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비룡소의 그림동화 48
먼로 리프 지음, 정상숙 옮김, 로버트 로손 그림 / 비룡소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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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으로 이루어진 표지에는 꽃을 들고 있는 소가 그려져 있어요. 제목에 맞게 잘 그려져 있네요. 어, 그런데 황소를 살펴보니 머리에 뿔도 나 있고 몸집도 우람해요. 이런 소가 꽃향기를 맡는 것 같은 모습이 왠지 낯설어요. 어떤 내용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책의 줄거리

옛날 스페인에 어린 황소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름리 페르디난드였어요. 목장의 다른 소들은 모두 다 달리고, 뛰어오르고, 서로 머리를 받으며 지냈지만, 페르디난드는 코르크 나무 그늘에 그저 조용히 앉아서 꽃 향기 맡는 것을 좋아했지요.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페르디난드는 점점 자라서 몸집이 아주 크고 힘센 황소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대로였어요.

 


어느 날,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투우에 싸우러 나갈 가장 크고, 가장 빠르고, 가장 거친 황소를 고르러 사람들이 찾아 왔어요.
페르디난드는 여전히 관심이 없었고, 그늘을 찾아 풀밭 위에 앉는다는 게 그만 뒝벌 위에 앉아버렸어요. 콕 쏘아버린 벌 때문에 페르디난드는 굉장히 아파서 콧김을 내뿜으며 펄쩍 뛰었어요. 마치 미치기라도 한 듯이 씩씩거리며 콧김을 뿜어 대고, 박치기를 하고, 땅을 긁어 대며 뛰어다녔어요. 사람들은 페르디난드를 보고는 모두 기뻐하며 소리쳤어요. 이 황소야말로 마드리드에서 싸울 바로 그 황소다!

 


그들은 투우가 열리는 날에 맞춰 페르디난드를 수레에 태우고 떠났어요. 그 날은 굉장했어요. 거리에 깃발이 날리고, 악대가 연주를 하고, 사랑스러운 아가씨들이 모두 머리에 꽃을 꽂았지요.
투우사들이 투우장 안으로 행진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황소가 들어왔어요. 바로 페르디난드였지요. 그들은 페르디난드를 보며 두려워했고, 몸이 뻣뻣해졌어요.
페르디난드가 투우장 가운데로 뛰어들어오자, 모두들 함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어요.

 



아가씨들의 머리에 꽂힌 꽃을 보게 된 페르디난드는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사람들의 예상대로 격렬하게 싸웠을까요?
뒷 이야기는 책으로 확인해 주세요 ^^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좋은 책이에요. 인상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선입견에서 벗어나자

옛날 스페인의 한 목장에 있는 황소 페르디난드는 우람한 겉모습과 달리 꽃향기를 좋아하는 순한 소에요. 하지만 투우 황소를 찾으러 다니는 사람들 눈에는 페르디난드의 순박한 성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벌에 쏘여 아파하는 페르디난드를 보며 가장 거칠고 힘이 셀 것이라 단정짓지요. 한 단면만 보고선 그 황소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려고 하지 않아요.

동물에 빗댄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많은 선입견으로 다른 이들을 평가합니다. 다각적으로 누군가를 살펴보고 파악하려 하지 않고, 외모와 같은 첫인상이나 잠깐 본 행동으로 그 사람에 대해 전부 다 안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해요.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이라는 속담이 있어요. 일부의 모습만 보고 저 사람은 저럴거야 하는 것이지요.
특히 이 평가가 부정적으로 내려질 경우 주변인들까지 영향을 끼치며 누군가를 슬프고 억울하게 만들 수 있어요. 이 점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책이에요.



