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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의미 부여
정들 지음 / 마누스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의미있는의미부여 #정들


마카펜으로 그림을 그린 삽화가 들어간 에세이라서 표지부터 눈길이 갔습니다. 색감이 살짝 연하면서 부드러워, 이 책을 읽게 되면 누군가 저를 조용하게 감싸 안아 주며 육아로 지친 저의 등을 토닥이고 위로해 줄 것만 같았습니다. 위로와 공감을 얻길 바라면서 책을 펼쳤습니다.
작가 #정들
떠오르는 것을 쓰고
보이는 것과 보고 싶은 것을 그립니다.
마카펜으로 그린 그림을 좋아합니다.
목차



챕터 1은 ‘다정하고 냉정한 의미 부여 - 세상 들여다보기’ 주제로 하여 40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챕터 2는 ‘달달하고 씁쓸한 의미 부여- 사랑과 이별 들여다보기’를 주제로 하여 21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인상 깊은 장면
저는 이십 대처럼 ‘세상아, 덤벼라. 내가 간다!’ 하면서 호기롭게 도전하던 나이도 아니고, 직장 생활을 하며 열심히 내 능력을 펼치고 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안달하던 삼십 대도 아닙니다.
세상이 나를 품어줄 때는 다정한 줄 알았지만, 냉정하게 나를 평가받고 서럽게 눈물 흘리거나 조용히 뒤돌아서야 했던 세상도 겪어 왔지요. 그래서 작가의 글을 읽으니 무릎을 치면서 감탄하게 되고 더욱 공감이 되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그에 해당하는 한 장면들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보고 있노라면, 마카펜으로 표현해 낸 그림에 눈을 뗄 수 없게 빠져들게 됩니다. 때로는 문장의 의미를 명확하게 눈으로 보여주게 만들고, 풍경 그림에는 위로받기도 합니다.
상처투성이여도 괜찮아

세상에는 많은 시선이 존재하며 수많은 잣대와 평가 속에서 상처받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누군가는 훌훌 털고 잊어버릴 수도 있고, 이것을 발판삼아 더 높이 뛰어 오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크게 상처받고 숨어버릴 수도 있어요. 자신을 꽁꽁 숨기고 혼자서만 다니고 살아가려고 더 웅크리고 있을 수도 있지요.
이렇게 상처가 가득한 누군가가 또 다른 상처를 가진 이를 만났을 때, 애써 밝은 척하지 않아도 이해해주고, 많은 말을 떠들지 않고 침묵에도 기다려주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어요.
이는 단순히 나보다 너 힘든 사람이 있으니 내가 너보단 낫구나하는 우월감이 아니에요. 누가 더 상처가 많은지 경쟁적으로 과시하려는 것도 아니고, 상처를 더 주려고 아등바등하지도 않지요.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는 말은 너의 아픔을 공감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날카롭고 매서운 눈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동정과 연민을 가지고 부드럽게 돌봐줄 수 있다는 것이에요.

하얗게 눈 내리는 밖에서 서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내미는 길 고양이는 상처가 많을 것 같은 둘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상처를 보듬어줄 거라는 따스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차갑게 내리던 눈은 둘의 마음을 깨닫게 되면서 덩달아 따듯하고 포근하게 감싸 안는 온기로 바뀌지요.
4의 의미


숫자 4는 죽음을 의미하는 한자와 음이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꺼려합니다. 하지만 숫자 4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지요.
책상 다리, 의자 다리, 자동차 바퀴처럼 4개인 것들은 3개처럼 불안하게 버티고 넘어지려는 것을 안정적으로 바로 서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안정감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기존의 어떤 대상을 낯설면서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지요.
결국 나 자신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대상은 달리 보이고 얼마든지 신선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새로움이 주는 신선함과 기분 좋은 낯섦을 느끼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을 전혀 새롭게 봐 보는 것이다. 일상 도처에 널려, 존재가 너무도 당연해 존재감이 없던 것들, 그것들에 의미를 부여해보고 그것들이 주는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3쪽)
추천하고 싶은 사람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쳐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떠들석하진 않더라도 허한 내 마음을 무언가로 채우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친다면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카펜 그림이 주는 편안함과 포근함이 가져다 주는 따스한 공감을 함께 하고픈 사람이라면 <의미 있는 의미 부여>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