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아직 이루지 못한 일 사이를
묶인 듯 힘겹게 뚫고 가야 하는 그 고난은
백조의 서투른 걸음걸이와 같다.

그리고 죽음, - 우리가 날마다 딛고 서 있는 이 땅을
끝까지 잡아 두지 못한다는 것은
백조가 불안스레 물 위로 내려앉는 일과도 같다. -

그러나 백조를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물은
행복하게, 지나간 옛일인 듯,
몸 아래로 끊임없이 물결치며 흐르고
백조는 한없이 고요하고 안전하게
나날이 성숙해지면서 당당한 모습으로
의젓하게, 편안히 떠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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