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로벌 직장 일기
최수향 지음 / 경계(도서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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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스라엘이 UN 보고 하마스라고 막말을 퍼붇는걸 보면 국제기구의 위상이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아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교육, 예술, 문화 등 다양한 일을 하는 국제기구는 뭔가 대단한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대표적인 국제기구라 할만한 유네스코에서 한국인 최초의 국장자리에 오른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직장으로써의 국제기구의 모습을 대신 체험해 볼 수 있어 재미있었고, 큰 성취를 거두고 내려와 또다른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삶의 자세와 조언 또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저자가 책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평생의 반려견 디디의 사진 한장 정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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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의 탄생 - 해시계부터 원자시계까지 시간 측정의 역사
채드 오젤 지음, 김동규 옮김, 김범준 감수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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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인류는 어떻게 시간을 측정해 왔는지 이야기하는 전반부는 흥미로운 과학사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현대로 넘어오며 핵물리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등의 현대 물리학 이야기가 나오며 급격히 난이도가 올라간다 ㅠㅠ 대중적인 과학서적이라고 하기에는 장벽이 높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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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과학 - 혐오 범죄를 일으키는 인간 행동의 어두운 비밀
매슈 윌리엄스 지음, 노태복 옮김 / 반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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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과 소수자를 타자화하고 비인간화 하여 배척하고 공격하고 심지어 절멸에 이르게 하는 혐오는 어떻게 발생하고 전파되고 확산되는가 그리고 개인과 사회는 어떻게 이를 방지할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해 실제 발생한 끔찍한 혐오범죄들과 다양한 심리실험, 최신 뇌과학을 이용하여 흥미진진하게 알려줌. 영국저자이다보니 예시로든 혐오범죄들이 주로 인종과 성소수자에 대한 범죄인데 피해자를 여성으로 바꾸면 우리나라의 실상이 거울처럼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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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 공동 통화가 어떻게 유럽의 미래를 위협하는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박형준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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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국가 부도의 위기에 처하고,  스페인은 청년 실업률이 50%에 육박한다고도 하고,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같은 나라들이 PIIGS라고 묶여서 다같이 위기라고 하더니 작년에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까지. 도대체 유럽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사실 경제는 잘 모르기도 해서 그냥 뭐 경기가 안좋은가보다 생각했었는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냈던 조지프 스티글라츠가 마침 유로에 대한 책을 냈다고 해서 전에 “세계화와 그 불만”, “불평등의 대가”도 재미 있게 읽은 바가 있어서 사서 읽어봄


저자는 현재 유럽이 직면한 2008년 이후 장기 침체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유로화라고 단정 짓는데서부터 책을 시작한다. 유로는 유럽의 통합 과정에서 밟아야 할 다음 과제였으며, 유로를 통해 유럽의 결속이 강화되고 경제적 통합의 강화가 경제 성장의 촉진으로 이어져 그 결과로 평화로운  유럽이 확립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도입 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경제 이념과 정치적 연대의 결여로 인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고 이제는 실패할 운명에 처했다는 것이다.

유로는 여행과 유로존내 교역에서 주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경기 조정을 위해 각국 중앙 은행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이자율 조정과 환율 조정 권한을 제한하고, 낮은 부채와 재정적자에 집착하도록 하여 불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경제적 약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국가들에 대한 트로이카 (EU, 유럽 중앙은행, IMF)의 대응도 강하게 비판하는데 위기 국가들의 회복을 저해하는 것은 트로이카의 주장대로 위기 국가의 경직된 노동시장, 부패, 탈세와 게으른 낭비의 탓이 아니라 유로존의 구조적인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여러가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로이카가 지원을 빌미로 내세운 긴축 정책으로 인해 위기 국가의 경상수지는 다소 호전되었으나 그 과정에서 저소득층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고급 인력들의 유출이 심화되고 위기국가로 흘러간 구제 금융은 경제 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라 위기 국가에 돈을 빌려준 채권국가의 (주로 독일) 은행으로 흘러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유럽 공동체의 분열과 민주주의 결손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통렬히 비판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유로 도입을 주도한 정치인들의 경제적인 식견 부족과 함께 신자유주의에서 찾고 있는데 자본과 노동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여 인플레이션만 안정되게 유지하면 시장이 모든 이들을 위해 성장과 번영을 보증해 줄것이라는 믿음이다.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이러한 시장 만능주의라는 특정한 이념이 유로존 건설의 바탕이 되었으며 이 바탕위에 경제적 의사 결정권은 개별 국가의 국민이나 노동자가 아닌 테크노크라트라고 불리는 금융엘리트에게 이전되어 금융업자와 채권 소유자들의 이익과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제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전히 계몽주의의 발상지이자 피의 20세기를 넘어선 전지구적 공동 평화를 향하는 유럽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믿으며 이를 위해서는 유로는 목적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써 다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대안으로 전면적인 개혁, 원만한 이혼, 유연한 유로를 제시한다. 

