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 - 옥이네 봄 이야기 개똥이네 책방 4
조혜란 글.그림 / 보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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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시작은 쫀득쫀득 쑥개떡
첫 페이지에 할머니께서 손수 옥이의 머리를 잘라주시는 그림으로 이야기

가 시작됩니다.

빗도 안드시고 대~충 손으로 잡히는대로 잘라주시는 할머니... 그리고 옥

이의 사자후머리...(요즘 말로는 샤기컷?)

결국 울음을 터트리는 옥이의 모습에 그 옛날 '집으로' 영화 속에서 이마 중간 앞머리를 부여잡고 징징거리던 유승호 어린이의 얼굴이 겹쳐서 생각납니다. (그래도 나름 '뱅'이었단 말이닷!)

역시 우는 애한테는 먹을 것이 최고!

분노의 쑥개떡 먹기 신공을 펼치는 옥이를 위해 할머니는 떡 만들 쑥을 캐러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쑥개떡을 파시기 위해 옥이랑 같이 장으로 가십니다.

장에서는 어디에 어떻게 자리를 잡는가가 그 날 매상의 뽀인트죠?


퉁치시며 텃세 부리시는 붕어빵 아저씨 옆을 7살짜리

옥이가 거침없이 하이킥 태세로 차지합니다.

"다리 아파요. 우리 함께 팔아요, 할머니 아저씨" 이

럼서요.

아마 서울에 오면 지하철에서도 이러겠죠?

"다리 아파요. 우리 함께 앉아요."

안되면 바닥에라도 앉을 기세에요.

결국 이렇게 3층으로 서서 장사를 하십니다.

원플러스 원, 쌍방 윈윈하셨습니다.

보이시죠? 애들마다 한손엔 붕어빵, 한손에는 쑥개떡

2) 두번째로는 쌉쌀한 엄나무순이야기
동네 개한테 코를 물어뜯긴 옥이에요. 심심한지 야광귀신놀이를 하고 있네요.

(국시꼬랭이 야광귀신이 옥이처럼 체의 구멍을 세다가 날샜죠^^)

옥이를 위해 엄나무 순을 따시는 할머니, 그리고 역시 이를 팔러 장으로 가는 이야기에요.

장에서 옥이의 눈에 들어온 건 바로 강아지!

장에서 옥이가 찜한 깜돌이를 살 수 있을까요?

강아지가 보드랍다고 할머니의 손을 잡아 끌어 만져보게 하는 옥이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한마리 남은 강아지를 팔까 싶어 할머니 눈치를 보는 강아지 파는

할머니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할머니 깜돌이 밥은 내가 줄께요, 똥은 할머니가 치워요."
"무슨 소리냐? 똥도 네가 치워라"
그 날 깜돌이는 옥이네 식구가 되었습니다

3) 세번째는 오월의 고불고불 고사리 이야기

반찬 투정을 하는 옥이를 위해 할머니는 또 산으로 가십니다. (우리 집에서 반찬 투정하면? 일단 죽음이고...그 후 마트로 가죠^^)

옥이는 백설기와 물을 보자기에 싸서 머리에 묶고 갑니다. 신기신기~~
그리고 산에서 장차 남친 지게 소년도 만납니다. 역시 그의 머리도 할머니표 샤기컷! 커플 냄새가 물씬 나죠? ㅋㅋ

역시 고사리 나물을 가지고 시장으로 가는 옥이와 할머니.

이번에 옥이는 또 뭘 얻을까요?

네 핫도그 하나 얻어 먹습니다. 하나에 700원인걸 보니 이 책이 신간 맞습니다. ㅋㅋㅋ

소스도 빨간거와 노란거 두가지이고요. 저는 하얀거도 뿌려먹었는데 말입니다. 아줌마가 설탕통에 푹 찍어 한바퀴 빙 돌려주시면 싸래기눈처럼 하얘서 달콤했던 그 핫도그...