재미로 즐기는 폭력은 없다

투우 경기는 스페인의 유명한 문화입니다만 논란이 많기도 해요. 이 책에서는 투우 경기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투우 경기장에 들어서는 투우사들은 날카로운 작살과 기다란 창, 칼까지 들고 와요. 황소에게 꽂아서 화를 나게 하며 결국에는 칼로 찌른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있어요.
이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요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우 경기가 중지되고 경기장은 쇼핑 센터로 바뀌는 추세라고 합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book_jo/221410568526)

황소에게 일부러 상처를 내고 아프게 만들어서 화를 내게 하며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투우 경기. 페르디난드가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함성과 박수 갈채가 나와요. 그들이 기대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실제의 투우 경기는 정식 룰도 있고 퍼포먼스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며 그것을 즐기는 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지요. 어째서 한 나라의 문화가 논란이 되는 건지도 생각해 볼 만한 거리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

이러한 투우 경기를 나가고 싶어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반해 페르디난드의 생각은 비폭력 평화주의에요.
페르디난드의 엄마소는 어린 아들소를 걱정합니다. 부모라면 다른 아이들과 달리 행동하는 모습에 걱정이 생길만해요. 하지만 페르디난드의 말을 듣고 그를 이해합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행복하다는 걸 알아요. 그에게 다른 소들처럼 싸워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 엄마소가 참 멋져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오히려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과의 비교, 형제자매와의 비교는 우리 부모의 세대도 그 위의 세대도 다 겪어온 일이에요. 그것이 잘못된 줄 모르고 답습했지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달라요. 끊임없이 인성 교육도 받았고 한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걸 알지요. 그러나 은연중에 가정에서 보고 들었던 차별이 상처가 되어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페르디난드의 엄마는 그것을 일깨워주는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

페르디난드를 보면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그의 행동은 기이합니다. 힘세고 거친 황소가 꽃향기를 맡으며 한가로이 쉬다니요.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에요.
페르디난드가 참 멋지다고 느낀 건, 어린 황소였을 때부터 자신이 다른 이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남의 눈치를 안본다는 것이었어요. 주변인들과 똑같은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의식하지 않아요. 남과 다르다고 주눅들지 않고요.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확고한 믿음이 있습니다. 이는 페르디난드의 엄마소의 긍정적인 영향도 크게 작용했고요.
커서도 여전히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줄 알지요.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남과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멋졌어요.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아이들과 읽으며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읽는 아이들이 관련된 내용에 대하여 지식을 더 찾을 수도 있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하나의 글에 담긴 많은 요소들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나누며 아이들의 마음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책으로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제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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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적기독서 - 아이의 성장 속도게 맞는 학년별 독서법의 모든 것, 전면개정판 초등 적기 시리즈
장서영 지음 / 글담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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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학생을 키우고 있어요. 평소에 집에서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책읽기가 습관이 되어야 학교에 입학해서도 꾸준히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우리 아이가 과연 책을 좋아서 읽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 제가 골라준 책들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책인지도 모르겠어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을 때 알게 된 책인 <초등 적기독서>.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는 학년별 독서법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제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20년 독서코칭 전문가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지요. 저처럼 아이에게 책읽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저와 함께 책 속으로 들어가봐요.

 

 

 



작가 #장서영


 



 



차례


 




차례만 봐도 3장에서 학년별로 독서법이 나와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세분화해서 독서법을 정리해 두었다니! 현재 예비 초등이거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해당 학년에 따라 도움이 될 것이에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독서법의 목적과 방향입니다. 왜 적기 독서를 해야하는지 그것을 알아야 이 독서법을 믿고 따라갈 수 있겠지요.

1장은 현재의 독서법의 문제점들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평소에 했던 것들이 내 아이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에 충격적이었지요. 이건 흡사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발에 맞지 않는데 억지로 신기는 격처럼, 우리 아이가 그동안 잘못된 방법으로 책을 읽고 있었구나 싶었거든요.

그리고 2장에서는 적기 독서의 뜻과 그 성공 법칙에 대해 나옵니다. 부모가 이 방향과 목적을 알아야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된 독서법으로 아이에게 꾸준한 독서습관을 들일 수가 있습니다.




