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공동체와 돈

교회 공동체와 돈 ㅣ 대장간 문고 2
헤베르 루 지음, 심상우 옮김 / 대장간 / 2009년 9월

10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얄팍한 책, 그
렇지만 파란 고딕 글씨체로 박혀있는 제목은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교회 공동체와 돈>이라니,
아마 돈이라는 지극히 세속적인 영역이
교회라는 성스러운 영역과 공존하고 있는 제목이 주는 위화감이랄까
호기심이랄까, 아무튼 미묘한 감정 때문인지 읽기 전부터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이 책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지만 반드시 함께여야 하는 두 영역 즉
교회와 돈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것을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우선 교회 안에서 돈에 대해 일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다뤄줌으로서
내가 평소 교회와 돈에 상관관계에 대해 지녀왔던 가치관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어떻게 교회의 재산을 관리해 나가야 하는지,
성도들의 헌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재산공동체와 형제사상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직무에 대한 보수에 대한 부분을 차례로 다뤄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지만 왠지 모르게 터부시 되어왔던 교회안에서의 돈의 위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 볼 수 있었다.

청교도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한국 기독교 안에서 돈이 차지하는 위치는
실제로 사용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위치에 있는것 같다.
하나님의 일,  교회의 일에 돈이 우선시 되는 것은 성스럽지 못하다는 의식때문인지
돈 이야기를 거론하는 것이 사실 상당부분 터부시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또 아이러니 하게도 교회의 모든 사역 가운데 돈이 있어야 사역도 된다 라는
의식이 만연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이중적인 생각때문에 돈에 매이고 돈에 끌려다니는 교회공동체가 있는가하면,
제대로 활용을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교회 안에, 나아가 기독교 공동체 안에
돈에 대한 제대로된, 성경을 기반으로 한 가치관의 정립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부터도 왠지 꺼리는 듯한 모습으로 교회안에서의 돈의 쓰임을 대해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얇은 책이었지만 결코 쉽게 읽을 수 없는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는 책
<교회공동체와 돈>은 사역자들이라면 누구나
아니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공동체에 속해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아야 하는 책이다.
쉽지 않겠지만, 꼭 필요한 부분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