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숨겨진 왕가 이야기 - 역사도 몰랐던 조선 왕실 가족사
이순자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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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로 들춰보았을 때는 가벼운 입문서일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책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불필요한 부분은 일절 없이 문헌과 고증, 답사를 통해 조사된 내용과 출처가 빼곡하게 붙어있습니다. 미리보기 중에 상상해 본다는 구절이 있어서


(도정궁(都正宮)의 사진들을 마음으로 새기며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후략) -<제2장 왕을 낳은 부모가 살다 ‘도정궁’> 중에서 p. 110)


아무래도 저자의 생각이 들어간 부분이 있는게 아닐까 내심 걱정했는데(요새 나오는 인문서적의 경우 어디에 연재하던 것이나 읽기 쉽게 서술하려다 보니 사실이나 내용와는 관계없는 저자의 생각이 들어가는 책이 종종 있습니다)그런 부분은 각 항목의 맨 끝에 들어있었고 그나마도 철저한 조사를 통한 가설을 기반으로 "이런 게 아니었을까?" 하고 추정해보는 정도였습니다. 학술서적에 가깝게 정보를 눌러담은 책이지만 그렇다고 책 전체가 딱딱하진 않습니다. 서술은 읽기 편하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사료 조사와 현지 답사에 등기부등본과 건축물관리대장까지 조사하여 건물이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 가능한 최대한 조사해놓은 부분에서는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 자료와 도판, 연대표 역시 적재적소에 충실하게 실려있습니다. 글자 하나 그림 하나까지 꼼꼼히 챙겼다는게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에 걸렸던 것 중에 하나가 수빈 박씨의 표기문제인데 이 또한 설명이 붙어있더군요(순조의 모친 綏嬪 朴氏는 지금까지 수빈이라고 읽어왔습니다만 몇년전에 장서각 소장품 중 진향문에 한글로 유빈이라고 표기된 것이 발견되어서 유빈으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본 도서에서는 기본적으로 수빈 박씨로 표기하고 경우궁의 설명 부분에서 이 진향문의 사진과 설명을 붙여놓아 이해를 쉽게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장 최신의 정보, 사건들을 정리하여 소개하는데 노력한 흔적이 책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또한 도서의 맨 마지막 부분에 책에서 다뤘던 서울 시내의 궁들을 표시한 지도를 삽입하여 이 책 한권만 있으면 그 장소를 직접 찾아가 그 흔적을 짚어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책의 정보량은 거의 전문서적/조사 보고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을 대상으로 한 인문 서적에서 이만큼의 정보를 눌러넣기도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사료와 관련 문헌, 답사 등 발굴조사를 제외한 모을 수 있는 모든 정보가 이 책에 다 모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시발점이 되어서 언젠가는 각 궁에 대한 전문기관의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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