인상깊은 내용

2장에 나오는 내용 중에 인상깊어 인용합니다.

“독서교육은 아이의 요구와 흥미에 따라 알맞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89쪽) 적기독서의 핵심은 아이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독서교육의 수혜자인 아이를 모르고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95쪽)
아이의 성장 속도와 성장 단계에 맞는 책 읽기가 필요합니다. (96쪽)
부모가 자녀의 성향과 흥미에 적합한 적서를 골라주는 것이 적기독서를 가정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105쪽)”

분야별로 책을 선정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적서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고요. (111~114쪽 참고)
초등 시기에 적합한 읽기 전략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132~134쪽 참고)

 


3장에서는 1학년에 해당하는 독서법 중에 인상깊은 부분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 아이는 예비 초등학생이라 관심이 가장 많이 갑니다.

1학년 아이들은 한글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된 독서 초보자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140쪽) 아이들은 4세 무렵에 시작하여 7세에 상상력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합니다. (141쪽) 이러한 상상력은 이미지로 세상을 이해하므로, 상상력을 발달시키는 그림책으로 골라 줄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도움이 될 많은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있고요.
또한 아이들은 스토리텔링에서 상상력이 시작되므로 (150쪽) 부모가 책을 읽어주거나 책을 소리내어 읽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1학년 아이들은 유아기 습성과 초등학생이라는 역할 책임감 속에서 심리적 부담감을 안게 되므로, (155쪽) 아이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챙겨줄 수 있는 책들도 여러 쪽에 걸쳐 알려주고 있어요. 특히나 1학년 때 ‘옛이야기’를 읽어줘야 한다며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책을 고르는 방법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학년별로 어떤 성향이고 무엇이 그 학년의 아이에게 중요한 것인지 짚어준다음, 그에 맞는 책들을 고르는 기준과 방법을 알려줍니다. 어떤 책이 도움이 되는지 참고할 만한 책들을 함께 언급하기에 도움이 많이 되어요.




이 책의 장점

1. 풍부한 사례를 들면서 쉽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각 꼭지마다 나오는 경험 사례들은 나의 이야기거나 내 주변에서 한두번 들어봄직한 일들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많은 부모들이 하고 있었고, 그 문제점의 원인이 파악되니 책이 술술 읽힙니다.

2. 3장에 가면 학년별로 독서법이 나오는데, 참고할 만한 책들이 많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설명으로만 그치지 않고 어떤 책을 골라서 아이에게 보여주면 좋을지 알 수 있으니 부모의 수고를 덜어주고, 옳은 방향으로 독서방법을 함께 지도하며 책을 읽힐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글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수준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다른 분야, 다른 과목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테니까요.
어려서부터 여기저기서 찾아내고 들은 방법으로 아이에게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많은 책들을 보여주고 보여줘 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들 중에는 책을 멀리하게 되고 싫어하게 되는 아이들이 생기지요.
‘우리 아이는 이과 성향인가봐.’라고 단순히 넘길 수 없는 것은, 이제 교육과정도 사고력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수학 과목도 스토리텔링이 되는 사고력 수학으로 교육과정이 바뀌었는데, 공식을 몰라서 못푸는 게 아니라, 문제를 이해 못해서 아이가 못푼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이 책은 아이마다 성장의 속도가 다름을 인정하라며 출발합니다. 아이가 같은 나이, 같은 학년이라고 해도 서로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것들을 함께 고려하며 부모가 가정에서 적기독서의 방법으로 아이와 함께 한다면, 아이들이 책읽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초등 고학년인데 늦었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 아이의 수준과 발달에 맞는 독서법을 찾고 싶고 알고 싶다면 <초등 적기독서>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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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지어 주세요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황진희 옮김 / 한솔수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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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와사키 치히로’는 <창가의 토토>라는 그림으로 많이 알려진 일본의 유명한 화가에요.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 ‘이와사키 치히로’ 전시회가 온라인으로 열렸고, 뜻밖의 행운을 거머쥐고 행복하게 그림들을 감상했던 게 떠오릅니다.