예전에 50원일 때도 먹어봤다죠. 요즘처럼 프랑크 소시지가 들어가있는 비싼 놈 말고, 반쯤 먹어야 나오던 분홍색 소시지가 숨어있는 그 밀가루내 풍풍 풍기던 두 겹짜리 커다란 핫도그를 지금도 먹고 싶어요.

2. 손주 사랑은 할머니 사랑
금이야 옥이야 ~~ 옥이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할머니의 사랑이 그대로 드러나 있답니다.

추우면 당신의 목도리 풀어서 매주시고

옥이에게 달려드는 떠돌이개를 쫒아주시죠. 옥이가 매달린 할머니 다리가 너무 너무 굳세 보입니다.
엄나무 순을 따다가 가시에 찔린 손은 투박하기만 하지만 정겹지요.

반찬투정을 하는 옥이를 위해 달걀 부침을 해주시는 할머니, 그러나 본인의 몫은 없습니다.

그리고 맛난 반찬, 귀한 반찬을 해주시기 위해 오늘도 할머니는 버선을 신으십니다.



그리고 대망의 어린이날 비누방울총을 사서 이리저리 쏘아주시는 할머니의 비눗방울 이벤트!!

그 바람에 깜돌이도 춤을 춥니다.

대빵 큰 비눗방을 불고 있는 옥이의 자세로 보아 곧 비눗방울 파편을 홈빡 뒤집어쓰게 생겼습니다. 그래도 어린이날은 즐겁겠죠?

3. 그림으로 보는 장터 이야기 & 시골 빠숑 이야기
늘 북적대는 장터의 모습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남대문 대박 트럭 아저씨 못지 않은 솜씨로 옷을 팔고 계신 여주인의 토끼 머리띠는 고객을 위한 써비스겠죠?

그 옆에 옷수선하시는 아저씨(?)와는 한이불 덮고 주무시나요? 궁금하네요

게다가 옷을 고르고 있는 아줌마는 애완견이 도망 못가게 다리 사이에 끼고 계십니다.ㅋㅋㅋㅋ

사람들의 찬란한 빠숑 역시 눈길을 끕니다.

일단! 할머니 엉덩이의 뿅뿅 하트!! 퀼트라고 하기엔 20%쯤 부족해 보이지만 매~우 귀여우셔요.

그러고 보니 무릎에는 꽃모양 퀼트입니다.
할머니께 엄마무 순을 사는 아주머니의 빠숑도, 핫도그 파시는 분식점 아줌마의 노랑머리 빠숑도 남다르시고, 온갖 시장표 엄마셔츠들이 참 종류도 다양합니다.

4. 최강 까매오 '쓰리 씨스터즈와 원 브라덜' -영식이 할머니, 홍택이 할머니, 모래 할머니& 별이 할아버지

가끔씩 나오시는 이 분들은 세트십니다.

이 세분의 할머니들이 꼭 붙어 다니시고 그리고 그 옆에는 별이 할아버지가 계시네요. 혹시 황혼의 삼각관계 아닐런지???

이분들의 까매오 퍼레이드입니다.

1. 방 안의 세 분과 그 옆에서 먼 산보고 담배 피시는 한
2. 모여 계시는 세 분과 그 뒤로 고개를 내밀고 계시는 한 분
3. 장에서 대신 팔아달라고 부탁하시는 세 분
4. 농사 일도 같이하시는 세 분
5. 고사리 데치는 것을 바라보시는 세 분
6. 비누방울 보시고 기분 업되신 이 분들. 급기야 사랑의 하트까지!

5. 계절의 맛난 반찬 레시피

원래 이 책이 계절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맛난 레시피가 꼭 나옵니다.

정말 맛있어 보이지요?
이렇게 보는 즐거움까지 가득한 할머니 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니 옛날 화장실에서 읽던 둘리 만화가 생각나요.

몇 번을 읽고 읽어도 구석 구석에 또 다른 재미난 그림들이 숨어 있어서 늘 처음 보는 것처럼 재미있던 그 만화책처럼

사람들의 표정만으로도 상황을 충분히 짐작하게 하는 이 책이 참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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