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 사랑하라
오음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봄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일까?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보다는 집에서 그냥 쉬고 싶은 사람들의 입장에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헤아리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여행을 하며 글을 쓰는 '오 음'이라는 작가의 여행산문집이다.
총 285쪽이며, 내용의 반은 사진이 그리고 나머지 반은 산문이 차지하고
있다.
사막, 호숫가, 산악지대 등 다양한 곳을 여행하면서 그곳의 마을, 카페,
게스트하우스, 꽃집 등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만난 사진찍어달라는 아이, 이혼여행을 떠난 부부,
여행지에서 만난 몸파는 여자, 여행다니던 아가씨와의 짧은 연애 등등.

혹시라도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맑고 화창한 하늘, 그리고 가벼운 옷차림
만큼이나 편안한 여행기를 기대한 독자라면 약간은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소 어둡고 무거운 느낌의 글들은 읽는 사람을 금방 지치게 만들곤
했지만 글의 여기저기서 문득문득 발견되는,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어떤
의미있는 글귀들은 책을 읽으면서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약간의 피로감을
해소해주는 청량제의 역할을 하곤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보편적인 주제들에 대한 담론과 복잡하지만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좋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여행은 아무래도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서 조금은 가볍게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영 이 책은 그러한 입장에
배치되는 글들이 다수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여러편의 산문이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작가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 지에 관한 정보는 최소한으로 드러난다.
보통 여행에 관한 책은 여행지에 관한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정보를 함께
수록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보면, 이 책은 여행에 관한 가이드북으로써는
낙제점을 받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또다른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은 여행에 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인생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연애사가 어떤 측면에서는 다소 짜증나고 안타깝고
슬프기도 하여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기는 해도, 어차피 이러한 이야기
들은 세상사에 흔하디 흔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에
그 보편성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 책의 전반을 관통하는 메세지는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라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자동차 대신에 굳이 걸어서 찾아나선 사막속의 오아시스처럼,
어디엔가는 우리들이 그토록 찾아헤메는 '사랑'이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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