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해부학 - 누구도 말하지 못한 자살 유혹의 역사
포브스 윈슬로 지음, 유지훈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자살의 해부학> 포브스 윈슬로 지음/ 유지훈 옮김

 ‘다른 길은 없다. 고통스런 이 길 외에는.

우리는 어떻게 죽음에 이르며, 다시 흙으로 돌아갈까?

그대는 인생을 사모하지도, 증오하지도 말라.

다만, 최대한 잘 살아보라.

길든 짧든, 하늘이 살려둘 때까지.’

-존 밀턴-

이 책의 첫머리를 읽고 ‘기승전’까지 자살에 대한 메커니즘과 타입을 설명하고 ‘결’에서 ‘그래도 여러분 살아야 합니다’로 마무리하는 책일 것이라고 오해했다. 하지만 이 책은 ‘자살 방지 권장 도사’가 아니라 자살에 대해 낱낱이 설명한 제목 그대로의 자살의 해부학을 다룬 책이다.

자살률이 12년째 OECD 1위라는 불명예의 나라.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의 자살이야 뉴스가 되지만 정작 매일 일어나고 있는 중고등학생의 자살, 극빈층의 자살, 노인들의 자살은 우리나라에서는 뉴스도 아니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궁지에 몰렸으면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택했을까? 분명 자살을 조장(?)하는 이 나라는 문제가 많다. 이야기가 옆길로 샜다.

이 책은(다시 본론) 자살의 탄생과 징후, 그리고 본색.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관보다는 객관적인 사실과 사례들로 책을 채웠다. 자살의 탄생은 자살의 기원을 찾는 것은 아니고 로마 시대와 같은 역사 속 인물들의 자살, 성경 속 삼손 등의 자살 등을 다뤘다. 두 번째 자살의 징후에서는 어떤 자살이 많은지,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그리고 자살의 발생 원인을 말해주고 세 번째 자살의 본색에서는 수많은 자살 사례를 보고하듯 정리했다. 저자의 이런 객관적인 자세가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이 책의 온도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시종일관 자살의 예찬도 없고 비하도 없으며 찬성도 반대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 보면 자살의 개념과 여러 가지 죽는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심심풀이로 자살을 논할 사람은 없을 거라는 가정에서 나는 이 책의 교훈이 ‘자살은 나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과 주변에 더 크고 오랜 상처를 남긴다’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주제를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썼겠지만 읽는 내내 어떤 사례에서는 안타까움을 어떤 부분에서는 호기심을 느끼는 등의 감정 변화를 겪었다. 자신도 모르게 자살로 내몰린다는 연구 사례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오싹한 공포도 느꼈다.

책에도 인용되었지만, 자살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은 흔히, ‘내 몸을 내 멋대로 한다는데, 그게 잘못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살은 분명 가족과 이웃에게는 충격이고 상처가 된다. 아무리 힘들어도 존 밀턴이 했던 말처럼 자신의 삶을 놓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도착지까지 가야 한다. 멍하니 살아가지 말고 최선을 다해 살아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죽음을 피하려고 죽음을 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기적과 같은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당신의 가치를 생각하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이 자살이다. 나도 모르게 자살에 던져지지 않도록 정신을 놓아서도 안 된다.

살면서 막막하고 죽음으로 도망치고 싶은 생각, 왜 안 해봤겠는가? 그래도 ‘도망치지 말고 부딪혀 보자. 그럼 극복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