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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춘당 (그림책) ㅣ 고정순 그림책방 1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4월
평점 :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그림책으로 출간된 고정순 작가의 <옥춘당>입니다. 만화책으로 접했던 <옥춘당>이 작가의 아름다운 손질을 통해 커진 판형과 몇 장면이 추가되어 더 멋진 그림책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제목 ‘옥춘당’의 의미는 제사상 위에 놓이는 둥글고 화려한 색깔을 가진 사탕입니다. 표지에 나오는 ‘그리워 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는 노을 같은 사랑’이라는 글과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독자들을 추억 속으로 들어가도록 합니다.
차례

그림책과 만화책의 비교
그림책 <옥춘당>의 큰 변화는 우선 판형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만화책은 작은 판형이라 작고 세세한 부분들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그림책은 그러한 점이 줄어들어서 더 맛깔스럽습니다.
또한 만화책보다 좀더 색감이 진해지고, 은은하지만 컬러풀하게 채색되어 옛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분위기를 잘 살립니다.


마지막으로 만화책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장면들이 몇 장면 추가되었는데요. 가족들이 제사를 지내고 다들 돌아간 뒤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뒷마무리 설거지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림책에서는 그 다음 장면이 추가되었습니다. 추가된 장면으로 인해 좀더 감성적으로 다가가게 만들어 인상깊었습니다.
작품 감상
작가의 어린 시절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그려진 <옥춘당>은 노년의 그리움을 물씬 드러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순애보를 통해서 이 세상에서 귀한 게 바로 사람이고, 서로를 향한 믿음과 사랑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남편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자신을 챙겨주는 든든한 남편이 어느날부터 아프기 시작하며 언젠가 자신의 곁을 떠나리라고 상상할 수가 있었을까요? 작가는 이러한 두 사람을 노을같다고 여겼어요.고자동 씨와 순임 씨의 모습은 이 노을처럼 저물어갈 때조차도 다정하고 아름다워요.
그러나 붉게 타오르는 노을이 사라지면 캄캄한 밤이 찾아와 외로운 것처럼, 할아버지가 곁을 떠나면서 할머니도 그리움이 너무 커지다 못해 마음의 병을 얻게 됩니다. 이를 바라보는 화자의 마음에도 추억과 그리움이 가득히 쌓여있어요.
옥춘당은 이제 거의 보기 어려워요. 추억 속으로만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고자동씨와 순임씨를 닮은 것 같아요.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을 때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기억 속 우리네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다 전하지 못한 애정들이 옥춘당의 화자의 마음처럼 남아서 눈가가 붉어집니다. 그리움과 상실의 헛헛함을 아는 이들이게 권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우아페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