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라『당신과 다른 나는 삶을 매개하는 허구와 삶 자체가 더이상 구별하기 어렵게 근접할 때, 마치 도플갱어처럼 나의 실존과 분리되어 유령처럼 움직이는 또 다른 나를 연출한다. 인식론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존재론적인 차원에서도 그렇다. 이 도플갱어는 내가 만든 허구적 존재로서 인식론적으로도 나와 연결된 존재지만, 더 엄밀한 의미에서 이미 허구가 삶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나 자신의실존적인 소외이기도 하다. 마치 이 소설의 두 서술적 의식이 소설이라는 형식적 틀 속에서 결코 손쉽게 분리될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 박인성, 「작품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