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라이 투 미, Lie to me>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어떤 거짓말도 다 알아채는 주인공과 그를 도와 거짓말로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벌한다는 내용의 드라마였다.그 드라마의 주인공이 폴 에크먼이라는 거짓말 연구의 대가를 실제 모델로 했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끼고 폴 에크먼 교수가 쓴 책을 읽어보기도 했다.
그 이후로 거짓말에 관한 책(대부분 이 책에도 인용한 책)을 몇 권 더 찾아 읽기는 했지만, 깨달은 것은 "거짓말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진실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기를 당해서 재산을 탕진하고 심지어 목숨도 끊는 세상이다. 아주 가끔은 화이트 라이(White lie)라고 해서 선의의 거짓말로 사람을 (어떤 의미로는) 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거짓말은 사람이 가장 쉽게, 가장 많이 짓는 죄라고 생각한다.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거짓말도 하고,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기를 쓰며 거짓말을 간파하려고 연구하고 책으로 낸다.
이 책 <한국인의 거짓말>은 이미 전 세계의 많은 기관과 연구소에서 진행한 거짓에 관한 연구에서 범위를 좀 더 좁혀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와 같다. 그리고 한국인이 거짓말을 하면서 하는 몸짓, 표정을 분류하여 25개의 신호로 정리했다. 25개의 신호라고는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놓치지 쉽고 거짓말의 특성상 한 번 말리면(?) 빠져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굳이 한국인의 거짓말이라고 범위를 좁힌 것은 아마도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 그리고 동양 안에서도 한국인의 정서가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저자가 정리한 25가지의 신호는 거짓말을 하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보내는 신호겠지만, 빈도수와 행동 방식이 다를 것이다. 그것을 이 책은 구체적으로 구분하여 정리했다. 부지런히 복습하면서 이 25가지의 신호를 숙지한다면 적어도 크게 속아 망하는(?)일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꼼꼼하게 실험하고 그 결과를 총정리한 시도와 내용은 좋았지만 깔끔한 정리가 부족했고, 한 방향으로 정리가 안 된 다소 모호한 표현들은 이 책의 약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