순수한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나오게 되지요. 그런 ‘이와사키 치히로’ 화가가 그림으로 그린 그림책이 신간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책을 갖는다는 건 그 작가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고, 나아가 내 책장과 마음 한켠에서도 소유하고 싶기에 하는 행동같아요. 저 역시 이 그림들을 갖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나서 눈에 들어온 ‘다니카와 슌타로 시’라는 소개. 과연 어떤 시가 담겨있을지, 그림들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제 살펴보러 갈까요?



#다니카와슌타로 시인 #이와사키치히로 화가





인상깊은 장면



어디론가 가요.
함께 가요.
달려서 가요.
지구 위를!


마스크 없이 바깥에서 까르르 웃으며 달릴 수 있는 날이 언제 올까요? 그림 속 아이처럼 신나는 표정을 맘껏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림만 봐도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아요.
달려요, 우리 함께!


 



나에게 이름을 지어 주세요.
당신에게 이름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이름이 있을 거에요.
이름이 생기면
나는 그림에서 달려 나가
당신을 꼭 껴안을 거예요.




1. 책을 곱씹으며 살펴 읽는 맛

처음에 순차적으로 한장 한장 시를 읽으며 책장을 넘깁니다. 치히로 화가는 1974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 책은 예전에 나온 책이 다시 출간된 건지, 아니면 그림에 맞춰 시를 지은 건지 아리송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보게 됩니다.



이와사키 치히로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해(2018년)에 다양한 전시가 열리면서 주목받았던 시가 바로 다니카와 슌타로 시인의 시였습니다. 그리고 그걸 책으로 엮은 것이지요.
책에 수록된 치히로 화가의 그림들의 제목도 같이 살펴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림의 제목을 보면서 시를 두 번째로 읽기 시작합니다. 그림에 붙은 제목처럼 시가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림 제목과 다른 시의 내용이 나와 있기도 합니다. 그림의 제목을 알고 시를 읽을 때는 처음과 또 다른 감상이 다가오네요.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이 <이름을 지어 주세요> 시를 계속 곱씹어 봅니다.



2. 김춘수 시인의 <꽃>과 슌타로 시인의 <이름을 지어 주세요>의 의미

슌타로 시인의 이 마지막 시를 읽다 보면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김춘수 시인의 <꽃>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의 전문, 네이버 출처 : http://naver.me/5SgEKqjp)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여기서도 <이름>과 <꽃>이 나옵니다.
김춘수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언어라는 이름으로 명명함으로써 대상이 명확히 규정되며 그 본질을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에서도 <이름>이 나옵니다. ‘나에게 이름을 지어 주세요’라고 하지요. ‘이름이 생기면 나는 <그림에서 달려 나가>는 행위를 통해 ‘당신을 꼭 껴안을 거’라도 합니다.

