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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럼쟁이 꼬마 유령 ㅣ 사각사각 그림책 26
플라비아 Z. 드라고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11월
평점 :

표지에는 볼을 붉게 물들인 귀여운 유령이 웃고 있어요. 그 뒤로 해골 얼굴의 기타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도 보이고요. 죽은 이를 위한 제단처럼 영정사진과 촛불, 음식과 화분 같은 식물도 보여요. 바구니에는 편지봉투도 담겨 있고요.
표지의 꼬마 유령은 제목처럼 부끄럼쟁이겠지요. 귀엽고 수줍은 꼬마 유령을 무엇을 부끄럼 타는지 알아볼까요?
이 귀여운 꼬마 유령을 탄생시킨 작가는 플라비아 Z. 드라고입니다.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터에요. 다양한 재료와 디지털 기술로 새로운 색, 질감, 모양을 창조하는 걸 즐깁니다.
책 속으로

꼬마 유령의 이름은 구스타보에요.
평범한 유령이고, 바이올린 연주에 푹 빠져 있어요.

구스타보는 너무 부끄럼쟁이라 아이스크림 시키는 일조차 용기가 안 났대요.
하지만 제일 괴로운 일은 바로 친구 사귀기라 겁난다는 거에요.

구스타보는 괴물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어요.
용기를 내 보자.
우선 친구들 눈에 띄어야 해!
구스타보는 어떡하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했어요.

그래서 편지를 보내기로 했어요.
큰맘 먹고 쓴 아주 특별한 편지를요.
죽은 자들의 날 파티가 열리는 다음번 보름밤에 공동묘지에서 바이올린 연주회를 열면서 친구들에게 공연 초대장을 쓴 거에요.
친구들이 안오면 어떡하지?
구스타보의 걱정은 커져만 갔지만 숨을 수 없었어요.
공동 묘지에서 열리는 구스타보의 연주회.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구스타보는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연주회 이후에 구스타보의 하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짝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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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사귀는 어려움
어른들이 사회 생활이 녹록치 않다고 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기관에 들어가면 첫번째 사회 생활을 경험한다고 해요.
자신을 마냥 사랑해주는 가족의 품을 벗어나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서로 얼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달라요. 선생님이 계시니 도움은 받겠지만, 그래도 친구 관계는 스스로 터득해나갈 후밖에 없지요.
성인도 처음 본 사람에게 넉살 좋게 말 걸고 친해지기 쉽지 않은데 아이들은 얼마나 떨릴까요. 게다가 성향이 부끄러움이 많거나 낯선 이들을 상대할 때 수줍어 하는 아이라면 먼저 다가서며 용기내기가 만만치 않을 거에요.
용기를 내 보자!
부모들은 친구를 만드는 과정을 자신들이 대신 해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걱정스러워하기도 해요. 하지만 결국엔 아이가 스스로 용기를 내야하는 일이지요.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친구를 사귀기 어려워한다면 방법을 같이 생각해보고 용기를 내게끔 북돋워주어야 한다고 봐요.
이 그림책에서는 부끄럼쟁이 꼬마 유령 구스타보가 ‘용기를 내 보자!’ 하면서 친구들을 사귀는 방법을 제시했어요.
저는 책을 읽어주며 저희 아이에게 “친구를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물어봤어요. 아이는 “먼저 다가가서 내 이름 알려주고 인사해요.” 대답했어요. 저도 막연하게 친구에게 먼저 말 걸면서 다가가면 되지 않을까 했었어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친구 사귀는 방법으로 편지쓰기를 제안했어요. 아마 직접 얼굴 보고 말을 거는 부끄러움이 있다면, 편지를 통해서라도 용기를 내보라는 의미 같아요.
사회성을 기르기
그 편지에는 자신의 연주를 들으러 오라는 초대의 내용이 적혀있었지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 보여주면서 나 자신을 알리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친구들도 서로에 대해 모르고 있으니까요.
친구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게 사회성이라고 봅니다. 그림책에서도 유령 친구들은 꼬마 유령 구스타보가 말수는 적어도 친구들을 잘 도와주고 지켜주는 좋은 친구라는 걸 알게 돼요.
멕시코의 축제 ‘죽은 자들의 날’ 배경
부끄럼쟁이 꼬마 유령 구스타보가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언급하는 게 ‘죽은 자들의 날’ 파티에요. 그 날 바이올린 연주회를 하겠다고 초대장을 쓰지요.
구스타보의 멋진 연주와 친구들과 가까워지도록 만들어 준 그 날, 이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의 대표적인 축제입니다. 영화 ‘코코’에서도 나오는 배경이기도 해요. 작가님이 멕시코시티에서 출생하고 자랐기에 익숙한 고향의 축제를 배경으로 하여 화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림을 장면마다 그려내고 있어요.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사각사각 그림책은 비룡소 출판사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책이에요. 아이들이 처음으로 기관에 가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친구를 사귀는 과정의 어려움을 이해해줍니다.
아이들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 <부끄럼쟁이 꼬마 유령>을 추천합니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