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 공동 통화가 어떻게 유럽의 미래를 위협하는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박형준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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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국가 부도의 위기에 처하고,  스페인은 청년 실업률이 50%에 육박한다고도 하고,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같은 나라들이 PIIGS라고 묶여서 다같이 위기라고 하더니 작년에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까지. 도대체 유럽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사실 경제는 잘 모르기도 해서 그냥 뭐 경기가 안좋은가보다 생각했었는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냈던 조지프 스티글라츠가 마침 유로에 대한 책을 냈다고 해서 전에 “세계화와 그 불만”, “불평등의 대가”도 재미 있게 읽은 바가 있어서 사서 읽어봄


저자는 현재 유럽이 직면한 2008년 이후 장기 침체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유로화라고 단정 짓는데서부터 책을 시작한다. 유로는 유럽의 통합 과정에서 밟아야 할 다음 과제였으며, 유로를 통해 유럽의 결속이 강화되고 경제적 통합의 강화가 경제 성장의 촉진으로 이어져 그 결과로 평화로운  유럽이 확립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도입 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경제 이념과 정치적 연대의 결여로 인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고 이제는 실패할 운명에 처했다는 것이다.

유로는 여행과 유로존내 교역에서 주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경기 조정을 위해 각국 중앙 은행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이자율 조정과 환율 조정 권한을 제한하고, 낮은 부채와 재정적자에 집착하도록 하여 불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경제적 약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국가들에 대한 트로이카 (EU, 유럽 중앙은행, IMF)의 대응도 강하게 비판하는데 위기 국가들의 회복을 저해하는 것은 트로이카의 주장대로 위기 국가의 경직된 노동시장, 부패, 탈세와 게으른 낭비의 탓이 아니라 유로존의 구조적인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여러가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로이카가 지원을 빌미로 내세운 긴축 정책으로 인해 위기 국가의 경상수지는 다소 호전되었으나 그 과정에서 저소득층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고급 인력들의 유출이 심화되고 위기국가로 흘러간 구제 금융은 경제 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라 위기 국가에 돈을 빌려준 채권국가의 (주로 독일) 은행으로 흘러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유럽 공동체의 분열과 민주주의 결손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통렬히 비판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유로 도입을 주도한 정치인들의 경제적인 식견 부족과 함께 신자유주의에서 찾고 있는데 자본과 노동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여 인플레이션만 안정되게 유지하면 시장이 모든 이들을 위해 성장과 번영을 보증해 줄것이라는 믿음이다.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이러한 시장 만능주의라는 특정한 이념이 유로존 건설의 바탕이 되었으며 이 바탕위에 경제적 의사 결정권은 개별 국가의 국민이나 노동자가 아닌 테크노크라트라고 불리는 금융엘리트에게 이전되어 금융업자와 채권 소유자들의 이익과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제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전히 계몽주의의 발상지이자 피의 20세기를 넘어선 전지구적 공동 평화를 향하는 유럽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믿으며 이를 위해서는 유로는 목적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써 다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대안으로 전면적인 개혁, 원만한 이혼, 유연한 유로를 제시한다. 

유로존과 유로화의 문제는 각 국가들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복잡한 정치, 경제, 외교적 문제일테지만 그 근본에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와 금융권력이 기저에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고, 유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유럽에 대한 뉴스를 접할때 이 책 덕분에 조금은 다르게 뉴스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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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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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학자들 자서전을 몇권 읽었는데 그중에 최고라면 역시 올리버 색스의 “온더 무브” 가 아닐까. 모터사이클 애호가로써의 여정에 빗댄 그의 지적 여행기가 무척이나 재미있었고 동성애자로써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사랑 이야기도 감동적이었고, 무엇보다 무너진 사람들에 대한 애정으로 써내려간 인간에 대한 통찰은 아름답고,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게 해준 책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기억나는 책은 뇌 과학자 에릭켄델의 “기억의 시대” 인데 저자가 뇌과학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될 만큼 뇌 과학에서 많은 족적을 남겨 그의 일생을 돌이키며 뇌과학의 역사들을 함께 접하는게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리고는 좋아하는 과학자이자 작가인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도 재미있게 읽었고, 역시 뇌과학자인 마이클 가자니가의 “뇌, 인간의 지도”는 저자의 삶이 너무 평탄하고 성공적이어서 딱히 감흥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면 이사때문이었나 뭣때문에 돈이 필요했는데 마침 친척한테 거액의 유산을 받는다는 등 ㅋㅋㅋ)