즉 그림의 제목들을 모르고 봤다가 다시 제목을 알게 되면서 시의 느낌이 달라지는 것처럼, 슌타로 시인은 이제 독자들에게도 말합니다.
내가 이 그림들을 보며 나만의 이름들을 지어 그림들이 시로 내 품에 들어온 것처럼, 당신들도 자신만의 감상을 하며 이름을 붙여보라고요.
이건 슌타로의 시, 치히로 화가의 그림에 얽매일 필요없이 독자가 사물을 명명하고 규정하며 자신만이 느끼는 감정의 본질을 탐구해 보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시와 그림을 감상하면서 느끼는 자신의 감정의 본질을 생각해보라는 말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말하고 있는 시인의 생각테 감탄을 금할 수 없었어요.
통찰력 있는 시인은 역시 일본의 국민 시인답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속에서 치히로의 그림에 헌사하는 시가 나왔습니다. 다니카와 슌타로 시인의 시이지요.
‘이름을 지어주면 그림에서 나와서 당신 품에 달려들 것’이라는 말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시인이 그림을 보면서 느꼈던 자신만의 감정과 그것의 본질을 시로 써냈던 것처럼, 독자들도 자신만의 관점으로 시와 그림을 바라보며 이것을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길 바랍니다.
시에서 깊은 울림을 받고 싶은 이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세요>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제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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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 주의산만증ADHD 정명이와 세상의 모든 어린 이를 위하여
이은주 지음 / 헤르츠나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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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앞표지에 <주의산만증 ADHD 정명이와 세상의 모든 어린 이를 위하여>라는 부제가 달려있습니다.
‘어린 이’라는 말은 나이가 어리다는 뜻도 되겠지만, 마음이 여리고 약한 이를 가리키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의산만증에 대해 들어본 사람도 있겠지만, 주변에 그러한 이를 만나보거나 겪어본 적 없다면 그다지 관심이 가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내 주변에 (가족이나 지인이) 있으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다를 수밖에 없어요. 가까이에서 볼수록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니까요.
주의산만증 아이를 키우는 주양육자(보통은 엄마지만) 여기서는 그 아이들의 고모이자 고모할머니인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주변에 힘들어하는 이를 안다면 읽어보라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서두부터 추천하는지 궁금하시다면 계속 읽어봐요.


작가 #이은주







 인상깊은 장면

1장 엄마라고 불리는 고모

1장은 조카와 조카손자를 키우는 주양육자인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장이에요. 조카들의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라 병원에 입원하고, 엄마는 떠나버렸어요. 고모인 자신이 할머니인 자신의 엄마와 함께 조카들을 돌봅니다. 그리고 큰조카가 스무살이 되고 싱글맘이 되면서 조카손자까지 함께 양육하게 되는데요.
주의산만증 ADHD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아이가 내 뜻대로 자라지 않을 때 느끼는 감정들은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남들 아이는 잘 크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들은 왜 이리 말을 안들을까 이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삶이 너무 버겁고 힘들 때, 마음은 지쳐있는데 세상은 기댈 데 없고 버티기 힘들 때,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역시나 뒤돌아보면 그래도 가족이 있구나.. 그걸로 위안을 삼으며 안간힘을 쓰면서 다시 일어나려고 애씁니다.

작가는 아이들이 병 때문이든 아니든간에 하나의 인격으로 바라보고 대하며 존중해줘야 한다는 걸 깨달아요. 엄마되는 연습중인 것이지요. 완벽한 엄마는 없으니까요. 노력하는 엄마가 있을 뿐.


‘그래 이제 엄마는 울지 않을 거야. 맞아. 동생은 늘 문신을 동경해 왔어. 동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함으로써 건강해지고 싶었던 걸 거야. 마치 부적같이. 꿈을 이룬 거지. 꿈은 사람마다 달라. 난 욕심을 부리고 있었던 거야. 알코올 병동에 입원하면 사람이 바뀌어 돌아올 거라는, 내가 원하는 동생으로 돌아올 거라고 말이지.’ (38~39쪽)

잠이 달아나버리자 신경림 시인의 <갈대> 마지막 구절이 기도처럼 나온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인가 보다. (45쪽)

생일파티를 해준다고 해도 초대할 친구가 없다고 해서 무척 마음 아프게 했던 조카에게 하나둘 친구가 생기고 있다... 그때 자신의 눈높이로 바라봐 주고, 함께 고민하며 들어줄 친구를 갖는 건 소중한 일이다. (81쪽)

결국은 나 이외에는 해결할 수 없고, 나 이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가족들, 모두 안아주고 보살펴야만 하는 가족 구성원 속에서 분열되는 자아를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위로받고 싶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절규>를 통해 어느 정도 대리 만족을 얻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89쪽)

