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고 있죠?
수요가 많아지고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도 깊어서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하는 동물이라는 뜻의 '반려동물' 이름까지 붙게 되었잖아요.
대부분 반려동물이라고 하면 강아지, 고양이를 떠올리게 됩니다.
또 조금 독특한 기니피그도 있지요.
그런데 더 특별한 반려동물 이야기가 있다고 하네요.
바로 책입니다. 봄나무 출판의 ≪나부댕이≫!!!
이 책에서는 반려동물로 나무늘보가 나옵니다.
나무늘보라니!!! 정말 의아하고 신기했습니다.

봄나무의 ≪나부댕이≫
2015 샬롯 졸로토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샬롯 졸로토상이란 미국에서 발행된 그림책 중 최고로 선정된 작품에게 주어지는 상이래요.
샬롯 졸로토는 사람 이름으로 미국 작가입니다. 아동문학작가이자 교육학자이기도 하구요.
그가 다녔던 모교인 위스콘신대학에서 샬롯 졸로토상을 매년 수여한다고 하네요.
어린이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그림책! ≪나부댕이≫
저도 아이가 크면 동물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반려동물을 키우게 해주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첫 장에는 어여쁜 소녀가 나와서 반려동물이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킨클봄 사서 선생님과 친구인 메리 포츠, 학교 앞 건널목을 지키는 에드윈 아주머니도
이름이 나오지만
소녀의 이름은 소개되지 않습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이렇게 일인칭시점으로 적혀 있습니다.
아마도 [소녀는, 혹은 영희는] 등의 삼인칭시점보다 [나는]의 일인칭시점이
어린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이름없는 주인공 소녀는 엄마에게 졸라 반려동물을 키우도록 허락받았습니다.
대신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죠.^^

엄마의 까다로운 조건에 만족하는 반려동물을 찾았습니다.
바로 나무늘보! 동물이 빠른우편으로 온 것도 신기하고
얼굴과 팔다리가 박스에서 나와 있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외국에서는 동물택배가 원래 저렇게 숨을 쉴 수 있도록 구멍을 내어 배송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작가의 재밌는 발상이었을까요?
궁금증을 자아내는 장면이었습니다.

소녀는 나무늘보에게 '나무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매일 살펴봅니다.
나무댕이가 깨어나자 웃었으며 나무댕이를 안고 이동합니다.
나무늘보가 소녀의 품에 꼬옥 안긴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아기 같기도 하고 인형 같기도 합니다.

하루는 친구인 메리 포츠가 놀러와서 나무댕이의 자는 모습을 보고는 소녀에게
"넌 참 안됐다. 우리 앵무새는 단어를 스무 가지나 알아."라고 말합니다.
소녀는 질 수 없어서 "우리 나부댕이도 묘기 부릴 줄 알거든."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특별 공연을 준비합니다.

[훈련받은 나무늘보 특별 공연. 여러분을 어리둥절케할 셀 수 없이 많은 묘기. 딱 7일 남았어요!]
한 주 내내 소녀와 나무늘보는 훈련을 했습니다.
아니 소녀가 나무늘보에게 훈련을 시켰다고 해야 맞겠지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자 소녀는 전단지 붙인 게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약속은 약속이니까요.'라며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소녀는 약속을 잘 지키는 아이였습니다.
나부댕이가 도착하자 엄마가 싫어했지만 소녀는 약속은 약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나무댕이의 특별 공연이 전단지에 적힌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묘기가 안 되겠지만
소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공연 날. 관객은 3명 밖에 없지만 소녀는 준비한 모자와 망토를 걸치며 들뜬 모습입니다.
그런 소녀에게 엄마는 "아주 재미있어 보이는걸."이라고 말해줍니다.
엄마의 따스한 사랑과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소녀는 나무댕이가 먹는 쿠키를 빼앗아 버렸습니다.
나부댕이가 공연에서 죽은 척하는 한 가지 묘기만을 부렸거든요.
소녀는 나부댕이를 바라보다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는 말합니다. "넌 그냥 나부댕이야. 나부늘보 나부댕이."
"넌 앞으로도 오래오래 너일 거야."
가슴에 와닿는 구절이었습니다.
소녀가 친구에게 질 수 없다는 욕심으로 나부댕이에게 묘기를 연습시켜서
묘기를 부리도록 했지만 나무늘보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소녀는 알게 된 것입니다. 나부댕이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소녀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그 말을 들었는지 나부댕이는 웃고 있습니다.
소녀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해줘서일까요?
훈련이 끝난 나부댕이의 얼굴이 편안해 보입니다.
봄나무의 ≪나부댕이≫
수채화 같이 은은하고 예쁜 그림과 마음을 흔드는 글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나무늘보라는 동물에 대해 새삼 궁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남과 다른 점을 알고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교훈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