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 이별 영이별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어린 왕 단종과 세조의 이야기는 드라마나 책의 소재로 흔하게 만나본 이야기이다. 12살의 어린 왕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수양대군은 단종의 충신들을 하나하나 제거하고 급기야 어린 조카를 영월로 유배보내고 그곳에서 사약까지 내려 결국 죽음으로 몰아가기까지 한 이야기는 아마도 모를 사람이 없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이 책에서 처음 만난 이야기인거 같다. 모든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이기에 역사의 패배자인 단종과 정순왕후의 이야기보다는 세조와 그의 장자방 한명회의 기록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거 같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정순왕후
작가 김별아님이 한 줄의 기록으로 만들어낸 상상력이라고 한다

머릿말에 숫자가 쓰여있다.
정순왕후가 승하하고 이승에 머물러 있던 49일동안 지아비 단종에게 독백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한스러웠을 이승
죽지못해 살았을 이승
세조가 주는 쌀로 끼니늘 거르느니 곰팡이 난 밥을 씻어 먹고 염색업으로 근근히 살았던 이승
그 이승에 있던 혼백이 그리운 지아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종6품의 궁중에 바치는 공물을 취급하는 풍저창의 부사 송현수의 딸로 태어나 어디 가당치도 않은 중전의 자리로 오를 수 있으랴~
수양대군이 외척의 세력을 견제하려고 힘없는 가문을 택했으리라~ 선왕의 3년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국상을 서둘러 진행시겨 오른 왕비의 자리이다
왕비의 자리에 있는 동안도 편하게 있지 못하고 양위를 한 단종을 따라 대비가 되었다가 결국 지아비와 생이별을 하게 된다. 그 때 나이 꽃도 피워보지 못한 열여덢살의 나이에 생과부가 되고 그 후로 60여년을 홀로 산 정순왕후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는 동안 네 명의 왕이 죽고 다섯번째 왕이 등극하고 세조의 후손으로 왕가가 이루어질 동안 이 여인은 얼마나 삶이 원망스러웠을까? 자손도 없어 경혜공주의 아들 미수와 인연을 맺는 건으로 잠깐의 행복을 누렸지만 천수를 산 탓인지 미수가 먼저 저승으로 간다.
박복하게 평생을 살다간 여인
사육신 사건으로 부인으로 강등되었지만 영조때 다시 복위되어 정순왕후가 된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지켜줄 이 하나없어 평생 임만 그리다가 생을 마감한 이 여인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가슴 아프게 읽었다.
정순왕후의 속삭임에 귀기울이고 그녀의 마음에 동화되어 먹먹한 마음으로 이승에서의 49제를 함께했고 부디 저승에서 단종과 재회하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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