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가장 큰 피해자가 성빈이라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 여자와 싸우는 동안 나는 성빈이의 존재를 잠시 잊었다. 성빈이의 울음소리는 더 이상 달래야 할 것이 아니라 윗집을 공격하는좋은 무기일 뿐이었다. 윗집과 내가 만들어내는 소음들은 성빈이를 불편하고 아프게 했다. 그럴수록 성빈이는 더 크게 울었고 나는 그 울음이 윗집을 힘들게 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울음소리가 크게 전달되도록 소파에 올라서서 성빈이를 달랬다.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을 우연히 보고 경악을 했다. 눈물범벅이 된 새빨간 성빈이의 얼굴에 대비되는 밝게 웃는 얼굴의 나. 성빈이와 나를 해친 것은 갑자기 나타난 위층 여자가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었다. 더 망가지기 전에 나는 아무래도 이사를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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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기를 바라는 대신 나이듦과 더불어 살아가자. 운동을 하면서 ‘성공적인‘ 나이듦같은건 생각하지도 말자. 노화는 질병이 아니라 삶을 의미한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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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과 약탈은 무보수로 끌어모은 병사에게보상하는 방법이자
정복자에게는 적을 응징하고 굴복시킴으로써 승리를 확인하는 방법, 곧 로마인이 "Vae victis(정복당한 자에게 비애를!)"라는어구로 표현한 방법이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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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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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는 풀 수 있으나 자신의 욕심에 스스로 눈먼 인간을 눈 뜨게 할 방법은 없다." - P448

어떤 사람들에게 삶이란 거대한 충격과 명료한생존본능이 동시에 찬란하게 떠오른 과거의 어느시간에 갇힌 채, 유일하게 의미 있었던 그 순간에 했듯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되풀이해 확인하는것으로 요약된다. 그 순간은 짧지만, 순간이 지나간 뒤에도 오래도록 자신의 생존을 그저 무의미하게 반복해서 확인하는 동안 좋은 시간도 나쁜시간도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간다. 삶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과거에 고정되어버린 사람들, 그도, 그의 할아버지도, 그의 어머니도, 나도, 살아 있거나 이미 죽었거나, 사실은 모두 과거의 유령이 불과했다. - P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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