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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풍가는날 ㅣ 징검다리 3.4.5 12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1년 4월
이 책의 첫 페이지는 이렇게 아이가 소풍 가방을 챙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 다음 간지에는 아이가 소풍 가방을 머리맡에 두고 자는 그림이지요.
보지 않아도 이슬이의 설레임이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그 다음날 이 꼬마가 차근차근 절대로 고의가 아닌(!!!) 사고를 칩니다.
먼저 엄마가 정성스럽게 종류별로 싸놓은 도시락을 나름대로 재포장합니다. 이렇게요
책에는 이슬이가 '좋은 생각'을 했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자랑'을 하러 갑니다.
전 벌써 여기서부터 '헉'소리가 나왔는데...
자랑하러 아빠에게 간 그곳에 아빠의 가방이 있었습니다. 가방이 열린채...
착한 이슬이는 가방을 잠그고 싶습니다. (미수다 버전)
하지만 가방 안에 끈 있습니다. 끈 때문에 가방 안 잠궈집니다.
그래서 이슬이는 끈 뺍니다.
가방, 엉망입니다.
이슬이는 나름대로 아빠를 도우려고 노력한거죠.
이 때 아빠는 이야기 합니다.
"저런저런 이제 아빠가 할테니 이슬이는 옷을 갈아입어라 " - 굉장히 나이스한 아빠지요?
그러나 저는 이 난감한 상황이 눈에 보이는 듯 하야 머리에 약간 스팀 납니다.
엄마는 이슬이가 가장 예뻐하는 옷을 입힙니다.
그러나...
이슬양은 변신합니다
이슬이는 더 예쁘고 싶었을 뿐이에요 (아이들은 이.렇.게. 더 예뻐지고 싶어하죠. 저희 아이도 눈썹그리고 립스틱바르고 분칠한, 바로 요 이슬이의 얼굴이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지요^^)
엄마는 수건으로 암말 안하고 닦아줍니다. (엄마, 너~무 천사표시다.)
그 때 아빠가 이슬이의 신발을 신겨줍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실~수 - 아직 출발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먼저 냉큼 신발부터 신겼다는 거에요.
참을 수 없는 이슬양 바깥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요 꼬라지가 됩니다.^^
으이그... 책을 보는 내가 당췌 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슬이는 소풍을 가고 싶었던 마음이 몸보다 앞섰던 것 같지요.
천사표 엄마는 야단도 (!) 안치고 아이 옷을 갈아입힙니다.
(이럴때 엄마 속은 어떨까??? 매우 궁금합니다.)
우리 신랑에게 이 책을 보여주니 한마디 합니다.
"안 급한가보지 뭐" (그렇습니다. 이 집은 안 급한 집이었나 봅니다 ㅋㅋ)
그래서 이 동화의 끝은 이렇습니다. - happy end
"이슬이는 신이 나서 소리쳤습니다. 만세, 우리 소풍간다."
만일 위의 그 여러가지 상황 중 한 상황에서 아이를 왕창 윽박지르거나 야단을 쳤다면 아이가 저렇게 신나고 행복하게 집을 나설 수 있었을까요?
속터지는 엄마 입장에서 재구성 한다면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겠지요?
"으이그, 가만히 좀 있어라. 왜 나서서 이렇게 엉망을 만들어?" 라든가
"소풍을 가자는거냐 말자는 거냐?" 라든지
"너 정말 이럴거면 그냥 집에 있자. 나가는게 더 피곤하다." 라고 , 또는
"그러게 엄마 아빠하고 같이 나갔어야지. 이거 어떻게 할꺼야 응? 옷 다 버리고. 이제 뭐 입고 나갈래?"라고 했었겠죠?
사실 실제 상황에서 이렇게 이슬이네 엄마 아빠처럼 하기는 너무 힘들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아이의 속마음과 의도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책은 마지막 행복해하는 이슬이의 얼굴을 통해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아이를 이해하는 부모 밑에서 아이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요.
하지만 또 하나의 교훈은... "절대로 아이 먼저 준비시키지 말아라" 일까요?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