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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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죄 많은 세상 가운데에서

본향인 천국을 소망하면서

신앙을 지키며 힘겹게 살아가는 성도들

외국 생활을 오래했음에도 언제나 '이방인'처럼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태어나서 자고 나란 환경, 그 안에 묻어둔 정체성, 고향을 향한 미친 그리움은 인간의 보편적 감성이다. 이 책은 한국계 미국인인 폴윤 작가의 색이 짙게 묻은 책으로 자선적인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 내에서도 촉망받는 작가로 이번 책도 <타임>, <뉴요커> 등 언론 매체의 찬사를 받았다. 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 곳에 뿌리내리기 위해 방황하는 여정들이 묘사되어 있다.

왜 제목을 '벌집과 꿀'로 했을까 한참 생각했다. 벌집과 꿀은 뗄레야 뗼 수 없는 관계이므로 19세기말 연해주에 임관한 러시아인 장교의 정착지 찾는 모습을 가장 잘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한인2세 부부, 고아 소년 등 나만의 집을 찾기 위해 긴 여정을 함께 하는 모습이 애틋하면서도 때로는 서정적으로 묘사되어 마음이 슬퍼지기도 했다. 인간이 얼마나 자기의 집을 그리워하는지, 그로 인해 먼길을 돌아야 하는 애처로운 상황들이 반복된다. 책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무슨 꿈을 꾸고 있었니?'와 같은 마음을 울리는 문구들이 등장할땐 먹먹해졌다.

단기간 집중해서 읽기에 적합한 책이지만, 그 여운은 꽤 오래간다. 어제는 잊고, 오늘은 최선을 다하고, 내일은 희망을 갖는다는 보편적인 인간의 메시지가 잘 어울리는 소설로 누구나 즐겁게 읽기 좋다. 매순간 노력해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정체성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을 주는 책으로, 추천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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