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김예지 지음 / 성안당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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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짧아서 아쉽기까지 했다

그림도 정감이 가고 글씨체도 예뻐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라는 제목의 전 작을 읽어보진 못 했지만 이 작품을 읽고나니 그것 또한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공감이 간 얘기들이 많았다

낯선 사람들이 많은 모임에 가는 것이 두렵고, 주목을 받으면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자리가 불편하면서도 티를 내지 않기 위해 하하호호 웃으며 애쓰느라 집에 돌아갈 때면 기가 다 빨려 있고,

다음 모임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는 것

그건 회사생활에서도 해당되는 얘기다

상사분들한테 뭐 하나 묻는 것도 수십 번 망설이고, 타이밍을 재고

무언가 실수를 하거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해서 쓴소리를 듣게 되면

기가 팍 죽어 집에가서도 그 일에 얽매인 채 답답한 가슴을 달래며 잠을 설치는 날들

 

                                                                     

나도 저자처럼 한 때는 우울증을 겪었고 당시 죽을 용기가 없어 정말 죽지 못해 산다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하루를 견디며 살아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저자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었을지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나 또한 내 성격이 소심하다고만 생각했었다. 낯가림이 심한 것 뿐이라고.

이 현상들이 질병일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들은 회사생활을 잘만 하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럴까?'

'왜 나만 유독 낯선 사람을 대하는 걸 힘겨워 할까?'

'왜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의견을 피력하지 못할까?'

이러한 의문이 들었고 이것 저것 검색을 하면서 내가 주목공포증도 있고 약간의 대인기피증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저자처럼 정신과를 가볼까도 생각했었지만 당시 중학생이기도 했고 주변에서 안 좋게 볼까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나와 달리 저자는 삶을 개선하기 위해 상담 센터도 찾아가 보고 정신과도 방문해 본다

비록 무신경한 의사들을 만나 상처를 입긴 하지만..

 

                                

나 역시도 내 선에서 많은 노력을 했었다

하루에 물 여러 잔 마시기, 햇빛 보기, 산책하기, 초콜릿 먹기, 잠 충분히 자기 등등

저자와 난 방법은 달랐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론 우울에 잡아먹히지 않고 극복해내어 살아남았다

그리고 지금은 저자처럼 살아남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평생의 동반자를 만났고 그들과 함께 하루하루 소중한 날들을 보내고 있으니까

저자도 마지막 부분에서 말한다

자신의 이야기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언젠가 좋은 길은 꼭 나오기 마련이고 희망은 절망이 되지 않는 법이니까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라는 동질감과 공감으로 당신의 소외된 기분을 위로하고 싶다고.

확실히 사회불안장애를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이 쉽게 건네는 말들보단 이 한 권의 책이 훨씬 많은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정신적인 문제가 한 번에 해결이 되진 않겠지만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탓하기 보다는 나도 나아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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