 곳에서 각기 사연이 있는 그들의 9일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든 것이 끝이라고 도망쳐 온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불륜작가, 한 때는 잘 나가던 포토그래퍼가 또 다른 시작을 하고 기러기아빠로 유학귀신인 아내와 아이들에게 모든 재산을 쏟아붙고 사채까지 끌어쓰던
가시고기 아빠는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온 한 남자 역시 불행의 씨앗을 안고 있다는 여자를 가슴으로 품어 인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엮여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내가 있는 이 곳과 가장 먼 곳이지만 자유와 여유 그리고 사랑이 가득하고 미움, 증오,
관계를 모두 털어버린다.
여행책자려니 하고 만난 이 책은 단순하게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소개한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꿈을 꾸게 하였다. 끝을 찾아간단는 것은 다시
시작할 여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믿게 되었다. 지구의 반대편 내가 죽기전에 갈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곤히 자고 있는 신랑에게 미안하다고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었고 딸들을 이해못하는 꼰대 엄마가 아니라 이해해주고 받아주려고 노력할 수 있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랑하는 신랑님!! 나 45세에는 남미일주 꼭 하는 거야~!!!!
와우 신난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