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7살 때 우리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거든. 그 뒤로 엄마가 나를 혼자 키워주셨는데 일이 너무 바쁘셔서 나한테 신경을 써주지 못하셨어. 체육대회 때도, 소풍 때도, 심지어는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을 때도 말이야."
사랑이는 어느 저녁을 떠올렸다. 100점짜리 시험지를 손에 든 사랑이는 한참이나 엄마 방 앞을 서성였다. 자랑하고 싶은데, 엄마에게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은데. 그런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방문을 살짝열어본 사랑이는 마음을 접어야 했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쓰러지듯 잠이 든 엄마의 얼굴이 지나치게 피로해 보였다.
"나한테 무관심한 부모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
홀로 방으로 돌아간 사랑이는 100점짜리 시험지를 곱게 접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보물 상자에 넣어두었다. 그 안에는 사랑받고 싶었지만 끝내 접어두어야만 했던 마음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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