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빛을 따라서
권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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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한 고비, 어려움을 극복해서 안심하고 좀 편할라 싶으면 다시 새로운 문제가 닥쳐온다.

끊임없이 넘어야 하는 고개마다, 우리를 또 일으키고, 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소설을 다 읽고 덮으면서 책표지를 다시 보니, 소설 속의 밝고 다정한 사람들의 빛나는 모습이 마음을 따스하게 해 주는 느낌이다.

위도라는 섬에서 살던 가족들이 운영하는 정읍의 동네 가게 필성 슈퍼. 이 슈퍼를 넘겨준 고모의 성공 신화를 따라가고 싶지만, 방해하는 세력이 끝도 없이 많다.

위기마다, 위태로울지언정 넘어지지 않고 간당간당 고비를 넘기는 지혜로운 엄마와, 가족을 위해 섬을 배로 왕복하며 장삿길을 모색하는 아빠. 살림을 도맡아 하시며, 손주들 키우고 슈퍼 일까지 돕는 할머니.

온 가족이 두부 한 모조차 배달해 가며 똘똘 뭉쳐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웃음도 나고, 때론 가슴이 뭉클하기도 한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할머니-엄마-은동이 세 인물의 꿈, 고난을 극복해 가는 원동력인 작은 빛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서술자인 은동이는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이지만, 할머니의 꿈을 이뤄주며 자기 꿈을 위해 나아가는, 야무지고 강단있는 인물이다. 은동이의 경험과 시선을 통해, 나의 어린 시절도 떠올리게 되고, 나를 이끌고 가는 현재의 빛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았다.

짧은 시간 안에 큰 성공을 하거나, 일확천금을 얻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특별한 일이다.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실패 속에서 작고 작은 성공과 기쁨을 모아가면서, 혼자가 아닌 연대의 힘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 할머니가 매일 글을 익혀 새로운 세계에 진입한 것처럼 나 역시 할 수 있지 않을까. 퐁 .... 퐁 .... 퐁. 가슴속의 무언가가 발효되어 퐁퐁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천장이 낮고 벽 한쪽이 허물어지는 낡은 왕국이라고 할지라도 어둠속에 빛나는 장소. 아무도 몰라줘도 내 안에서 빛나는, 많은 이야기가 살아 있는 나만의 왕국. 그것을 나는 완전히 잃어버린 걸까. 혹시 내가 버린 건 아닐까.

🥰 누군가를 최소한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 그를 덜 이상하게 보일 수 있게 하는 것. 쪽수의 힘이었다.

🥰 "할머니, 시위할 때는 쪽수가 중요한 거예요."

이 책은 일단 한번 펼치면 술술 잘 읽힌다. 마음에 큰 괴로움도 없이, 편안하게, 즐겁게, 재미있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멋진 소설이다.

또한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주저없이 자신있게 읽어보라고 추천할 만하다. 또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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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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