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이불 곰곰그림책
프랑수아즈 베크 지음, 헤르만 판 더 베이데번 그림, 이정희 옮김 / 곰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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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아이들 재우려고 한바탕 전쟁(!)을 벌이는 부모들이 있을 거예요. “얼른 자자~~” 이 말을 하면 왜 아이들은 “잠이 안 와요~ 더 놀래요.” 하면서 엄마, 아빠 속을 태울까요?

잠들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 잠자리에서 읽어주기 좋은 그림책을 떠올리면 유명한 게 있죠. ‘로렌 차일드’ 작가의 <난 하나도 안 졸려, 잠자기 싫어!>. 이 책 많이 읽어줬었는데요. 요새는 꺼내려고 하면 이미 눈치채고 책 읽기를 거부합니다.



그러던 차에 나타난 <펭귄 이불>. 사람이 아니라 남극에 사는 귀여운 아기 펭귄 일곱 마리가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에요. 면지에서부터 아기 펭귄들이 얼마나 개구쟁이인지 실감이 납니다.
이걸 보는 순간 속으로는 ‘뜨악!’했지만, 웃으면서 침대에서 노는 연기를 해줬더니 아이들이 까르르 즐거워해요. 반은 넘어왔습니다. 본격적으로 책장을 한장씩 넘겨도 거부감이 없어요.

<펭귄 이불>은 보름달이 환하게 뜬 밤에 어른 펭귄이 와서 이글루 속 침대에서 노는 아기 펭귄들에게 “이제 잘 시간이야.”라고 말을 하며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저 어른 펭귄은 누굴까?” 물어봤더니, 자연스럽게 “엄마 펭귄이요!” 이러더라고요. 사실 저는 덩치가 커서 아빠 펭귄인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아이들 눈에 재워주는 사람은 엄마인가 봅니다. 집에서 아빠랑 실컷 놀아도 잘 때는 엄마를 찾는 우리 아이들. 사람이나 펭귄이나 다를 바 없어요.

이 귀여운 아기 펭귄들이 “네~” 대답하고 얼른 눈 감고 잠들면 세상만사 편한 ‘육퇴’(‘육아 퇴근’의 줄임말)가 올 텐데, 우리 아가들은 아직 졸리지 않다고, ‘조금만 더 놀까?’ 하면서 밖으로 나가버리네요..?! 어쩐지 보름달이 너무 둥글고 환하더라고요. 이런 달밤에 잠이 순순히 들 리가 없지요.

엄마 모르게 밖으로 나간 아기 펭귄들은 신나게 눈을 가지고 놀다가 ‘빨간 실’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따라가 보자!’고 하며 우루루 달려가며 나풀거리는 빨간 실을 따라갑니다.

이 다음장부터 아기 펭귄들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겁도 없는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아니, 아기 펭귄들은 실을 무작정 쫓아가요. 빙하를 뛰다가 배를 타고 높은 빙산을 만나 올라갔다가 스릴 넘치게 내려오기도 합니다. 바다에 퐁 빠져도 빨간 실을 잡고 싶어 안달이 나요.

이 바닷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세상에! 엄청 큰 문어가 나타났어요. 이 문어를 피해서 도망쳐야 하는데 바닷속에서 커다란 문어를 피할 방법이 있을까요? 절체절명한 위기에서 일곱 마리 아기 펭귄들이 생각해낸 건 빨간 실을 이용하는 것이었어요. 펭귄들은 서로 힘을 합쳐서 거대한 괴물같은 문어에 대항하기로 합니다. 앞으로 문어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될까요? 펭귄들은 무사히 대왕 문어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 모험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요? 빨간 실을 잡기 위해 시작한 모험은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요? 자야 하는데 겁없이 밖으로 나가서 신나는 모험을 겪는 아기 펭귄들, 과연 오늘밤을 무사히 넘기고 집으로 돌아와 편히 잠들 수 있을지, 결말은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신간 도서인데 아이들에게 읽어주니 난리가 났어요. 엄마가 자라고 했는데, 겁없이 나가서 노는 것부터 맘에 들었나봐요. 이런 반항(!)을 따라하면 안되는데요. 아기 펭귄 일곱 마리는 각자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어요. 신나게 노는 펭귄, 춥다고 떠는 펭귄, 혼자서 조용히 노는 펭귄 등. 펭귄들은 모험이 펼쳐지는 곳에서도 각자의 스타일대로 움직입니다.

7명이라는 이 숫자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꾸 궁금해져요. 사이다 작가의 <가래떡>에서도 7명의 인물이 등장했는데요. 이 <펭귄 이불>에서도 아기 펭귄은 7마리입니다. 그러고보니 서양의 옛이야기 속에서도 7명이나 7마리가 등장해요.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아기 염소 7마리도 있고요. 백설공주를 도와주는 착한 일곱 난장이도 있어요.

아기 펭군 7마리는 함께 모험을 떠나요. 다같이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모두 힘을 합쳐 문어에 맞서려고도 하지요. ‘따로 또 같이’ 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말썽을 피워도 고생을 해도 모든 걸 함께 하는 사이좋은 형제들입니다.


결말을 보고 다시 표지로 돌아와서 책을 펼치면 앞표지와 뒷표지가 이어져 한 장면을 이룹니다. 일곱 마리를 한 쪽면에 그리기도 쉽지는 않아요. 각자 개성이 넘치는 일곱 마리 아기 펭귄들. 아가들을 키우는 엄마 펭귄이 존경스럽습니다. 아이들을 재우는 엄마는 대단한 일을 하는 거예요.



이 책의 매력은 잠자리 그림책답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낼 수 있어요. “자, 이제 책 다 읽었으니까 잘까?” 하면, “네~ 이제 잘래요.” 하고 찰떡같이 대답을 해줍니다. 몇 번 성공해봐서 확실합니다. 아이들을 얼른 재우고 엄마도 쉬고 싶다면, 잠자리 그림책으로 <펭귄 이불>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선물받고 리뷰 약속도 없었지만, 제가 읽고 효과봐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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