기대가 큰 만큼 상대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 하나와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지 못하기에 타인에게 너그럽지 못하다는 점을 발견하고는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어요.
...
아이를 내 분신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겠어요.
...
지나치게 사랑하지 말기. 미리 짐작해서 무런가를 해주기보다 그가 필요할 때 적절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귀 기울이기. (94~95쪽)





2장 세상의 모든 ‘어린 이’를 위하여

1장과 비슷하면서도 제 눈에 들어왔던 건 결국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였어요. 십수년동안 가족을 등에 짊어지고 살았던 작가, 그녀의 가족들도 나름의 고통들을 가지고 있었지요. 나아졌을까요?
가족들의 변화가 궁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누군가는 나아졌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언젠가는 나 역시..!! 빛나는 희망을 소중히 품고 그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할테지요.

결과적으로 그녀의 막내 조카는 중3 때 검사하면서 ADHD가 낮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더이상 주의산만증이 아닌 아이가 되었고요. 장학금도 받고, 대학교도 입학하였지요.
조카들의 아버지도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났습니다. 어쩌면 희망은 그들의 아버지의 변화로 더 보여지는 것 같아요. 다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보이니까요.





3장 조카손자아들 정명이의 ADHD

이 장에서는 ADHD를 겪는 정명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요. 검사를 받고, 센터를 통해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는 과정들. 누군가에게는 참 생소한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아이나 주변의 아이가 어려서부터 산만하다거나 집중을 못하면 이것저것 정보를 알아보면서 접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물론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어떠한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의심으로 불안에 휩싸이면 안됩니다. 진단을 내리는 건 의사입니다. 주변의 시선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어설픈 정보, 양육자의 불안이나 의심으로 아이를 임의판단하면 안됩니다.

아이를 이걸 통해 판단해보라가 아니라, 이러한 흐름으로 아이 치료를 해나갈 수 있다는 정보 정도로 여기시면 될 것 같아요. 아는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는 정보이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것저것 짜깁기 인터넷 정보보다는 좀더 수월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이 책의 작가는 일본어 전공자로 번역가에요. 막연하게 돈을 잘 버니까 아이들을 양육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작가는 투잡을 뛸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입니다. 한 권을 번역하면 하루에 3천원 버는 꼴이라며 막막한 현실을 알려주기도 해요. 직업소개소를 통해 하루 식당 아르바이트를 몇번씩 나가기도 했고요. 결코 여유가 있어서 아이들을 계속 돌보며 치료를 다니고 있는 게 아닌 거에요.

센터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이들의 주양육자는 (보통은 엄마는) 다들 알 것이에요. 돈이 참 많이 들어요. 그리고 주변에서 인정을 안해주기도 해요. 당장 함께 해야하는 남편부터 ‘멀쩡한 아이를 혼자서 의심하면서 이상한 애로 만들고 있어. 인터넷 좀 끊어.’라고요. 양가 부모님도 한번씩 보는 아이를 보면서 ‘애들은 다 이러면서 크는거야. 너무 과민한 생각 아니냐.’ 하시지요.

그런데 작가는 엄마도 아니고 고모, 고모할머니였으니 그에 대해서 사회적 편견들이 더 심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에세이를 냈어요. 세상을 향해 말하고 있지요.

저는 이 책이 아이들을 위해서, 모르는 이들의 편견어린 시선이 달라지길 바라면서 낸 책이란 걸 알지만, 한편으로는 이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주양육자를 위로하고 공감하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주변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면 자신이 지금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 책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를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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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 일단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김시옷 지음 / 채륜서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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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하고싶은지뭘할수있는지모르겠지만 #김시옷 #채륜서

표지

전업주부로 집에서 육아하면서 몇 년간 쌓인 낮은 자존감으로 마음이 지하 암반수를 뚫고 들어가려 할 때, 채륜서 출판사의 책 소개를 접했어요. 이 일상툰을 그린 작가님이 당시 제가 하는 고민을 그림으로 풀어두었더라구요. 저보다 10살이나 어린데 같은 고민이라니, 그 나이마저도 부러웠지만요.

