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기담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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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

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차례의 소제목들이 안 읽고는 못 배길만큼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해서 절로 손이 갔다

Part 1. 신화와 전설(도깨비의 시조,치우/서왕모/마고할미/미인계/피그말리온/루시퍼 등)

Part 2. 영물과 괴물, 요괴(메두사,키메라,피닉스와 스핑크스,히드라와 켄타우로스,빅풋과 예티 등)

Part 3. 괴담과 기담(늑대인간은 늑대인가, 인간인가/저주받은 다이아몬드마법은 실제로 존재할까 등)

Part 4. 믿기 어려운 사실들(신탁, 역사를 흔들다/13일 금요일의 불길한 역사/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빙의와 퇴마 등)

Part 5. 이승과 저승(옥황상제/염라대왕/저승사자/좀비와 강시의 진실 등)

소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주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읽기 전에는 작품의 내용이 가볍게 흘러갈거라고 생각했다. 딱딱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사전은 사전이었다

약간의 기본 지식이 필요하고, 눈으로 슥 읽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밑줄을 치며 읽어야 머릿속에 들어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가볍게 펼쳤다가 공부 모드로 돌변하게 되는 책이었다

집중해서 읽다 보니까 이걸 다 읽고 나면 잘난 척이 아니라 정말 지식을 갖춘 사람이 되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전문적인 얘기들이 많았고 어떤 단어가 생긴 어원이나 인물들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다

피그말리온 효과도 단순히 심리학적 용어인 줄 알았는데, 한 인물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용어라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간간히 주제와 관련없는 사족이 붙어 말이 늘어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 또한 읽어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메두사에 관한 얘기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메두사를 위험한 괴물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녀가 왜 메두사가 되었는지, 그 전엔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전혀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에피소드를 읽고나니 메두사가 참 불쌍한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두사는 원래 완벽할 정도로 아름답고 빼어난 미녀였다. 아테나 신전에서 아테나 여신을 모시는 무녀였고

아테나는 그 당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포세이돈은 적극적인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더랬다

그래서 그는 아테나를 떼어내려고 아테나 신전에서 메두사를 유혹하여 성관계를 갖는다

아테나는 수치와 굴욕을 느끼지만, 포세이돈에게 저주를 내릴 수 없자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은 메두사에게 저주를 내린다

결국 메두사는 하루 아침에 최고의 미녀에서 최악의 괴물로 변해버리고 극심한 좌절감에 빠져

정처없이 떠돌다가 점점 커지는 울분을 견디지 못하고 닥치는 대로 분풀이를 하기 시작한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메두사가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꼴이라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처럼 딱한 사정을 갖고 있는 여인이란 걸 알고 나니까 메두사가 다르게 보였다

그 외에도 평소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많았는데, 기담사전 덕분에 바로 잡아갈 수 있었다

주로 소설만 읽다가 오랜만에 재미있게 공부하는 느낌이 드는 작품을 만난 덕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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