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기도로 묻다 - 하나님의 생각을 알아가는 기도습관
이상화 지음 / 위즈덤로드(위즈덤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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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
서른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이렇게 클 수 있을까?
십대 때는 서른살이 되면 단번에 늙어버려 아주 어른이 되는 줄 알았고,
혈기왕성한 스무살 무렵에는 서른이 되면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대하고 멋진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러나 20대 후반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기도 하고, 정신없기도 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어느날 나는 서른이 되었다.
나의 서른에는 단번에 아주 어른이 되는 일도,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대함도 없었다.
그저 지나간 스물을 그리워하고 밀어닥치는 삼십대의 현실에 휘둘리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사람이 있을 뿐.

삶이 팍팍하고, 열심히는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방향감각은 더욱 무디기만 하고,
매일매일 치뤄내야 하는 일들은 내 정신을 빼놓기 일쑤,
게다가 청년시절의 열정은 언제적 일인지, 주일 하루 예배 드리는 것만도 간신히일 정도인
나의 서른은 그렇게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읽게 된 <서른, 기도로 묻다>.
서른이라는 단어가 내 심장에 팍 꽂힌 건지,
뭔가 답답한 내 삶에 유일한 정답을 줄 수 있는 것이 기도뿐일 거란 믿음 때문이었는지
아무튼 손을 집어든 그 순간부터 나는 정신없이 읽기 시작했다.

12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삼십대라면 흔히 겪을만한 상황과 고민들을
신앙의 시각으로 재조명해준 이 책은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그런 책이었다.
깊은 영성, 심오한 깨달음을 담은 신학적 대가의 책은 아니지만,
내 삶과 가장 가까운,
늘 겪는 일상의 고민들을 이 시대의 언어로 짚어내며
어떻게 그 고민들을 하나님 안에서 풀어갈 수 있는지,
조근조근 부드럽게 조언을 건네는 멘토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랄까.

서른에 겪는 이런 당황스러움,
때때로 바닥까지 떨어지게 만드는 좌절감, 자괴감,
바쁜 삶에서 과연 내가 제대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라고
고민하는 모든 것들이 단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에서 위로를 받고,
또 이 책에서 신앙의 관점으로 그런 일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그 길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상했던 마음이, 무거운 일상이 감사의 제목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주제 한 주제마다 길지는 않지만,
부드러우면서도 명료하게 말하는 그 한가지는
이룬것 없어 허망한 것 같고 세상에서 뒤쳐진 것 같아 불안한 나의 서른에게
괜찮아, 괜찮아, 그분이 계시잖아
하고 위로하는 것 같았다.

책을 읽고 참으로 오랜만에 삶을 일으킬 위로와 힘을 얻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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