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이론 -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수학
신조 레이코.다나카 코코로 지음, 권기태 옮김 / 성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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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숫자와 공식이에요. 그런데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수학 매듭 이론」은 조금 다르게 접근해요. 숫자 대신 매듭과 고리를 통해 수학을 탐구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처음부터 '이건 어떤 책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사실 매듭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릿속이 복잡해지는데 책 속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이해가 쉬워지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책은 매듭을 손으로 묶고 푸는 활동으로만 보지 않아요. 신발끈을 묶을 때도 매듭의 형태가 다르고, DNA 구조나 단백질 연구에도 매듭 이론이 쓰인다는 점을 알려줘요. 일상과 과학을 연결하는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아서 '매듭이 단순한 생활 기술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식을 거의 쓰지 않고 그림으로 설명한다는 점이에요. 복잡한 구조를 단순한 선으로 표현해서 보여주는데 그 과정이 직관적으로 이해돼요. 삼엽매듭, 8자매듭 같은 기본적인 매듭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난이도를 올려가는데 그림으로 설명하니 수학적 배경이 없어도 따라가기에 어렵지 않았어요. 책에 나오는 연습문제를 직접 풀어보면 더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읽다 보면 매듭 이론이 단순한 취미 생활의 매듭과는 다르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나요. 수학에서 말하는 매듭은 끈의 양 끝을 이어서 만든 폐곡선이에요. 그래서 단순히 묶였다 풀렸다가 아니라 그 자체로 어떤 성질을 가지는지 탐구하는 학문인 거죠. 두 매듭이 같은지 다른지 구분하는 방법, 매듭의 불변량 같은 내용도 다루는데 처음에는 낯설지만 그림 덕분에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책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이라는 개념이에요. 매듭의 본질은 그대로 두고 형태만 변형하는 세 가지 방법인데 단순히 선 몇 개를 움직이는 그림 같아 보여도 수학적으로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그림을 보면서 직접 그려보니 '이런 게 가능하구나' 하고 이해되는 순간이 있었어요.

또 연결 매듭이라는 개념도 흥미로웠어요. 끈이 여러 개 얽히는 상황을 설명하는데 분리가능성과 완전분리가능성을 통해 매듭의 복잡도를 나눠볼 수 있었어요. 예시로 나온 보로미안 고리는 세 개의 고리가 얽혀 있는데 하나만 끊어도 모두 풀려버린다는 점에서 신기했어요. 실제로 그림을 보면서 따라 해보니 말로만 듣는 것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됐어요.

책 속에서는 매듭 이론이 과학에 어떻게 쓰이는지도 알려줘요. DNA가 꼬이거나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에서 매듭 이론이 응용된다고 해요. 이렇게 실제 연구 분야와 연결되니까 단순히 재미있는 수학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또 통계역학이나 양자장론 같은 물리학과의 연결도 언급돼 있어서 수학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책의 흐름은 기초에서 조금씩 난이도를 높이는 방식이라서 끝까지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어요.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도 매듭을 묶고 풀며 그림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수학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자연스럽게 수학적인 사고를 경험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수학 매듭 이론」은 수학을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에게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는 책이에요. 숫자 대신 그림으로 풀어내니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따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수학적 사고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요. 매듭을 통해 수학을 보고 그림을 통해 생각을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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