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범생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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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손현주의 신작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오롯이 나로 살아가려는 청소년들을 위하여 쓴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손현주 작가



주인공 선휘는 17살로 쌍둥이 형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선휘는 많이 혼란스럽다. 영혼의 반쪽이라는 일란성 쌍둥이 3분 차이의 형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형은 분노조절장애로 인해 한 사람을 죽음 직전으로 몰아 넣었고, 그 벌로 소년원에 들어가기 전날 형은 집 화장실에서 목을 맸다. 선휘가 제일 먼저 그 모습을 발견한다.

형 건휘와 선휘 자신이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매는 건 그들의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컸다. 어려서부터 시키는대로 해야하고, 학업에서 1등, 나중에 무엇이 될 것까지 다 정해서 그 길로만 가도록 강요한 어머니. 뜻대로 따르지 않으면 폭력을 휘두르던 어머니의 매는 사랑의 매로 둔갑되었다. 쌍둥이 형제는 어머니의 속박 아래에서 그저 인형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학대를 받은 삶은 형으로 하여금 분노 조설 장애를 일으켰다. 게다가 잘못한 것을 동생에게 뒤집어씌우는 어머니의 말과 행동에 형 건휘는 비겁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죽음으로 도피한 것이다.

선휘는 형의 죽음 이후 어머니의 뜻에 따라 인형처럼 살지 않기로 한다. 어머니가 바라던 모범생의 삶을 끝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형만큼 괴롭고 죽을 것 같이 답답한 그의 하루하루는 단지 어머니에게는 심한 반항으로만 보여지며 둘은 더 심하게 갈등한다.

다행히 선휘에게는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같은 반 친구 은빈이가 있었고, 나중에 청소년 쉼터에서 만난 어깨 문신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보다 더 애정을 쏟아준 이모도 있었다.

작가 후기에 <교육의 학대는 폭력이다>고 나와 있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가능성과 재능을 품고 태어나 사는데, 누군가는 부모란 위치로 아이들을 구속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조종하려고 한다.

예전에 히트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다. 거기에서도 미칠 정도로 교육열에 목매는 상류층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의 지위가 다 그렇게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해서 그들 중에는 삶이 끝난 아이도 있었고, 어떤 부모 역시도 죽음으로 끝났다. 어떤 부모는 그의 부모에게 눈물을 보이며 ‘나는 평생을 이렇게만 살아왔는데 어떻게 무슨 판단을 하면서 살라는 거냐?”고 절규한다.

드라마나 이 소설이나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그래도 희망이 엿보인다. 청소년들에게 이런 희망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건 어른의 책임이고 사회의 책임이다.

인상깊은 구절

“모범생 근처도 못 갔어. 믿지 않겠지만, 난 그 시절에 세상을 꽤 증오했어. 그런 부정적 생각들이 날 병들게 하고 못 일어서게 했어. 그때 불미스러운 일로 경찰서에 가게 되었는데 경사 한 분이 형처럼 고민도 들어주고 멘토 역할을 해주셨어. 그 덕에 지금 내가 있게 된 거야. 환경을 탓해봤자 나만 손해라는 걸 뒤늦게 알았어. 오히려 내 환경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는 게 더 필요한데, 아이들은 환경만 탓할 뿐이지 일어서는 법을 몰라. 난 그걸 가르쳐주고 싶어.”

아저씨는 담담하게 우릴 보며 말했다. 나는 아저씨를 보며 진짜 어른을 보는 것 같았다.

(168~169쪽)

자살은 세상에 대한 도피라는 생각을 잊어본 적이 없다. … 나만의 빛이 점점 사라지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내가 저항한 건 오로지 살기 위해서였다.

(174쪽)




이 책은 문화충전200퍼센트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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