“때로는 우리를 웃게 만드는 것은 단단한 위로가 아니라 힘 뺀 농담이다.” 출판사의 한 줄 문구가 와닿았습니다. 그 당시 육아할 땐 다들 이렇게 산다는 친구들의 말이나, 부모님의 안쓰러운 눈길이 버거워서 숨고만 싶었는데, 작가님의 그림들이 가볍지만 잔잔하게 다가왔지요.

하던 일을 그만두고 백수가 되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작가님의 일상, 그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그것이 또 저에게 어떻게 다가올 지 궁금해져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김시옷 작가
이름이 특이하지요? 일상툰 중간에 보면 이름을 지은 계기가 나와요. ‘소소, 소심, 서른, 사람’에서 따온 시옷이에요. 이 일상을 SNS에 그림으로 그려 올려야겠다고 결심한 작가님의 나이가 서른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옷 작가님은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갑상선에 종양이 있는 걸 알게 되고, 그 후에 일을 그만두면서 백수가 된 것이었어요. 건강을 해칠 정도로 자신을 옥죄는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고 해요.

작가님의 자기 소개입니다.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를 그리는 사람, 언제까지나 따뜻하고 위안을 주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 소소한 이야기에 저는 따스한 위로를 받았어요. 고마워요 ^^

뒷표지

이 책은 ‘힘 뺀 농담’을 담고 있어요. 다음의 그림들처럼 이야기의 결말에 반전이 오는 경우가 제법 있네요. 점점 ‘엄숙, 근엄, 진지’해지거나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 같을 때, 마지막 장면은 하이힐을 신고 걷다가 삐끗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반전시켜요. 피식 웃거나 한숨 돌리게 하지요.

사진


작가님과 나이 차이도 나고, 처한 현실 상황도 다르지만, 공감이 되었던 이야기를 몇 편 올려봅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나봐요. 이 공감되는 그림들은 다른 에세이에서도 느꼈던 공감들이에요. 여러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이 휘몰아치고, 나란 존재감이 한없이 작아질 때, 내 마음을 공감해 주는 사람의 이야기가 참 그립고 고마웠습니다.
작가님도 이 일상툰을 그리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


현실 속에서 ‘돈이 없으면 취업을 해야지.’ 이 말이 맞아요. 그리 취업이 낮은 문턱도 아니지요.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가리지 말아라..’는 뼈아픈 충고를 들었을 때는 ‘돈을 벌 수만 있다면 뭐든 해야지! 내가 배가 불렀어. 나를 불러주는 게 어디냐.’ 싶었어요.

그런데 작가님의 20대 일기를 보며 울적하고 불안했던 마음을 가라앉혀 봅니다. 저도 작가님처럼 하고 싶은 일을 향해서 조금씩 하루를 살아가고 있어요.
누구나 그럴 거에요. 이 길이 맞는 건지, 내가 너무 안일한 건지.. 앞이 보이지 않고 흔들릴 때, 작가님의 일기 중 한 부분을 함께 읽어봐요.

사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

자신이 어느 정도의 잠재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몰라요. 특히나 취업을 앞두거나 경력 단절일 경우, 그 동안 해왔던 일이 나랑 안맞는 것 같아서 하고 싶을 일을 하려고 날개를 펼쳐볼 경우에, 현실적인 제약,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과 주변의 시선들이 따갑게 다가오지요.
그렇지만 내 인생 내가 사는 것이니까요. 때로운 가볍고 소소한 이야기에 웃고 공감하면서 ‘그래, 까짓 것 하면 되지! 할 수 있어!’ 하면서 툭툭 털고 일어나봐요.
무겁지 않게, 우리의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을 믿어주며 앞으로 나아가면서, 이 책을 읽어 봐요. 그리고 미소와 함께 기운내길 바랍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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