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흔아, 네가 깨면 발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가게 되는구나. 젖먹이였던 네가 많이도 자라 있어서, 아버지는 같이 있어 주지 못한 세월들이 더욱 미안했다. 큰스님께서는 없는 부모 대신 널 장하게 키워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 아버진 어젯밤 록흔이 네가 불러준 월적요를 들으며 마음을 놓았다. 록흔아, 넌 아기 달님이란다. 엄마도 보고 싶고 아버지 없는 아이라 힘이 달리겠지만 꼭 어른 달님이 되어서 제 몫을 해낼 수 있을거다. 넘어져도 울지 않는 걸 보고, 아버지는 한시름 덜었단다. 우리 록흔이 정도라면.... 하고 안심했지. 너같이 강하고 야무진 아이라면 꼭 어여쁜 어른 달님이 될 수 있단다. 세상이 아비를 뭐라 욕하든, 아버진 너를 사랑한다. 지금은 떠나지만,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도 할 수 없지만.... 록흔아, 너는 항상 아버지 마음속에 있단다. 월적요는 네 어머니가 너를 품에 안고 불러줬던 노래지. 우리 연아, 어머니께서 항상 널 지켜보고 계시니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지내야 한다."-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