  이 책 “랩걸”은 트위터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번역자분께서 강추하셨던 책이어서 위시리스트에 담아두었다가 잊고 있었는데 마침 얼마전에 유시민씨도 추천했다고 해서 위에 언급한 책들과 같은 내용을 기대하며 읽어봤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조금 실망스러웠다. 

  저자는 주로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 답게 식물의 성장 단계를 빗대어 본인의 과학적 여정을 이야기 하는데, 저자가 소개하는 식물의 성장 과정은  참 경이롭다. 씨앗이 뿌리를 내릴 단 한번의 기회를 기다리며 수년에서 수십년간 땅속에 묻혀 있다 발아하여 대기로 힘차게 새싹을 틔우고, 온갓 역경을 뚫고 자라나 물과 공기를 이용해 햇빛을 당으로 바꾸며 자라나고, 가뭄이나 겨울과 같은 혹독한 시기를 견디어 내어 곤충과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꽃을 피워내고, 다시 씨앗을 만들어 내며 수십년 수백년을 자라나는 식물의 삶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프리카 초원들의 동물들만큼이나 강인하고 역동적인 것 같다. 

  저자는 어릴적 대학 과학교수였던 아버지의 실험실을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이후 열심히 노력해서 석, 박사 과정을 통과하고 실험실 조교를 하다가 평생의 연구 동료- 완벽히 동등한 관계는 아니고 실험실 조수로 일하게 되는- 빌도 만나고 조지아 공대에 20대 중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정교수가 되어 과학자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저자와 동료들은 좁은 실험실에서 허구한 날 밤을 지새는 고단한 실험과 연구를 지속하고, 부족한 연구 자금때문에 차나 학교에서 지내기도 하고, 수천 키로미터를 운전해서 탐사 연구와 학회에 참석하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지만 과학적 탐구에 대한 열정과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진실의 순간, 그리고 빌의 도움으로 잘 버티어 나가고, 평생의 단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 

  책 전편에서 보여지는 식물의 입장이 되어서 바라보는 식물의 삶과 저자의 식물과 과학에 대한 애정과 열정, 평생의 연구 동료 빌과의 플라토닉한 관계,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성장하는 모습들이 마음에 와닿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몇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저자의 학생들에 대한 자세이다. 어린 나이에 교수를 시작해서 학생들과의 에피소드도 책에 많이 실려 있는데 학생들의 삶에는 대부분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는 글들이 많이 나와서 좀 불편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저자의 시련과 아픔에 대해서 공감하기가 좀 어려웠다. 저자는 어찌 되었건 20대 중반에 정교수가 되고, 학문적 성과를 인정 받아 어린 나이에 종신 교수 자리를 얻으며, 남자 친구는 파티에서 만나서 2주만에 동거를 하다 결혼을 하는데 마침 그 남자친구 또한 엄청난 과학자라 마음만 먹으면 어느 대학이든 교수가 될 수도 있어서 저자를 따라 직장을 옮겨 누가 봐도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데, 책에서는 힘들었던 삶에 대해서만 너무 많이 나온다. 그게 교수 초년기에 실적이 부족해서 연구 자금이 떨어질 걱정때문이기도 하고, 아니면 책에서 잠깐씩 언급되는 조울증 때문인것 같기도 한데. 누구나 각자만의 아픔과 불행이 있는 법이겠지만 그래도 저자가 왜 그런지에 대해서 잘 이해가 안됐고,  그런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주로 빌하고 사이에서 오가는 위악적이고 시니컬한 유머도 딱히 내 취향은 아니어서 이런 부분들이 읽으면서 괴로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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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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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나라에 여혐/남혐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계기는 김자연 성우 사건(?)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자들은 왕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완벽히 올바른 이 문구가 적힌 티셔츠 한장때문에 한창 시끄러웠고, 지지 논평을 한 정의당과 시사인은 탈당과 절독이 이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나도 정의당 당원이었는데 친한 후배가 이 사건때문에 정의당도 탈당하고 술먹으면서 말싸움도 심하게 했었던것 같다. 그 후배 말로는 그 티셔츠를 만든 메갈리아라는 사이트가 일베랑 똑같은 곳 아니냐 하는거였는데 그당시 나는 소극적으로 정의당과 김자연 성우를 옹호하기는 했지만 사실 혐오를 혐오로 맞받아 치는게 과연 최선일까? 아무리 미러링이라고 해도 인종차별적이고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은 괜찮을 걸까 하는 의문들이 많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 이후에 정의당을 탈당했는데 이 문제와는 무관하게 서울시당 위원장인가 뽑을때 하루에도 몇차례씩 오는 문자와 카톡, 전화가 너무 귀찮아서 탈당했다.) 그 이후로 페미니즘, 혐오 관련한 책들을 기회 되면 읽어보던 차에 트위터에서 팔로우도 하고 있던 홍성수 교수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위시리스트에 담아 두었다가 마침 이책을 사야 알라딘 굿즈를 받을수가 있어서 ㅋ 겸사 겸사 구매해서 읽어봄

