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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 불완전한 삶을 품어주는 그림들
정희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평점 :
📖삶을 깊게 응시하고 마주하게 하는 책
이 책은 IT 기획자에서 미술관 도슨트, 이어 미술 심리상담사가 된 작가가 쓴 글이다. 오랜 기간 일했던 IT 분야에서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불안함과 두려움, 일상에서 수없이 마주하는 흔들리는 마음들을 그림과 심리학으로 담아냈다.
책을 읽고 나서 떠오르는 것은
“마주하다”, “응시하다”였다.
🌿 자신을 응시하기
책 서문에서 작가는 에드가르 드가의 <거울 앞의 장토 부인>을 보여준다. 하얀 피부의 우아한 여성은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어둡게 뭉개져 있다.그녀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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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바라보며 어둠을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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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어지는 렘브란트는 20대부터 노년에 이를 때까지 80편가량의 자화상을 그렸다. 부와 사회적 위상을 가졌던 성공한 모습, 유흥을 즐기는 모습을 지나 경제적으로 몰락하고 늙어가는 모습까지 계속 자신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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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본다는 것은 나의 연약함을 견디는 일이다. 낯선 나를 발견하더라도 외면하지 않고 조금씩 익숙해지는 일이다. ㅡ34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프리다 칼로의 그림들도, 자신의 고통의 기억들을 숨기지 않고 그림으로 모두 꺼내놓는다. 수많은 수술과 신체의 고통, 남편의 외도, 낙태, 자신의 아픔을 응시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응시하기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들도 참 인상 깊었다.
피에르 보나르는 아내를 계속 그렸는데, 그의 아내는 불안이 높고 강박적인 성향이 강해 주로 집에서 목욕을 하며 지내고, 은거하며 지냈다고 한다. 보나르는 그녀를 바꾸려 하지 않고, 그녀를 위해 교외로 나가 살고 현대식 욕조도 마련해주었다. 그가 그린 그녀는 어둡고 강박적인 모습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담겨 있다.
아내를 존재 자체를 그대로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그가 참
다정하고 사랑스러웠다.
페르디난드 호들러는 연인이 병으로 쇠약해져가는 과정부터 임종까지 200여 점을 그렸다. 죽어가는 사람의 피부와 표정, 자세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사라지는 모습을 피하지 않고 끝까지 바라보며 그려내는 모습은 그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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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림을 통해 사랑하는 이를 눈과 손 그리고 몸의 세포 깊숙이 새겨두려고 했다. 누군가를 그린다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는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을 쓰다듬듯, 그는 매일 그림을 그리며 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았다. ㅡ165
사랑하는 사람 또한 자신의 일부가 되었고,
이 모든 것이 결국 자신을 바라보고 응시하는 일이었다.
고통도 상실도 바라보는 시선.
거울 속 어둠과 추함을 견디고 품는 마음을 생각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은 더 붙들 수 있을 것 같다.
🙏
책을 읽으면서 위로와 힘을 얻어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싶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모임도서지원을 해주셔서 느슨한 북클럽 친구들과 함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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