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
이수연 지음, 주노 그림 / 소울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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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강렬하게 다가온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

죽으려고 산 번개탄으로 고기를 구워먹다니?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장이었다

죽으려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으며,

그것으로 고기를 구워먹게 된 경위는 무엇인지

의문을 가진 채 페이지를 넘겼다






작가는 줄곧 시니컬한 문체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한다

죽으려고 했던 이야기, 죽으려다가 실패한 이야기,

정신과 상담을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던,

불면증에 시달려 알콜에 의존했던 지난 날들과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악을 쓰며

차라리 죽여달라고 남편에게 애원했던 이야기 등등

이 책에 담겨 있는 내용 중

가볍게 흘려 읽고 넘길만한 얘기는 없었다

짧고 가벼워도 괜스레 한번 더 생각하게끔 만드는

문장들이 있었고, 공감가는 일화들이 많았다



이 책은 인간관계가 쉽지 않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더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 같다

나 역시 이 글의 작가처럼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고, 혹시나 날 싫어하진 않을까

잘 보이려 애를 쓸 때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어떤 일을 하든

혼자 하는 게 편했다

수직적 관계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든 사무직보다

차라리 몸이 힘든 생산직이 훨씬 편했고

몸이 힘드나 정신이 힘드나 기가 빨려

퇴근 후에 쓰러져 잠들기 일쑤였지만

적어도 몸이 고달픈 쪽이 스트레스는 덜 받았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작가님의 삶이

많이 어둡고 힘들었겠구나, 싶으면서도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같이 고통을 감내했을

남편분도 많이 힘들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만이 답인 해결책 속에서

속절없이 망가져가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분의

심정도 정말 괴로웠을 것 같다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을텐데

그 시간들을 견뎌낸 것이 참 대단하다





작가님의 말처럼

위로는 타인이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직접적으로 위로의 메세지를 던지지 않아도

작가 본인의 얘기를 함으로써 타인이 그로부터

알아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가지기도 하니까

위로 아닌 위로가 필요한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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