유로존과 유로화의 문제는 각 국가들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복잡한 정치, 경제, 외교적 문제일테지만 그 근본에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와 금융권력이 기저에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고, 유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유럽에 대한 뉴스를 접할때 이 책 덕분에 조금은 다르게 뉴스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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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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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학자들 자서전을 몇권 읽었는데 그중에 최고라면 역시 올리버 색스의 “온더 무브” 가 아닐까. 모터사이클 애호가로써의 여정에 빗댄 그의 지적 여행기가 무척이나 재미있었고 동성애자로써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사랑 이야기도 감동적이었고, 무엇보다 무너진 사람들에 대한 애정으로 써내려간 인간에 대한 통찰은 아름답고,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게 해준 책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기억나는 책은 뇌 과학자 에릭켄델의 “기억의 시대” 인데 저자가 뇌과학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될 만큼 뇌 과학에서 많은 족적을 남겨 그의 일생을 돌이키며 뇌과학의 역사들을 함께 접하는게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리고는 좋아하는 과학자이자 작가인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도 재미있게 읽었고, 역시 뇌과학자인 마이클 가자니가의 “뇌, 인간의 지도”는 저자의 삶이 너무 평탄하고 성공적이어서 딱히 감흥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면 이사때문이었나 뭣때문에 돈이 필요했는데 마침 친척한테 거액의 유산을 받는다는 등 ㅋㅋㅋ)

  이 책 “랩걸”은 트위터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번역자분께서 강추하셨던 책이어서 위시리스트에 담아두었다가 잊고 있었는데 마침 얼마전에 유시민씨도 추천했다고 해서 위에 언급한 책들과 같은 내용을 기대하며 읽어봤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조금 실망스러웠다. 

  저자는 주로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 답게 식물의 성장 단계를 빗대어 본인의 과학적 여정을 이야기 하는데, 저자가 소개하는 식물의 성장 과정은  참 경이롭다. 씨앗이 뿌리를 내릴 단 한번의 기회를 기다리며 수년에서 수십년간 땅속에 묻혀 있다 발아하여 대기로 힘차게 새싹을 틔우고, 온갓 역경을 뚫고 자라나 물과 공기를 이용해 햇빛을 당으로 바꾸며 자라나고, 가뭄이나 겨울과 같은 혹독한 시기를 견디어 내어 곤충과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꽃을 피워내고, 다시 씨앗을 만들어 내며 수십년 수백년을 자라나는 식물의 삶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프리카 초원들의 동물들만큼이나 강인하고 역동적인 것 같다. 

  저자는 어릴적 대학 과학교수였던 아버지의 실험실을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이후 열심히 노력해서 석, 박사 과정을 통과하고 실험실 조교를 하다가 평생의 연구 동료- 완벽히 동등한 관계는 아니고 실험실 조수로 일하게 되는- 빌도 만나고 조지아 공대에 20대 중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정교수가 되어 과학자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저자와 동료들은 좁은 실험실에서 허구한 날 밤을 지새는 고단한 실험과 연구를 지속하고, 부족한 연구 자금때문에 차나 학교에서 지내기도 하고, 수천 키로미터를 운전해서 탐사 연구와 학회에 참석하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지만 과학적 탐구에 대한 열정과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진실의 순간, 그리고 빌의 도움으로 잘 버티어 나가고, 평생의 단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 

  책 전편에서 보여지는 식물의 입장이 되어서 바라보는 식물의 삶과 저자의 식물과 과학에 대한 애정과 열정, 평생의 연구 동료 빌과의 플라토닉한 관계,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성장하는 모습들이 마음에 와닿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몇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저자의 학생들에 대한 자세이다. 어린 나이에 교수를 시작해서 학생들과의 에피소드도 책에 많이 실려 있는데 학생들의 삶에는 대부분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는 글들이 많이 나와서 좀 불편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저자의 시련과 아픔에 대해서 공감하기가 좀 어려웠다. 저자는 어찌 되었건 20대 중반에 정교수가 되고, 학문적 성과를 인정 받아 어린 나이에 종신 교수 자리를 얻으며, 남자 친구는 파티에서 만나서 2주만에 동거를 하다 결혼을 하는데 마침 그 남자친구 또한 엄청난 과학자라 마음만 먹으면 어느 대학이든 교수가 될 수도 있어서 저자를 따라 직장을 옮겨 누가 봐도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데, 책에서는 힘들었던 삶에 대해서만 너무 많이 나온다. 그게 교수 초년기에 실적이 부족해서 연구 자금이 떨어질 걱정때문이기도 하고, 아니면 책에서 잠깐씩 언급되는 조울증 때문인것 같기도 한데. 누구나 각자만의 아픔과 불행이 있는 법이겠지만 그래도 저자가 왜 그런지에 대해서 잘 이해가 안됐고,  그런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주로 빌하고 사이에서 오가는 위악적이고 시니컬한 유머도 딱히 내 취향은 아니어서 이런 부분들이 읽으면서 괴로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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