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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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수필가 오덕렬

 

 

 

 

contents

 

 

 



책 속으로


1부. 고향, 고향은 어머니이다

1부의 내용을 읽어보면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저자가 연세가 있기에 독자인 제가 경험하지 못한 옛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부모님께 들어왔던 이야기라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김유정 소설이나 이청준 소설 속에서 몇번 접해본 이야기 같기도 했어요. 다만 경험의 유무에서 오는 차이가 많아서인지 온전히 이해하긴 어려워서 안타까웠습니다.


<어머니의 치성>
제가 읽었던 한 에세이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도 본인의 깊은 신앙으로 힘듦을 극복하며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살았습니다.
이 <어머니의 치성>도 종교와 상관없이 마음 속에 의지하는 나만의 절대신에게 비는 정성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정성어린 마음이 자식들을 무탈하게 해주는 원동력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전화>
저자는 이제 돌아가신 어머니와 더이상 안부전화하며 통화할 수 없습니다. 허망하게 돌아가신 어머니. 선산으로나마 남아 있어서 다행으로 여기지요.

저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일이지만, 심정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평생을 함께 하고픈 분은 다들 어머니이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선산을 남기는 것은, 저는 화장하고 납골당을 더 선호하지만 이러한 장례 문화는 아직 개인차가 있으니 조심스럽긴 하네요.



2부 삶의 지혜

<야, 제비 똥이다>
고향 마을에서 보이지 않게 된 제비. 왜 안보이게 되었을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논과 밭에 농약을 뿌리고 그것에 벌레가 죽어가고 그 벌레를 잡아먹은 제비 몸에 농약이 쌓이면서 결국엔 알껍질이 얇아져 새끼를 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농약을 치면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귀찮은 것들을 빨리 처리할 수 있다는 눈앞의 욕심 때문에 사람들은 너도나도 뿌려댔지요. 독한 농약이 벌레들을 죽어나가게 만들고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어지니 제비도 멋모르고 그에 이득에 취해 달려들었다가 결국엔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어요. 사람들은 앞으로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거에요. 우리라도 어떻게 될 지 앞날은 모르니까요.


<너구리와의 대화>
고향 뒷산에서 올무에 걸린 야생 너구리를 발견했습니다. 발견한 사람들끼리 걱정스레 한마디씩 하니 신기하게도 나구리도 알아들었는지 몸부림치다가 가만히 멈췄습니다. 다 풀어주고 해코지할까봐 살짝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순한 눈망울로 사람들을 쳐다봤습니다. 다들 조심히 가라하니 조용히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너구리는 신기하게도 자신을 해칠 마음이 없고, 구해주려는 말을 알아들은 듯이 얌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올무를 푸는 그 순간에 혹시라도 자신들을 다치게 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을 했지요. 짐승보다 오히려 사람의 마음이 변덕스러운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 봅니다.



3부 봄, 그 새로운 시작

<눈 오시는 밤이면>
저자는 함박눈이 내리는 밤, 다음날 아침의 풍경이 기대되기도 하면서도, 펑펑 쏟아져서 학교에 안가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어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눈은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아요. 비는 추적추적 춥게 느껴지지만,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은 오히려 따스함이 느껴지지요. 막상 춥긴 하지만 기분이 그래요. 함박눈이 주는 기분 좋은 추억입니다.


<겨울 싱건지>
저자는 학창 시절, 겨울밤에 방학 숙제 하다가 큰방으로 건너가면 어머니가 출출한 속내를 알아채고는, 아랫목에 놓아둔 밥 한그릇과 싱건지를 꺼내서 먹게 해주셨어요. 알맞게 익은 그 무의 담박한 맛을 좋아했습니다. 겨울밤의 싱건지는 어머니의 손맛이었어요. 바로 어머니의 자식 사랑맛.

저도 어머니가 손수 담그시는 싱건지를 좋아해요. 보통 동치미라고 부르지요. 이 국물 떠먹으며 무 한입 베어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어요. 밥도둑이 따로 없지요. 겨울에 제격인 음식입니다. 정성을 담아 만드는 싱건지는 정말 사랑의 맛이에요.




4부 말과 생각, 수필을 말하다

<엣세 (Essais)>
수필(에세이)는 문학입이다. 창작문예수필은 한국에서 정립된 것입니다. 이론을 세우지 못한 문학은 길게 뿌리내리기 힘듭니다. 현대문학의 창작론에 근거한 새로운 수필문학 이론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봅니다.
새로운 수필문학, 즉 창작문예수필의 창작 개념은 ‘시적 정서의 산문적 형상화 문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232쪽)


저자는 4부를 통해 <창작문예수필>의 개념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학창 시절 짧게 배웠던 ‘붓가는 대로’ 쓰는 문학은 폐기해야 할 정의라고 말하고 있어요.
수필(에세이)는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현대문학 이론이 뒷받침되지 못하여 개념이 명확하지 못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창작문예수필을 현대문학의 새로운 이론으로 정립하며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이론을 계속 읽어내려 가면서 이것들은 기억하겠습니다.

창작수필은 ‘대상 사물과 나누는 마음의 이야기’이다. (237쪽)

창작수필의 작법 개념은 <구성적 비유의 존재론적 형상화>이다.  (239쪽)

(239쪽)

 

 

 

(247쪽)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일반적인 수필인 줄 알았던 이 책은 뜻밖에 <창작문예수필> 이론을 알려주었습니다. 저자의 지난 과거의 추억 이야기가 때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공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수필들을 <창작문예수필>의 이론을 대입하면서 다시 곱씹어보니 시적인 운율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아집니다.
한 이론에 대해 금방 깨치기란 어렵습니다만, 이러한 이론에 적용할 만한 많은 수필을 앞에서 준비해 두었기에 뒤의 이론 내용이 지루하거나 마냥 어렵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배웠던 이론들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했고요. 수필은 붓가는 대로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대학교 교양수업에서 배우는 문학 이론과 실제를 가볍게 교실 밖에서 배운 느낌이에요.
내가 알고 있던 게 실은 제대로 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창작문예수필을 담은 책 <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이었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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