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靑衣)
비페이위 지음, 김은신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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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그저 여인 그 자체였다. 배울 수도, 따라할 수도 없는 존재가 바로 여인이었다. 그중에서도 청의는 가장 허무하고 비극적인 여인이었다. 청의는 여인 중의 여인, 여인의 극치였다. 청의는 여인들의 전형이었다. 청의는 자신의 삶 그대로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하고 표현할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관객들은 그녀들의 일상이 원래 그러하고, 대화도 그런 식으로 주고받고, 그런 걸음걸이로 길을 나다니는 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여인이 아닌 사람은 청의가 될 수 없었다 .-64쪽

"이봐, 땡중! 법계를 받으면서 머리를 불로 지질 때 아프지 않았어?"
"부처님이 아프셨지 전 안 아팠습니다."
"흉터까지 남았는데.... 이제 자네는 뭘 경계하며 살지?"
"부처님이 경계하시지 전 경계하는 것 없습니다."-138쪽

그대가 영웅이면 난 장사이니 서로 힘을 겨뤄봄이 어떻소.
피차에 견문을 넓혀주는 일이니 부디 피하지 마시구려.

그대와 같은 조무래기를 상대하는 데 어찌 다리와 코를 쓰겠나.
그대 이름이 똥버러지라 하니 내 똥으로 그대를 죽여드리지.

그대의 종이 아니니 그대의 말을 들어줄 필요가 무어요.
좋은 곳에 가시려거든 그대의 힘으로 가시구려.-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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