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할 게 너무 많다. 내 피가 언니의 혈관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것, 언니에게 줄 백혈구를 뽑기 위해 간호사들이 날 꼼짝없이 누른다는 것, 의사가 한 번으로는 안 된다고 말한 것. 또 골수를 뽑고 나면 멍이 들고 뼈가 욱신댄다는 것, 언니에게 줄 여분을 만들려고 내 몸속 줄기세포를 더 많이 발화시키는 주사를 맞는다는 것. 나는 아프지 않지만 차라리 아픈 게 낫겠다는 사실. 내가 태어난 이유는 언니를 위한 결과물일 뿐이라는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에 대한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의견을 말할 자격이 있는 당사자에게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는 사실.-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