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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인어
루시아노 로사노 지음, 박재연 옮김 / 블루밍제이 / 2022년 2월
평점 :
<파리의 작은 인어>는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 광장’에 있는 ‘바다의 분수(= 퐁텐 데 메르)’ 꼭대기의 인어 조각상이 주인공입니다. 파리의 명소답게 이곳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요. 주인공 인어 조각상은 간절한 소원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날 기회가 와서 소원을 빌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소원일까요?
그림책 작가 ‘루시아노 로사노’는 공항과 여행사에서 일을 하다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편견’을 싫어하며 흥미롭고 겸손한 사람들을 좋아한답니다. 이 세상은 결국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 이상주의자입니다. 문빕 어린이책 상(2019) 수상 작가입니다.
책의 줄거리
바다의 분수 꼭대기 인어 조각상은 어느날 아이가 분수에 동전을 넣고 잠시 소원을 생각하는 사이에 자신의 소원을 얼른 빌게 됩니다. 평소 인어 조각상이 간절히 바라던 소원은 ‘바다에 가보고 싶어.’였어요.
물고기 꼬리를 가진 조각상에게 불가능한 꿈이었지만, 이번 소원빌기를 계기로 인어 조각상은 그날 밤 두 다리가 생기며 걸을 수 있게 되었어요.
소원의 유효기간은 단 하루뿐! 인어 조각상은 파리 시내를 걷기 시작합니다. 분수 꼭대기에서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했던 거리, 그곳은 처음으로 걷는 인어 조각상에게는 너무나도 낯설고 힘든 여정이었어요.
지나치는 모두가 말렸습니다. “길은 너무 멀고 험해! 여기에 있어.” 모두가 그 소원을 포기하라고 해도 인어 조각상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외쳤어요.
하지만 결국 인어 조각상은 너무 힘들어서 그만 주저앉아 울고 말았습니다. 인어 조각상의 소원은 여기서 멈춰야 하는 걸까요? 더이상 아무런 희망도 남지 않고 고통만 남은 이 순간, 인어 조각상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간절히 바라는 소원을 이루는 방법
작은 인어 조각상에게 “바다에 가보고 싶어.”라는 소원은 실현 불가능한 몽상과도 같아요. 조각상은 움직일 수 없고, 인어는 두 다리가 아니라 물고기 꼬리가 달려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소원을 늘 품고 있던 작은 인어에게 어느날 기회가 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아요.
매일 클래식 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있는데, 성공한 성악가나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내용에는 꼭 이런 말이 나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작은 인어도 늘 그 소원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왔어요. 분수에 동전을 던지고 어떤 소원을 빌지 머뭇거리는 아이처럼 인어 조각상도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면 이 소원은 이루어질 수 없었을 테니까요.
꿈을 실현할 두 다리를 얻은 작은 인어는 걷기 시작합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어요. 꿈이 실현되려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꿈을 이루기란 결코 쉽지 않았죠. 그 꿈을 실행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열심히 걸었지만, 그녀의 도전은 번번히 제지당했어요. “길은 너무 멀고 험해. 여기에 계속 머물러 있으렴.”
꿈을 향한 도전을 방해하는 시련
영웅의 모험담에는 언제나 시련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을 각성하게 하고 고난에 굴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게 하여 영웅은 진정한 승리자가 되지요.
작은 인어도 바다로 가고 싶은 꿈을 실현하는 여정에 많은 방해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다정한 목소리로 작은 인어에게 시련을 줍니다. “여기에 있으렴.” 이 시련은 작은 인어의 용기를 꺾는 달콤한 유혹의 목소리에요.
작은 인어를 말리는 이들을 보며 부모인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아직도 어리고 약하게만 느껴서 내 품 안에 끼고 엄마가 뭐든 해결해주려고 했던 건 아닐까?하고요. 아이의 꿈을 무시하고, 가능성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며 주어진 환경 안에서 만족하고 가만 있으라 한 건 아닌가 돌이켜 생각해 봤어요.
이 책을 읽는 독자 중 누군가는 작은 인어를 저처럼 자신의 아이로 보는 사람이 있겠지요. 또 누군가는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버티며 살아가는 약한 이를 떠올릴 수도 있어요. 그들의 꿈을 비웃는 자들은 좀더 냉정한 목소리를 내겠지요. “그냥 여기서 머물러.”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용기, 조력자의 도움
영웅의 모험담은 주인공이 포기하지 않음으로 인해 더 멋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작은 인어 조각상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고 해요. 하지만 결국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지고 맙니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버려요.
꿈을 포기해야만 할 때, 조력자가 등장한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요? 영웅은 힘을 얻어서 시련을 극복할 수 있어요. 신데렐라에게 착한 요정이 찾아왔던 것처럼, 작은 인어에게도 조력자가 등장합니다.
조력자의 등장과 그들의 도움은 의미가 커요. 주인공이 현실의 벽, 한계를 느낄 때, ‘너 혼자 해내야 해!’ 라는 말은 눈앞의 난관을 어렵게 만들어요. 하지만 조력자가 도움을 준다면 주인공은 다시 힘을 내서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책 속에서는 주저앉아 울고 있는 작은 인어에게 두 조력자가 등장해요. 모두가 안된다고 했지만, 조력자는 작은 인어에게 끝까지 도전할 수 있는 힘을 내게 하는 말을 해주지요. “같이 가자.”
작은 인어 조각상이 앞으로 어떻게 꿈을 이루게 되는지, 소원을 이룬 뒤에는 어떤 일이 펼쳐지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이 책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