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 지상의 아름다움과 삶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개정증보판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따뜻하고 섬세하다. 우연히 마주치는 작은 순간에도 마음을 써서 특별한 것으로 만든다. 헤르만 헤세가 들려주는 자연 예찬, 자신의 유년시절,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답고 아름답다. 안과에서 눈이 아픈 소년에게 한 줄기 햇볕이 드리우는 장면이 다른 누구도 아닌 헤르만 헤세 앞에 펼쳐져 그 따뜻함을 수십 년 뒤의 사람인 나도 느낄 수 있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책을 읽는 내내 헤르만 헤세의 글보다는, 글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그림에 더 눈길이 갔다. 작가 헤르만 헤세의 글도 좋지만, 화가 헤르만 헤세의 그림들은 더 좋았다. 평화로운 풍경과 평범한 시간을 담은 수수한 수채화들. 연한 물감 밑으로 남아 있는 연필 자국들. 밝고 어두운 부분이 뚜렷하지 않고 그저 밝기만 한 그림들. 글과 그림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긴 이르고, 또 나는 헤르만 헤세를 잘 모르지만, 참 선하고 부드러운 힘을 가진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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