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를 파괴하라 - 창의력을 만드는 공간 혁신 전략
이동우.천의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드는 무엇인가? 익숙한 한자어로 말하면 '격자'를 뜻한다. 한마디로 바둑판과 같은
모양, 선과 선이 만나 직각을 이루고 직각형태들이 모여 방대한 그리드를 형성한다. 지금
까지 인류는 피지배계급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또는 사물이나 현상을 관리하기 위해
그리드 구조를 사용해왔다."(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에 의하면 그리드는 예전부터 도시를 건설할 때 사용되어 건물의 배치, 모양 등을
통제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격자구조의 도시형태는 현대사회의 여러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리드는 하나의 빌딩에서도, 한 개의 사무실에서도 그 구조를 가지고 있는 데,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동일한 구조의, 즉 한개층의 구조가 동일하게 반복되어 높이 쌓인 고층빌딩의
경우 그리고 칸칸이 파티션 등에 의해 나뉘어져 있는 사무실의 경우가 그것이다.
미국의 경우 전력의 공급에도 그리드의 개념을 차용하여 활용하고 있다.
'그리드'는 한마디로 능률적이고 효용성이 높으며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내지는 필요가 없는 상태라면 말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길은 무엇인가?
바로 '그리드의 파괴'라고 이 책은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이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으로 볼 때, 그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
하기 위해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책의 주장에 의하면, 공간의 혁신을 통해 창조성을 고양할 것을 권유한다.

산업혁명 이후에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로 접어 들면서, 테일러리즘과 포디즘 같은
인간을 규격화하고 표준화하려는 시도는 꽤 오랫동안 그 유용성을 증명하여 왔다.
그러나, 그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창조성의 발현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현재 창조성과 혁신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여러 기업들(페이스북, 애플, 인스타그램 등)은
바로 그리드를 파괴하는 혁신으로 창조성을 발현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사무실을 개방형으로 바꾸고 직원들이 서로 늘 같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게 함으로써
각각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구조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의 변화는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즉, 공간이 생각을 지배하고 생각이
공간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지금 잘되고 있는 데 굳이 변화를 가져올 필요가 있겠느냐고 하면서 혁신하기를 주저한다.
그렇게 현재에 안주하는 기업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고 결국 망했다.
자기 회사의 직원이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필름카메라만을 고집했고 그로 인하여 회사의 문을 닫게된 어떤 회사의 이야기는 그리드의
파괴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의 중앙에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건물의 사진들이 여러 쪽에 걸쳐 편집되어 있다.
이른바 그리드를 파괴한 혁신적인 모양의 건물들이다.
겉모양도 그렇지만 내부의 구조도 혁신적인 건물들이다. 그 안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에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더 많은 구조인 것이다.

그리드의 파괴는 비단 사무실이나 건물, 도시의구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한국의 여러도시를 순환적으로 연결하는 철도의 구조도 그렇고, 인구 수천만의 거대도시의
권역별 연계를 설계하는 것도 역시 그리드의 파괴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한다.

400 여쪽의 본문이 비교적 전문적인 지식이 많아서 비전공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읽기에 부담
스러운 점이 없지 않았으나, 다양한 사진자료와 흥미로운 사례들은 약간 지루할 수도 있었던
책읽기에 단비같은 것이었다.

단지 기업의 혁신만을 이야기한 책으로 한정해 버린다면 이 책의 집필의도를 폄하하는 것이
될른지도 모른다.
'그리드의 파괴'는 사무실, 건물, 도시, 국가를 넘어 인류가 상생의 길로 가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이 책의 주장은 누구나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을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