이 책은 전반적으로 혐오표현이란 무엇이며 왜 규제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규제가 가능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일단 혐오 표현이란 무조건  특정한 개인, 집단을 폄하한다고 해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발화자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에서 혐오 발언을 했는지, 사회 문화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현실적인 차별과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하며 그래서 일반적으로 남혐, (백인 중심 사회에서) 백인 혐오등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혐오 표현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표현의 자유인데 그렇다면 혐오 표현 규제와 표현의 자유는 양립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타인과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발언은 표현의 자유로부터 보호받을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혐오표현을 규제해야 하는 이유는 혐오표연이 조금씩 용인되고 사회에 만연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증오 범죄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발언 자체가 소수자들의 정신과 신체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가할 뿐 아니라 공동체에서 반드시 필요한 포용의 공공선과 정의의 기초에 관한 상호 확신의 공공선을 파괴하기 때문에 반드시 규제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규제할까?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혐오 표현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하는데 혐오 표현 자체를 형사 처벌하는 나라도 있고 단순한 혐오를 넘어 행동을 선동하는 발언에 대해서만 처벌하는 나라도 있고, 미국 처럼 강력한 표현의 자유를 위해 표현 자체로는 처벌하지 않는 나라도 있는데 강력한 법적 처벌의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악용될 소지가 크고, 불법이 아닌 순간 역설적으로 발언이 허용될 수도 있는 등의 단점이 있으니 형법에 입각한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 차별 금지법의 도입과 함께 공공 시민 사회에서의 혐오 표현에 맞서는 더 많은 표현들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책을 읽고 나면 혐오 발언에 대해 그동안 불편하고 궁금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정리가 되어 좋았고, 앞으로 어떤게 혐오 발언이고 왜 하면 안되는지에 대해 생각할 기준이 생긴것 같은데 그렇다면 도대체 왜 그런 혐오가 만연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책을 통해 더 읽어 보고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세계적인 인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경우에도 최근 난민들의 유입으로 혐오문제가 사회문제화 되는 상황에서 혐오의 만연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뿌리 깊은 좌파 혐오(빨갱이)와 호남 차별, 유교적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여혐, 수구 보수 개독 기독교가 중심이 된 성 소수자 혐오, 백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인종과 종교에 대한 혐오 (조선족, 동남아 이주민, 무슬림, 흑인...), 장애인 혐오등이 존재하는데 거기에 인권 교육은 미흡하고, 시민 연대의 경험은 거의 없고 이러한 혐오와 분열을 없애는데 앞장서야할 정치인들은 오히려 이러한 혐오를 부추키고 있는데,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증폭되는 인터넷 공간은 너무 많으니 참 갈길이 멀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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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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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 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 (SDSN)이라는 곳에서 매년 전세계 156개국을 상대로 국민 행복도를 조사해서 발표하는데 올해는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랜드가 1~4위였고, 그 뒤를 이어 스위스,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와 스웨덴이고 우리나라는 57위라고 한다. 기억하기로는 항상 스칸디나비아 3국과 북유럽이 초 상위권이었던 것 같다.
  1. 예전에 TV 교양 프로중 덴마크에 유학 또는 이민 중인 한국 사람들에게 덴마크 사회에 대해 질문하는 내용 일부가 캡쳐되어서 돌아다니는 걸 봤는데 거기 나온 사람들에게 덴마크 생활의 단점을 물어보니 대부분  덴마크 사회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느긋하고 경쟁이 약해서 불만이라고 이야기 하더라.  그 게시물의 댓글이 전부 ‘뭐하러 덴마크에 있냐’, ‘그럼 한국 돌아 오든가’ 뭐 이런 악플들 ㅋ 일색이었고, 사실 나도 그 인터뷰를 보고 "노예가 노예로서의 삶에 익숙해지면 자신의 다리를 묶고 있는 쇠사슬을 자랑한다" 는 문구가 떠올랐다. 
  1. 마크 생활에 대한 블로그 글을 봤는데 덴마크는 무지막지한 세금을 내지만 정작 상속세는 없다보니 극빈층은 없지만 정작 부자는 대물림을 하고, 중산층은 부자가 될 기회가 전혀 없다고도 하고, 핀란드의 세금제도와 의료제도등에 대한 속터지는 글을 읽다 보면 흠... 상상만하던 북유럽의 삶과 실제 삶은 거리가 있구나 싶었다. 
  1. 트위터에 "오세요 핀란드”라는 계정이 있는데 핀란드에 사는 우리나라 교민인지 학생인지가 쓰는 핀란드 생활인데 흔히들 생각하는 북유럽의 휘게스러운 삶이 아니라 핀란드의 삶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운지 가슴 절절하게 쓰여져 있어 읽다 보면 너무 불쌍할 지경이다.  크흡.. ㅠㅠ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부터 너무나 쓸쓸해서 세계에서 우울증 약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실제 북유럽 사회의 본 모습은 아마 그 중간 어디쯤일텐데, 이 책은 바로 그걸 궁금해한 덴마크 부인을 둔 덕분에 덴마크에서 사는 영국인 저널리스트가 스칸디나비아 3국과 핀란드와 아이슬란드를 더해 북유럽 5개국을 다니며 국민행복도 1위 국가들의 실제 모습들을 조사한 책이다. 

