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구판절판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1분 전만 해도 그랬는데, 앞일은 모르는 법이잖아요. 제가 넥타이를 매고 와야 했을까요?"
그 남자가 물었다. 남자는 검은 정장 바지저고리에 목이 긴 진회색 스웨터 차림이었다.
"모르겠는데요."
"그래요? 이런 모임에는 어떻게 입고 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적 있어요? 뭘 입어야 할지 모르거나, 입고 싶은 게 있지만 남들이 어떻게 입고 올지 몰라서 다들 입을 것 같은 옷을 입었는데, 결국 분위기에도 안 맞고 입고 싶은 옷도 못 입은 경우 말이에요."-57쪽

"지금 이 시간을 즐기며 웃음을 터뜨리지만, 나를 믿어도 될지 몰라서 신경이 쓰이지요? 당시은 이렇게 생각해요. '이 남자가 진짜 괜찮은 거야, 아님 형편없는 자식이야? 몽땅 다 노담이야, 아님 진지한 구석이 있는 거야?'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죠. 다 농담이라면 상관할 바 없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장난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죠. 유혹하는 남자를 믿느냐 마느냐는 여성들의 영원한 고민이지요. 남자를 믿지 못한 채 좋아할 수도 있지만, 또 상처받은 것은 피하고 싶을 테구요."-60쪽

유혹을 받아들이기란 매우 어렵다. 너무 빨리 넘어가면 헤퍼보일 수 있고, 너무 미적대면 상대가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앨리스는 자존심을 구길 위험을 무릅쓰고, 집에 가서 이야기나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다시는 못 만날 위험을 감수하면서 예의 바르게 작별 인사를 해야 할까?-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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