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옳다 네 마음도 옳다
아솔 지음 / SISO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내마음은옳다네마음도옳다 #아솔 #시집



깊은 밤, 잠이 안 와서 눈을 떴다. 물 한잔 마시고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새근새근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엄마는 잘해오고 있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뒤척여 쉬이 잠들지 못할 때 문득 읽고 싶어지는 가벼운 책, 시집.
호흡이 긴 소설은 밤새 읽어 아침에 눈을 못뜨게 만들 것 같고, 실용서는 머릿속에 한 줄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서.
가볍지만 공감이 되고 부담없이 작은 울림을 주는 시집을 골라본다. 나와 같은 아이 엄마가 쓴 시집.
술에 취해야 내 마음을 말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꼬장을 부리는 것처럼 생각해 달라며 훤히 내 생각이 드러나게 하는 시를 쓰는 그녀, 윤아와 윤솔 두 아이의 엄마인 아솔 님의 첫 시집이다.



시인 #아솔

윤아, 윤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시 쓰는 케미스트이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15년을 신약 개발 연구원으로 지냈다.
낮에는 연구를 통해 과학적 본질을 찾아가고, 밤에는 시를 쓰며 삶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했다.




차례







시에 빠져들기

같은 아이 엄마라서 그런지 아솔 시인의 시에도 가족을 주제로 한 시들이 많다. 그리고 내가 공감되는 시 역시 결국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랑 시



연애하고 결혼하고 나면 여자들의 마음은 다 비슷하나 보다. 참 좋았다가 서운하게 할 땐 웬수같았다가도 옆에 없으면 허전하고 걱정되는 사람, 바로 남편이다. 이 시를 읽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말은 ‘얄미운 남편!’이었다.




청소 


 



시인은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붙잡고 살 수만은 없다는 걸 알기에 청소하며 묵은 먼지를 치운다. 흔적을 다 지우는 게 아니다. 눈에 보이게 놔두며 헛된 집착을 끊어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잊혀지지 않는다. 지우고 없애는 게 아니다. 마음 속에서 늘 그리울 것이지만 삶이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기에 묵은 것은 털어내본다.
난 아직 겪어본 적은 없고 다만 우리 부모님을 보며 그 마음을 겨우 조금 헤아려볼 뿐이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너의 존재



아이가 부모를 선택해서 찾아온다는 말은 나 역시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운명이지 않을까. 수십 억 확률로 만난 부모와 자식의 사이는 실은 운명이기에 그러한 선택을 받은 게 아닐까 싶은 것이다.
때로는 화가 나고 답답하게 만드는 우리 애들이지만, 어쩔 땐 자는 모습이 가장 예뻐보이지만, 생각해보면 늘 먼저 웃어주고 나를 제일 먼저 찾아주고 나를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는 우리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이 믿고 선택한 결과가 나이기에 오늘도 부모로서 제대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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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나의 생각,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며 쏟아내는 이야기같다. 다만 눈물 펑펑 쏟으며 상대방을 붙잡고 하소연하는 게 아니라, 무거운 분위기 잡지 않고도 내가 생각한 바를 조근조근 말하는 것이다. 그러한 느낌이 들면서 공감하게 만든 시들이 있다.



두 갈래 길



나 역시 내가 걸어온 이 길이, 이 선택이 맞는지 늘 고민한다. 성인이 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더더욱 내 선택에 어깨가 무겁다. 잘 해오고 있는 건지 밤에 한숨도 늘었다.
시의 한 구절, ‘어느 길이든지 예정된 길이었다’ 이 말이 나에게 와닿았다. 선택에 대한 고민, 내가 잘못했으면 어떡하지 하는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이러한 것들에 대해 나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괜찮다고 토닥여주고 나의 선택과 결정을 믿고 지지해주는 이 말이 참 고마웠다.





해독


 


 

몸에 오는 통증이나 마음에 오는 통증에 어떤 원인이나 이유가 딱히 없다. 그렇지만 실은 알면서도 지나갔기에 애써 묻혀두고 말로 꺼내기 힘든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버텨내고 이겨내겠다고 나를 다스리려고 애써온 시간동안 독으로 바뀐 나의 부정적인 감정들. 때론 삶의 원동력이 되었을 지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나를 아프게 만든다. 후회는 어느 순간에는 치유되어야 할 것들이다. 몸부림치면서 독이 빠져나가게끔, 그리하여 내 몸이 아프지 않고, 내 마음이 아프지 않고 부정적인 것들도 긍정적인 변화로 돌아와 나를 성장시키기를. 해독에 대한 나와 시인의 생각은 약간 다를지라도 시인이 꺼낸 이야기가 나에게로 와서 나도 많은 생각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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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시인의 마음이 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내가 시내림을 받은 걸까.. ’ 놀라는 듯, 즐거운 듯, 잘 써지는 것 같아! 즐기는 듯하며 어렵지 않게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었다고 표현하는 게 좋다.
그러한 마음이 담겨 내게도 미소짓게 했던 두 편의 시로 마무리해본다.




시내림

시가 내려온다
내 마음에 주룩주룩
나는 그것을 얼른 받아 적는다
내가 시내림을 받은 걸까...





꼬장부림

감춰둬야 할 게 많은데
너를 만나니
모든 게 훤히 드러나
그냥 꼬장이라고 생각해줘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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