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봤던 영화중 한 장면이 생각이 납니다. 자신의 고등학생때로 돌아가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와 하던 주인공이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하죠. "언니가 간다~" '책아이'의 저자인 박은영님이 바로 그 언니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코믹 영화와는 그 느낌이 다르지만 이 시대의 많은 젊은 엄마들이 그림책 육아로 가는 길을 잘 몰라 우왕좌왕 헤매는 모습에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 일필휘지의 마음이 느껴졌지요. 이 책을 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글을 다듬고 또 얼마나 본인이 경험했던 그림책 육아 발자취를 되돌아 보았을까요? 그 마음과, 마음이 실린 글이 단숨에 다가옵니다. 이 책에는 없는 것이 있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1. 인기 강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언니가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신기의 비법, 기적의 방법을 가진 인기 강사의 강의는 이 책안에 없습니다. 실제로 자기 경험한 그림책 육아를 손목잡아 끌어 앉혀 차대접하며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해주는 언니의 경험담이 책 전체에 흐릅니다. 듣고나면 '아~' 소리로 화답할 수 있는 대화입니다. 2. 이 책에 진수성찬은 없습니다. 그러나 요리재료, 날것이 있습니다. 저자는 그림책은 날 것이라고 합니다. 엄마가 아이에 알맞게 얼마나 맛있게 요리해주느냐에 따라 아이에게 영양분이 되느냐 체할 것이 되느냐가 달려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책아이'는 날것입니다. 엄마들이 이 날것을 어떻게 요리해내느냐에 따라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요리가 정해집니다. 한번 보고 바로 익혀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가 아니라 오랫동안 입 안에서 곱씹을수록 더욱 맛있는 잡곡현미밥같은 책입니다. 3. 단기간 속성반은 없습니다. 평생교육반이 있습니다. 지금 책을 안보는 아이를 당장 책 잘보게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아이가 평생을 즐겁게 책과 벗삼아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긴 안목의 참을성을 가르쳐줍니다. 4. 엄마들을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엄마들이 힘들지 않게 합니다. 저자는 엄마들에게 아이의 관심을 배려하고 반응을 관찰하고 세심하게 살펴보며 아이와 함께 공감하라고 합니다. 엄마의 마음이 가는대로가 아닌 아이의 마음이 가는대로 같이 손잡고 가주라고 합니다. 엄마가 자기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아이에게 은근히 기대하는 기대치와 반발짝 앞서 엄마의 길로 인도하려는 그 엄마만의 계획성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자기 맘대로 하는게 편할까요? 누구에게 맞춰가는 것이 편할까요? 이 책대로 하려면 당연히 엄마들은 힘듭니다. 그러나, 그래서 엄마들은 힘이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시선을 맞춰 책을 보는 그 순간부터는 기쁘기 때문입니다. 기쁜 일은 힘들지 않은 법입니다. 5. 다 익은 열매는 없습니다. 씨앗이 있습니다. 달디 단 열매로 유혹하는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책아이'는 작고 딱딱한 씨앗을 보여줍니다. 아직 단단하고 작은 씨앗에 어떤 싹이 틀까요? 어떤 나무로 자라날까요? 씨앗은 가능성입니다. 이 책에는 내 아이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씨앗을 보게 해줍니다. 제각기 다르지만 1년에 한 번 꽃이 피는 바로 그 시기를 기디리라고 합니다. 기다리며 가꾸라고 합니다. 씨앗에 따라 각기 다른 물주기와 보살핌이 필요한 것처럼 이 책은 내 아이에게 맞는 그림책 육아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6. 그림책만 있지는 않습니다. 그림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사과에 대한 책보다는 진짜 사과를 쥐어주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해롭지 않은 활동이 아니라면 그림도, 춤도, 노래도, 나가서 뛰어노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무섭게 몰입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휴식기도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림책 읽기가 인생의 전부가 아닌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말해줍니다. 달려나가려고만 하는 긴장이 풀리고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이 편안해집니다. 7. '어떤 그림책을' 이 아닌 '어떻게 그림책을'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what에 집중하게 되면 그림책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나 how에 집중하면 그림책을 읽는 아이가 보입니다. 저자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HOW'를 상기시킵니다. 어떻게? 아이를 존중하고 / 어떻게? 아이의 입맛에 맛는 책을 골라 /어떻게? 아이와 함께 즐기고/ 어떻게? 아이와 함께 상호작용을 하며 /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라!! 책 안을 살펴보면 적어야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가슴으로 느끼는 것도 많습니다. '이건 완전 내 얘기인데...' 하는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그만큼 저자가 많은 엄마들과 그람책 육아에 대해 소통하며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압축 핵심본이 여러분과의 무지개빛 소통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