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업계획서와 재무제표를 준비하고, 웹사이트를 제작하고 디지털 상에 이런저런 잡다한 검색기록을 만들어 놓아야 했다
자신의 명함과, 업계 관계자들의 명함을 찍어서 준비하고
누군가 자신의 휴대폰이나 디지털 계정을 해킹할 경우를 대비해 가상의 수신자들과 지난 1년간 주고받은 이메일 트래픽까지 만들어 놓기도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CIA요원이라는 건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면 못할 짓이구나 싶었다
위장 신분을 하나 만들더라도 엄청나게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연구하고 해킹 당했을 때를 대비해 과거의 기록까지 조작한다는 게..
하지만 위험한 곳에 침투하여 상대와의 신뢰를 쌓아야 하는 일이니만큼 완벽하게 자신의 배경과 신분을 구축해 놓지 않으면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러한 생활을 반복하면서 점점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잃어간다
자신이 원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뭐가 진실인고 거짓인지, 정체성을 잃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임무와 관련한 얘기는 남편에게조차 발설할 수 없고 모든 것을 거짓말로 둘러대야 한다
평화를 위해 첩보원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지만, 정작 본인의 삶은 너무 뒷전으로 미뤄둔 것이 아닌지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영상으로 스쳐 지나가는 CIA요원들을 볼 때는 그저 멋있고 영화 속 사람들이니까 현실감이 없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훈련을 받았으며, 무엇을 버리고 현장에 투입된 건지를 알고 나니까 마냥 멋지다고만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남의 돈 받는 일 중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언더커버는 그들의 노고가 더욱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