진지한 민족지학적 방법이나 사회과학적 방법을 따르지 않고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한 사회의 문화를 분석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영국의 문화를 대상으로 한 “영국인 발견”이 떠오르는 책인데, 그 책 처럼 영국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내용때문에 무척이나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시종 본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영국의 문화를 자조적으로 그려낸 “영국인 발견”과는 다르게 여기서는 거기에 덧붙여 북유럽의 생소한 역사와 함께 문화를 다룬 다양한 저서들을 소개하고, 북유럽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인터뷰 하며 좀더 객관적인 내용이 덧붙여져 더 좋았던 것 같다. 

책 순서대로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전혀 몰랐던 - 생각해 보면 세계사를 다룬 책에서 북유럽의 역사는 거의 못본듯 - 각 국의 역사와 각 나라만의 독특하고 웃기기도 한 풍습과 문화들, 그리고 국민성에 대한 글들이 참 재미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북유럽은 책 제목처럼 거의 완벽한 나라들일 것 같지만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그들의 사회와 문화는 안정적인 만큼이나 배타적이고 따분하기도 하고, 많은 부분에서 분명한 약점과 기벽도 있어 사람 사는 곳이 다 어디든 비슷한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과연 나는 그 곳에서 그 엄청난 세금과 비싼 물가, 느리고 불친절한 서비스를 감내하며 검소한 자세로 행복하게 살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근데 나라면 안빈낙도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ㅎㅎ)

