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아빠
허정윤 지음, 잠산 그림 / 올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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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아빠>라는 제목만 봐도 안데르센의 고전 동화 <인어공주>를 재해석한 창작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그 호기심에 <인어아빠>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표지를 보면 인어아빠는 인어 아이들과 함께 고래섬 위에서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어요. 이 평화는 어떤 위태로움에 처하게 될까요?


허정윤 작가는 그림책 작가이자 창의성 교육 기획자, 대학 교수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 숨겨 놓았던 하얀 진주를 찾았습니다. 반짝이는 진주가 말합니다. ‘너는 나의 눈물이야.’ 락.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찾았으면 합니다.’라는 말을 작가 소개에 써두었습니다. 하얀 진주는 <인어 아빠> 그림책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증을 유발시켜요.

잠산 그림 작가는 수많은 작업의 콘셉트 아티스트로 참여했고 tvN 드라마 <남자친구>, <사이코지만 괜찮아> 아트워크를 담당했습니다. 2018 평창 올림픽 한국 대표작가 15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인어 아빠>는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보는 그림책입니다. 낯설지만 바닷속에 사는 인어의 모습을 그리기에 잘 어울립니다. 인어의 모습을 떠올리면 물고기 지느러미가 길게 그려지잖아요. 보통의 판형처럼 가로로 그려졌다면 답답하게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로로 보니 탁 트인 바다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인어의 모습이 여유있게 다가옵니다.




 <인어 아빠>는 딸 셋을 가진 아빠가 주인공입니다. 그들은 자유롭게 잘 지내고 있었어요. 여느 때처럼 수면 위를 구경하고 바다로 돌아가던 중에 인어 아이들이 그만 인간들이 쳐둔 그물에 잡히고 맙니다.




이 그림책 속에서 아빠 인어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바로 그물의 주인이 탄 배로 향합니다. 그리고 어부 앞에 나타나요. 인어와 사람이 대화가 가능한 설정은 안데르센의 동화 속에서나 가능했나 봅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인간 어부와 인어 아빠의 차이가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인어 아빠가 택한 건 손짓과 눈빛이었어요.

인어아빠가 아빠어부에게 손을 내밉니다.
서로 닮은 손을
서로 담긴 눈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 때, 멀리서 고깃배 여러 척이 아빠 어부의 배로 다가옵니다. 아빠 어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아빠어부는 아무 일 없다고 신호를 보냅니다.
고깃배들은 해안선을 따라 돌아갑니다.

아빠어부는 놓쳐 버린 것처럼 인어를 놓아주었습니다.
바다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평온함을 되찾았습니다.


그날 밤, 인어 아빠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리고 인어 아빠의 눈에서는 하얀 진주 구슬이 떨어집니다. 허정윤 작가가 작가 소개에서 언급한 ‘너는 나의 눈물이야.’ 이 하얀 진주는 바로 인어아빠의 눈물이었어요. 인어 아빠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요? 허정윤 작가의 말의 의미와 하얀 진주와 관련한 뒷부분이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인어 아빠>는 상대방과 내가 서로 다른 모습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차별이나 혐오로 이어지지 않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부 아빠가 인어 아빠의 손짓과 눈빛을 보며 부성애를 이해하고 공감했기에 인어 가족은 바닷속으로 다시 돌아가서 잠들 수 있었어요.
 
<인어아빠> 속 어부 아빠와 하얀 진주 눈물을 흘리는 인어 아빠는 외적인 모습을 보고 상대방을 거부하지 않아요.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살피고 진심을 그대로 받아들여요. 이러한 공감 능력은 나와 당신이 서로 동등하다는 입장에서 가능합니다. 내가 너보다 우월한 존재라서 너에게 도움을 베푼다는 생각으로는 상대방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공감하기 어려워요.

<인어 아빠>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또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이야기구나 싶어서 지겹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주제가 다루어진다는 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둥글게 둥글게 지내기 어려워서 그런 게 아닐까요?

동화의 재해석, 패러디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익숙하기도 하고, 새로운 주제는 흥미를 이끌어내니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차별과 혐오의 세상이 아니라 이해와 공감의 사회를 겪게 해주고 싶어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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