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시를 담은 그림책 2
안도현 지음, 이관수 그림 / 봄이아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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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에 이관수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봄이아트북스 출판사에서 낸 시를 담은 그림책 <이웃집>입니다.

책의 뒤표지에 <이웃집> 시의 전문이 실려 있어요. 앞표지에는 시의 소재인 감나무가 있는 집의 풍경이 나와 있습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웃집에 있는 감나무의 가지가 울타리를 넘어서 우리집으로 넘어왔습니다. 가지에 달린 홍시로 인해 우리집 식구들의 의견도 분분해집니다. 그런데 담 너머로 보이는 이웃집 감나무 주인의 눈초리가 매섭습니다. 아내는 그 때문에 홍시를 더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행여 손대지도 않은 홍시가 저절로 떨어져서 오해를 살까 말이지요.


시를 읽고 나면 화자의 질문처럼 이 세태가 씁쓸해집니다. 옛날에는 이웃집으로 감나무 가지가 뻗어오면 정답게 나눠 먹기도 한 것 같은데, 요새는 그러한 정이 사라진 삭막한 분위기를 안타깝게 여긴 게 아닌가 싶어요.
이미 도시든 시골이든 아파트에 익숙한 우리 세대와 아이들은 이 감나무 가지에 달린 홍시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이 생경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감나무 홍시가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이나 공간으로 대치한다면 좀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아파트 복도 공용 공간을 얼마나 차지해서 쓰느냐에 따라 길이 걸리적거리네, 내 물건을 얼마 두지 못하네로 옥신각신 할 수 있지요.

이 시에서는 사람을 인정으로 대하지 않고 경계하거나 나와 남으로 분명히 선 그으며 모른 척하고 지내는 현실에 대한 씁쓸함이 묻어나옵니다. 이웃이 더이상 친절하지 않고 친절을 베푸는 것도 원하지 않게 되는 사회가 삭막하고 안타까워지는 거죠.


표지만 봤을 때는 순박한 시골의 정경과 관련된 시가 나올 줄 알았는데, 현실을 제대로 짚어내는 안도현 작가의 시가 머리를 울리게 합니다. 작가가 독자에게 하고픈 말을 들으며 고운 그림으로나마 마음을 달래봅니다.



이 책은 책자람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협찬받고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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