 책에서 신랄하게 놀려대는 이상한 기벽과 약점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국가들은 많은 부분 긍정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무상으로 제공되는 훌륭한 교육제도, 높은 상호 신뢰, 사회적 결속, 높은 세금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평등과 남녀 평등, 검소한 삶의 자세, 합리주의, 겸손과 균형이 잡힌 정치체계, 그리고 자기 삶에 대한 자율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장점들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를 만든 원동력이겠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금까지와 같은 모범적인 사회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몇가지 우려스러운 징후들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북유럽 국가들을 향한 찬사중의 하나가 평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는 평인데 이말은 달리 해석하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능력에 대한 보상이 적은 나라라는 뜻일게다. 결국 이러한 능력있는 인재들이 능력에 대한 보상을 위해 실리콘 밸리를 위시한 외국으로 떠나면서 경제의 활기가 떨어지고 있는데 거기에 겹쳐 기존 인구는 고령화 되고, 구글, 애플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전세계의 수익을 쓸어 담는 시대에 과연 북유럽 국가들은 경제의 활기를 살려내고 완벽한 복지제도를 위한 재정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또한 트럼프와 브렉시트의 시대, 인권 선진국이라 불리운 유로존의 국가들에서도 난민의 유입과 이민에 반대하는 극우 파퓰리스트 정당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정도는 덜하지만 이민에 반대하는 극우 정당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성이 부족한 기존 국민들과 외부 이민자들은 문제 없이 잘 융합될 수 있을 것인가?

북유럽 하면 그야 말로 완벽한 국가인줄 알았는데 사실 그곳도 우리와 비슷한 약점과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고, 외부에서 보는 완벽한 이미지 만큼이나 다양한 문제들을 지닌 나라라는 사실을 저자의 경험담을 낄낄 대며 따라 가다 보면 함께 경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 곳에서 살고 싶은 매력적이고도, 부러운 나라들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더 나은 삶과 제도에 대해 세계의 모범이자 거울이 되어 왔던 북유럽이 신자유주의의 시대, 양극화가 갈수록 거세지고 극우 정당이 득세하는 시기에 또다른 해법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야 겠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책에서 묘사한 독특한 북유럽 사람들을 만나러 여행을 한번 떠나보고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여행을 다녀온 아이슬랜드 챕터를 유난히 관심있게 읽었는데 아이슬란드 가면서 본 론리플래닛의 내용과 이 책의 내용이 좀 달라서 좀 웃겼음. ㅋ 예를 들면 론리플래닛에서는 아이슬란드의 시조가 용감한 노르웨이 바이킹이라고 했는데 이 책은 보다 실감나게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범죄자들과 그들이 데려온 성노예가 세운 나라이며, Thingveir 국립공원에 있는 세계 최초의 의회라고 알려진 Althing - 아이슬란드의 정신을 상징한다는 - 은 근친상간을 처벌하기 위해 수백명의 참수가 이루어진 곳이라니 ㅋㅋㅋ. 여행 전에 봤음 더 좋았을텐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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넨도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사토 오오키 지음, 정영희 옮김 / 컴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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넨도의 문제해결연구소
사토 오오키
일본의 넨도라는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난 이번에 첨 들어봤다)의 대표가 알려주는 넨도의 디자인 원칙에 대한 책.
일본 책 특유의 요점만 간략하게 적은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는데 거칠게 내용을 요약하자면

-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용자를 관찰하고 그 입장이 되어 목표를 설정하고
- 아이디어는 기존의 것을 잘 배합하고 뒤집어 생각하고 이면까지 고려하여 차별화된 디자인을 만들어 내되
- 인식의 4가지 층위 - data, trend, culture, human 을 고려하고 (Start with why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 브랜드의 광기가 드러날 정도의 집중이 필요할때도 있고
- 너무 새롭기만 해서는 안되고 안심과 불안의 경계에 있는 아이디어 - MAYA (Most Advanced Yet Acceptable 이 떠오르는) - 가 사랑받으며
- 이를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 이런 아이디어는 천재가 게시를 받아 내는 것이 아니라 (더 창의적인 사람은 존재 하겠지만) 평소에 훈련하고 많이 만들어서 필요할때 쑥쑥 나오도록 해야 한다
정도일듯 싶다.

꼭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창의력이 필요하지 않은 직업이란 없으니 어떻게 문제를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지에 대해 읽어두면 좋은 것 같다.
이런 창의력 관련한 대부분의 책에서 빠지지 않고 이야기하는게 일단 많이 만들고 써보라는 건데 그래서 나도 졸문이나마 틈틈히 페북이든 블로그든 올해는 자주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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