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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 그려, 그려! 할머니 ㅣ 작은책마을 61
김효진 지음, 디디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6월
평점 :
❝ 난 네 편이니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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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찬이는 겉으로는 장난도 심하고 말도 툭툭 내뱉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긴 듯한 서운함과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라고 느끼는 외로움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괜히 심술을 부려버리는 예찬이의 모습은 많은 아이들의 현실과도 닮아 있어 더욱 마음이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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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예찬이에게 조왕할머니는 아주 특별한 어른이었습니다. 혼내기보다 먼저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고, 속상한 표정을 결코 놓치지 않고 살펴보며 다정하게 물어봐주는 따뜻한 존재.ㅠ할머니는 잔소리 대신 공감으로 다가오고, 기다려주는 사랑으로 예찬이를 감싸줍니다. 아이의 내면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어른의 태도가 무엇인지를 조왕할머니는 몸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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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할머니는 늘 말합니다.
👵🏻 “난 네 편이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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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은 말 한마디가 예찬이의 굳은 마음을 천천히 녹여갑니다. 마음을 다치지 않고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서툴지만 친구들에게 먼저 눈을 맞추고 인사를 건네며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을 배워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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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예찬’에서 ‘모두의 예찬’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따뜻하고 뭉클한 성장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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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음식 냄새가 풍겨오는 정겨운 급식실, 아이들을 묵묵히 지켜보는 어른의 시선, 그 속에서 한 아이의 마음이 천천히 자라나는 모습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 안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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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 그려, 그려! 할머니』는 아이에게는 용기와 공감의 씨앗을, 어른에게는 경청과 기다림의 지혜를 건네는 그림책입니다. 부드러운 위로와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말 한마디가 한 아이의 세상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를 진심 어린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