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여름날 지독한 더위 속 그늘이 되어 주는 거짓 사랑.

그 그늘이 바닥에 그저 검게 칠해 놓은 가짜 그림자그늘이어도,

시원하다 믿고 싶은 거짓 추억들.

 

진실이라 믿고싶어 계속 파고들수록 괴로워하는 치히로, '나의 이야기'

천식발작과 부모의 방임 속에 자라 친구와 함께 한 기억조차 없지만

나를 굉장히 갈망해 온 도카, '너의 이야기'

 

사랑은 추억이 될수록 더 빛나는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우선 가상의 설정부터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낯선 용어들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의억, 의자, 레테...

현실에선 있을 수 없지만 우리 현실과 아주 동떨어져있지도 않다.

드라마 주인공 모습에 감정이입하여 키스신에 설레는 모습,

게임 캐릭터에 심취한 나머지 고액의 현금을 결제하는 모습,

가상현실을 즐기며 스포츠경기장에 온 것 처럼 TV스포츠 관람하는 모습 등등.

이것도 다 의억의 한 줄기 아닐까.

그래서 소설이지만 판타지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에서 말하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소꿉친구'를 사랑한다는 게 뭔지 이해할 수 있다.

의억, 그러니까 가짜 기억, 머릿속에 내가 주인공이 되어 한 편의 영화를 삽입한 것이다.

환상이라기엔 선명한 나의 기억. 내가 보고 들었던 것이 되어버린 추억이라니... 

 

 

부모의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치히로는

기억을 잊기 위한 '레테'를 복용하고자 했지만

실수로 가공의 추억인 '그린그린'을 처방받아 복용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아련한 추억 속에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들어

꿈에서조차 추억 속 여인 '도카'를 만나 사랑하지만

이것이 가짜 기억, '의억'이라는 것을 이성적으로 알기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 도카가 실존하는 인물처럼 앞에 나타나버리자

더욱더 혼란스러워한다.

사기인가? 아니면 정말로 내게서 잊혀진 추억인가?

그래서 실재로 존재핬다면, 하는 전제로 여러 추측을 하지만 잔혹한 이야기가 되어간다.

 

그래서 주인공 치히로는 선배에게 상담을 요청하지만,

기억이 왜곡되는 것은 일상에서 다반사같은 일이라 쉽게 여긴다.

기억이란 그런것이긴 하다.

별거 아닌데 미화되고, 그 시절의 미숙했던 내 자신의 모습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욱 커서 왜곡시키는 것. 

이런 '나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도대체 무엇이 진실일까 혼란스러울 때

의억의 대상인 도카 '너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궁극의 남자.

사람은 닮은 사람끼리 호감을 느끼게 된다는데

의억 카운슬링을 마친 후 적힌 '이력서'를 본 도카가 느낀 것이 궁극의 남자였다.

 

흔히 현실적으로 말하는 '최선'의, '최고'의 가 아닌 '궁극'의 남자다.

사전적 의미로 궁극은 '어떤 과정의 마지막이나 끝'이다.

절망뿐인 현실 속에서 찾은 나와 같은 사람.

 

원초적으로 사람은 태생부터 스킨십을 통해 위안을 받고

부모의 사랑 속에서 신뢰감을 형성한다.

그것으로 안정적인 애착이 이루어지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원동력이 생긴다고 한다.

그 원동력을 통해 자율성이 생기면 자라면서 친구를 사귀며 사회를 배우고,

주도적으로 무언가 성취하며 자아를 형성한다.

 

하지만 이 둘은 성장과정에서 그렇지 못했다.

그렇기에 궁극적으로 찾은 것이 기억을 지우는 것이었고,

비슷한 처지의 도카는 그런 치히로에게 거짓 사랑을 갈망하며 의억을 삽입한 것이다.

한여름, 죽어라 울어대던 매미의 사체를 보며 자신과 같다 생각하고

모든 걸 포기한 도카는

그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의해 다시 한 번 원동력을 얻는다.

다시 노력해 보자.

 

이 둘은 서로에게 치유받은 것이다.

부모도, 가족도, 친구도 아닌

가공의 추억으로 이어진 관계지만 너무나도 닮은 서로라서.

스킨십과 애착 없이 원동력을 얻은 것이다.

 

비극적 스토리의 결말은 비극적이지만

서로가 공감하는 상처를 끌어안은 후라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3개월, 뜨거운 여름이 끝난다.

 

판타지같은 러브스토리보다도 워낙 현실성있는 작품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감정이입되어 그 둘의 이야기에 같이 마음아팠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조기치매가 생기는 요즘 현실을 비춰보면

그럴 듯한 이야기라 더욱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본 리뷰는 출판사 경품 이벤트 응모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미션2: 파고들수록 아련해지는 너의 추억들, 나의 이야기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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